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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잘 안되는 대표, 저에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만 시키고 채움공제도 안해 줍니다.

순한맛닭강정 2022.03.13 작성
안녕하세요? 사실 꼭 어떤 반응을 바라거나, 댓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보다는 넋두리 차원에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96년생입니다. 아직은 나이가 어리다고 해야할지, 20대 후반에 접어들었으니 마냥 젊은 나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부모님께 신세지는 것도 싫고, 작은 회사라 해도 백수 신세로 지내는 것보다 낫겠다는 마음에서 구직 활동을 꾸준히 했습니다.
집 형편이 그렇게 좋은건 아니라서 집에서 취준 이유로 계속 지내는 것도 마음이 무거웠고요...
예전부터 디자인을 전공하는 걸 꿈꿔왔고,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학교에 진학해 처음에는 정말 재미있게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디자인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작업하는 과정은 늘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너무 자질구레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 딱 결론만 말하자면, 졸업전시도 성공적으로 마쳤고 포트폴리오 역시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아
처음에는 방황을 했더라도 차례차례 이런 저런 회사에 용기를 얻고 지원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의 추천도 받고 누구나 아는 이름을 지닌 회사에 지원도 해보았습니다.

근데 결과가 썩 잘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면접을 가더라도 항상 저보다 대단한 분들이 계시고, 괜히 위축되는 것도 있지만 저만의 강점을 내세우더라도
학교를 다니는 시절 이런저런 우여곡절로 학업에 집중을 잘... 하지 못했던 게 있는데, 
아무래도 요즘처럼 이런 저런 인턴 경력을 쌓고, 다양한 활동을 해본 친구들에 비해서는
저는 너무 부족했던 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괜히 눈을 높여서 제 깜냥도 안되는 회사보다는, 작은 회사라 하더라도 내실이 있어보이는 회사부터 시작해보자고 마음을 먹었고,
집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면접을 본 뒤 1주일 후 바로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 자체는 홈페이지가 조금은 어설프기는 해도, 국내 대기업의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UX 컨설팅을 수행하는 기업이었습니다.
특히 흔히 알려져있는 모바일 인터페이스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어느 한 분야에 특화되어 있어서 이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요...
면접을 갔을 때도 회사는 괜찮아 보였습니다. 인원이 좀 적기는 하지만(13명입니다) 그래도 일하는 내용과 바탕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 규모가 작더라도 차례차례 포트폴리오를 쌓아나간다면 오히려 작은 에이전시가 성장의 기회가 보장된다 생각해서 다니게 됐습니다.

연봉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연봉이 2500입니다. 저는 이게 단순하게 생각해서 208만원이니 1달에 이 정도면, 그냥 입에 풀칠은 하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정작 세후로 계산해보니 189만원, 알바를 해서 최저시급과 주휴수당을 합한 것과 별반 차이가 안나더라고요. 
심지어 강남의 높은 물가, 그리고 강남에서 자취를 할 수는 없기에 지하철 30분 거리의 고시원을 얻어 매번 통근을 하는데 정작 수중에 남는게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못해도 월급의 50%는 꼬박꼬박 저축을 해서 지금까지는 1000 정도를 모았습니다. 이것마저 안하면 정말 다니는 의미가 없었을 겁니다.

