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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섣부른 조언은 위로가 아니라 독

아무말_최종병기 2023.12.28 작성
나와 다른 타인의 성향을 모르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기 전에는 온전히 공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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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안녕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어제 한 남자 배우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문득 최진실이라는 배우가 떠올랐습니다.
90년대 이후 출생하신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80년대 초반 이전 분들이라면 잘 아실 분이지요. ^^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여배우였는데 지금의 배우로 치자면... 요즘은 다양한 채널에서 콘텐트가 있고 다원화된 사회라 도미넌트한 배우가 없어 사실 잘 가늠이 안 되기는 합니다. 90년대 초중반에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함께 거의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습니다.



주로 TV 드라마와 CF 모델로 활동했기에 장르는 다르지만 가요계로 따지자면
한 5~년 이상 지속했다는 가정 하에 '좋은 날' 시절의 아이유 정도라면 비교가 될까요?

위 이미지 보니 하나회 숙청, 금융 실명제 도입으로 한참 인기가 좋았던 시절의 고 김영삼 前 대통령도 보이고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94년 히로시마 아시안 게임의 마라톤 영웅이었던 황영조 선수가 리스트에 있는 걸 보니 92~4년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마지막 승부, 슬램덩크로 농구 인기가 대단했는데 덕분에 허재, 손지창과 장동건 등 90년대 중반의 추억의 스타들이 많이 보이네요. ㅎ

귀여운 외모와 일정 이상의 연기력으로 그녀가 출연했던 드라마의 시청률이나 90년대 영화 출연작의 흥행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당시에 범국민적인 인기를 끌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남부군〉 (1990, 당해 흥행 2위, 1위 장군의 아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1991, 당해 흥행 2위, 1위 장군의 아들2)
〈미스터 맘마〉(1992, 당해 흥행 2위)
〈마누라 죽이기〉(1994, 당해 흥행 3위)
〈고스트 맘마〉(1996, 당해 흥행 3위)
〈편지〉(1997, 당해 흥행 1위)
〈단적비연수〉(2000, 당해 흥행 4위)

"제가 연예계 생활 하면서 인기있는 사람 많이 지켜봤는데
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은 인기의 두께도 최진실씨가 최고였고
그렇게 해서 얻은 인기를 그렇게 오래 끌고간 사람도 최진실씨가 최고였다. 전 그렇게 생각해요." - 박중훈


그런 큰 사랑을 받았지만 2008년 10월에 안타까운 선택을 했고 올해로 15주기군요. 지금 찾아보니 68년생으로 만 40세라는 창창한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군요.

최진실이라는 배우는 어려운 가정 환경에 아버지도 없이 남동생 하나를 바지런히 케어하면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힘들게 단역부터 일을 하면서 지금보다 훨씬 더 비합리적이고 지저분했을 연예계에서 혼자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고고한 여배우의 이미지, 귀여운 외모와 맞지 않는)'똑순이'라는 별명이 있었을 정도로 생활력도 강하고 매우 알뜰해서 (지금은 사라진) 저축상도 여러 번 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인물이 안타까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을 보며,

'가족을 생각하며 조금 더 참았어야.' ,
'그 정도로 왜 그랬을까? 나약하게.'
'다른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라고 별 생각 없이 툭툭 던질 수는 있겠지만 불특정 다수의 그런 시선들이 그녀를 그리고 사후의 유족들을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요.
안타까운 마음은 이해하지만 '좀 더 참아보지.'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 중 그 누가 그녀보다 진지한 삶의 태도로 열정적이고 치열하게 살아왔다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

다시 서두로 돌아가서 공감에 대한 말.

『 공감이라는 말은 참 우습게도 얇디얇다.
사람 살아가는 것이 종히 한장 같아서
절대 이해할 수 없으리라 자부했던 이야기가
부메랑이 되어 내게 돌아오기도 하고
내가 평소 혐오한다 생각했던 모습이
어느 날 거울 속에 담겨 있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언젠가는 공감할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어제의 상대가 오늘의 내가 되기도 하므로. 』 

- 강송희

힘든 사람 곁에서 공감한다고 위로하지만 그저 그 사람의 감정을 미루어 짐작하면서 공감한다고 믿는 것일 뿐(어쩌면 공감하는 '척'일 수도) 그 사람의 입장이 되지 않으면 진정으로 공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지도.

'나 같으면' 이나 '왜 그랬을까?' 라는 말보다는 그냥 '그렇게나 힘들었나보다.' 정도의 추모 밖에는 할 수 없겠다 생각되네요.

저도 대학 졸업하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오래지 않아 공채 입사한 이후 거의 쉬는 기간 없이 일을 하면서 거의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본 게시판에서 이직과 취업을 고민하는 여러분들의 절실한 글들을 보며 공감하며 작으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 있지만
개인의 상황과 환경과 처지를 경험하지 못하였으니 그 절박한 마음도 그저 짐작하고 상상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제가 여러분들의 심정을 어찌 다 이해할 수 있을까요? 
(물론 아무런 정보 없이 '어떻게 할까요?' 라고 하는 너무 미숙하고 투박한 질문도 종종 있어 역시 경험이 부족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긴 했습니다만. ^^)

타인을 공감한다는 것이 불완전하니 섣부르게 무책임한 조언을 하는 것도 조심해야겠고,
타인에게 기대고 의지하기 보다는 나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앞으로 나가야 하는 것은 결국 나의 온전한 몫이라는 것을 명심하시며 힘내시기 바랍니다.

올 한해도 이렇게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올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에는 더 행복한 일들이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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