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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스토리

모임도 안 가고 강연도 안 듣는 직장인은 정말 뒤쳐진 걸까?

모임도 안 가고 강연도 안 듣는 직장인은 

정말 뒤쳐진 걸까?

전문가 전성시대 속 전문가의 허상


  

 

요즘은 전문가 전성시대입니다. 그동안 다들 어디 계셨는지, 최근 몇 년 사이에 전문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아마도 대한민국 역사상 전문가가 가장 많은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1. 전문가란 대체 무엇일까

 

전문가가 무엇일까? 요즘 이런 생각을 종종 합니다. 몇 년 전부터 비즈니스 코칭과 컨설팅, 강연, 교육, 사업 육성과 지원을 업으로 삼아 살고 있지만 저 자신이 전문가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 뭔가 알 것 같다 싶으면 곧 더욱 큰 벽에 부딪히거나, 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이슈에 대해 소위 '전문가로서의 확신에 가득 찬 조언'을 하기가 조심스럽고, 호구지책상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이 불러주는 코치, 멘토 등의 호칭을 받아들이고는 하지만 여전히 민망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컨설팅 제안을 받아도 한번 더 심사숙고해서 결정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제가 전문가라서가 아니라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혹은 조언을 요청하신 분들보다 해당 이슈에 대해 조금 더 경험이 있기 때문이리라는 생각으로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에 집중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 같은 전문가 전성시대가 조금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나누는 자리가 많아지다 보니 전문가들이 더더욱 넘쳐나는 느낌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 '전문가'들의 연차와 경험인데요, 리나라 대기업이나 규모 있는 기관들의 경우 해당 분야에 대한 연차와 경험을 중심으로 전문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기준이 이것뿐인 것은 아니지만 '얼마나 그 일을 했느냐'는 기본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요즘 시대 '전문가'의 허상

 

하지만 그 이외의 자리에서 인정받는 전문가의 기준은 다릅니다. 특히 요즘 밀레니얼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독서모임이나 비즈니스 토론, 직무교육 등에서는 또래를 선호한다. 마치 관심 있는 분야의 유튜버를 구독하는 느낌으로 전문가라는 호칭을 부여하는 느낌인데,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을 전문가로 인정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나의 발전을 불러오는 것들은 대부분 내가 듣기 싫어하는 말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러다 보니 언론에 자주 노출된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핫한 스타트업에서 잠시만 근무해도 전문가로서의 최소 조건은 만족하게 됩니다. 사회생활 3~4년 차 2030이 자칭 타칭 전문가로 등장하게 되고, 여기에 온라인 리포트나 책까지 한 두권 내면 완벽하게 전문가로 자리매김합니다. 이들이 일했던 기업과 그 속에서의 경험에 대해 밀레니얼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다른 분야에 근무한 또래의 썰 듣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함께 일하면서 다양한 상황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역량은 쌓입니다. 주니어에게는 주니어로서 주어진 역할과 과제가 있고, 중간관리자와 리더로 성장하면서는 그에 걸맞은 권한과 책임을 겪으며 사람과 조직, 시장과 산업에 대한 지식과 인사이트가 쌓입니다. 게다가 한 사람이 이렇게 성장하는 동안 세상은 가만히 있나요. 업계는 끊임없이 변하고 새로운 방법론들은 계속해서 등장합니다. 그래서 어떤 분야에서 최소 10년은 일해봐야 경험이나 전문성을 조금이나마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잘 나가는 기업에서 3~4년 일했다고 결코 전문가가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요즘 교육업체나 직장인 모임 운영 주체들이 내세우는 광고를 보면 조용히 회사만 다니는 자신이 트렌드에 뒤떨어진 사람 같습니다. 당장 다음 주라도 모임에 참석해서 '전문가'의 인사이트를 배우고 힙한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해야 할 것만 같죠. 자기 발전은 물론, 언젠가 이직도 하려면 꼭 그래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당신은 전혀 흔들릴 필요가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젊은 전문가의 모습은 허상인 경우가 많고 그 모임들은 여가 혹은 리프레시 이상의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진짜 배움과 성장은 당신이 일하는 그 현장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직하게 하루하루를 만듭시다. 그리고 그 하루를 모아 1년을 만들고 2년을 만들어 봅시다. 딱 5년이 지나면 모임과 네트워킹에 목숨 건 사람들과는 확연히 레벨 차이가 날 겁니다. 흔들리지 말고 앞만 보고 쭉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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