물론 받는 돈이 적어도 배움이 크고, 차례차례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다면 다음 직장으로 점프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가졌을 것 같습니다.
첫날에는 그러려니 해도, 2달, 3달이 지나가더라도 특별한 프로젝트를 맡기보다는... 단순히 본사에서 주는 PP 설계서를 수정하는 업무밖에 없더라구요.
설계서 수정은 내 것이 아니니까, 포트폴리오에도 담을 수 없습니다.
그 외에는 시나리오 인터뷰를 위해 사용자를 모집하는 부분이 있었고, 이런 저런 화면을 만들어보지만 정작 일을 가르쳐줄 선배가 마땅하지 않아 
(저 외에도 주변 분들이 다 신입입니다.) 
보기에는 그럴 싸해도 어딘가 나사빠진 화면만 만드는 제 모습만 보였습니다. 
하긴 생각해보니 들어올 때에도 저에게 일을 가르쳐준 분은 저보다 2-3달 먼저 들어오신 분이었습니다.
사수가 마땅히 없었고, 인수인계도 특별히 없었습니다. 작은 회사라면 으레 이렇다고 하니 여기까지 그렇다고 치더라도,
제가 속한 부서는 팀장님 외에는 전부 신입인 게 조금 마음에 걸렸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최근에는 대표님과 직접 이야기를 한 뒤 하나의 일을 맡게 되었는데, 
직접 철강 파이프를 구입해서 하나하나 조립을 하고, 드릴을 이용해서 체결을 해서 천막을 설치한 뒤 내부에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 뭐... 다양한 것들을 투사하는 그런 일입니다.

목적을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대표님이 말씀하신건 반드시 '그림자가 지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고가의 빔 프로젝터가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부분인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죠. 공간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회사 내부에 설치하는 것이니까요.
빛이 뒤에 있고, 사물이 앞에 있다면 당연히 그림자가 지지 않나요?
대표님께 '단초점 프로젝터가 없다면 불가능하다'라고 피력해봤지만 더 이상의 투자는 불가능해서 가정용 빔 프로젝터만으로 모든걸 해결해달라고 요청을 하시더라고요.
정작 대표님은 코로나를 이유로 출근도 현장으로 안하시고, 매번 전화로만 이 상황을 알려야합니다. 
현장을 직접 보면 불가능한게 보임에도 매번 이해를 못하겠다는 투로 말씀을 하시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신입이다보니 뭐 어떤 일을 그르칠까 매번 노심초사인데, 이렇게 부담스러운 일을 매번 해야되나 싶어요. 
대기업 본사 측에서도 나중에 직접 보러 온다 하시는데, 그런 정도의 규모를 왜 신입 혼자서 모든걸 해결해야되나 좀 의아합니다...
조언을 구할 곳도 없고요...
철강 파이프를 조립하는 것도 이런저런 공구를 만지다보니 참 부담스러웠습니다... 물품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팀원들도 왜 이 프로젝트를 해야되나 의심을 하는 상황입니다. 
꼭 디자인이 아니더라도 예전에 이런 저런 공장에서 일을 해보았고 잡무는 자신이 있습니다만,
애초에 불가능하거나 무리가 따르는 일을 '혼자서 하는게 맞는지', 
그리고 대표는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도 없이 자신의 고집만 피우는 모습이 좀 스트레스를 받게 합니다.

이 이외에도 중소기업을 다니면 누구나 '내일채움공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실텐데, 신입 동기들끼리 대표님께 가입을 원한다고 말씀을 드려보았지만
'알겠다'라고만 말씀을 하시고 분명 서류를 제출하셨다고 했지만, 보완이 필요한 서류가 있음에도 모르쇠로 일관하시는... 아니 까먹었다고는 말은 하지만 
사업 계약을 따오는 데에만 관심이 있고 정작 사원이 필요로 하는 제도에 대해서 발빠르게 대처를 못하시는 모습이 너무 어설프고 좀 실망스러운 게 많이 보입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지 이제 2달 차인데, 하루라도 빨리 가입을 하고싶은 사원들에 비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습니다. 이번 달 안에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면접을 볼 때도 원래는 대표님과 팀장님이 함께 면접을 보는 형태인데, 면접에 참석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실수로 문자를 못보고 '안 오는 줄 알았다'며 대표님은 면접장에 부재하셨던 것부터 좀 쎄함을 느꼈어야 했나요....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자율출퇴근제에, 9-6시 퇴근이 보장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퇴근 후에는 계속 자기개발을 하면서 이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디자인에 썩 재능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특히 이 회사에서는 포트폴리오를 쌓을 건이 없어서 이게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직을 하더라도 내세울 포트폴리오가 없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원래는 미대를 가지 않았다면 평범한 문과 계열을 생각했는데, 원래 제 형편대로 괜히 객기 부리지말고 문과 전공을 하는게 맞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요즘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차례차례,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하나하나 공부하는 보람은 있어서 용기갖고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시험의 문을 뚫는다면 일이 결코 쉬운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앞길에 대해서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만으로 당장 퇴사를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혹시나 대표님의 고집이 계속되거나 저에게 감당안되는 일이 종용되면 더 다니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발전 가능성이 크게 보이지도 않고요... 
직원 분들은 성격도 밝고 괜찮은데 제가 뭔가 지금 똥을 치우는 느낌입니다.

글이 좀 두서 없었지요. 그냥 신세 한탄이었습니다... 긴 글임에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1. 최저시급과 별반 차이 없을 정도로 급여가 너무 적음... 식비 포함한게 189만원.
2. 연봉이 적다 하더라도 배움이 많으면 괜찮으나, 이런 저런 잡무와 설계서 보완, 그리고 목적을 알 수 없는 공사판 현장 일을 하고 있음...
3. 어느 정도 기획을 하여 보완책을 전달하더라도 이해하려는 시도 없이 자신의 고집만 피우는 대표
여기에 더해서 애초에 물리적으로, 그러니까 과학적으로 말도 안되는 일을 자꾸 주문함.
4. 장비 지원이 없음.
5. 1~4. 를 종합하자면 차라리 간단한 알바를 본가에서 하는게... 낫다 싶을 정도로 돈 모으는 게 좀 서러움. 
6. 동기들하고 굳이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학교 다닌게 아까움... 



댓글 3
  • 시오익스티앤씨_8FIUn 2022.03.16 작성
    1. 급여- 그정도면 대기업&탄탄한 중소기업을 제외한 일반 벤처회사 신입 기준 시작되는 급여입니다.
    2. 근무시간보장 - 디자인쪽으로 근무시간 보장되는곳은 잘 없습니다. 퇴근후, 자기개발 하시는 모습에 잘 하고 계시다고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디자인에도 분야가 많아서 구체적인 말씀은 드리기 어렵지만, 퇴근 후 또는 주말 알바 병행을 통한 실력 향상과 포트폴리오 업데이트를 추천드립니다.
    3. 대표 - 안타깝게도 다른 회사를 가셔도 또다른 말도안되는 특징을 갖고 있는 대표는 또 만나시게 됩니다.
    4. 공무원준비 - ? 이건 개연성이 전혀 없어서 드릴 의견이 없네요.

    종합: 자기개발과 투잡(업무관련 아르바이트)을 하시면서 1년정도 버티세요.
    그리고 1년의 경력과 자기개발을 기반으로 이직을 시도하시면 좀더 좋은 조건의 회사에 취업 가능합니다.

    참고로 저는 뽑을 사람이 없어서 항상 고민중인 인사 담당자 입니다.
    회사라는 사회는 완벽하지 않다보니 여러가지 부당한 부분, 합지적이지 못한 분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한 환경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 가고 보람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부분들이 반드시 있으며, 있는 곳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도망/포기 등은 뒤로하시고 반드시 잘 풀려나갈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자기개발/아르바이트 등으로 실력을 쌓고 이직을 준비하세요. 잘 되실겁니다.


    순한맛닭강정 2022.03.17 작성
    감사합니다. 제가 좀 치기어린 생각도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매사에 불평불만을 하기보다는 주어진 현실에서 잘 적응해나가는 인재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dwkdjE1DWsdws 2022.03.14 작성
    음 진짜 경력만 쌓고 나간다는 생각으로 일하세요ㅠㅠ.. 오래 버텨도 별로 도움 안될 것 같네요
님에게 답글 다는 중
님에게 대댓글 다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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