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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스토리

쳥년 신직업 시리즈 - 유전체 분석가 이태영 연구원 인터뷰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앞으로 수십 년 종사할 내 일인데 굳이 기존의 것 중에서 선택해야 할까요? 

10년 후 사라질 직종이 아닌, 앞선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미래의 ‘신직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직업들이 생겨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청년정책이 현역에서 뛰고 있는 신직업인들을 만나봅니다.

 

- 청년 신직업 시리즈 3편 -

유전체 데이터로 생명체의 지도를 만드는 직업 

유전체 분석가 이태영 연구원

  

 

우리에게는 게놈(genome)이라는 단어로 더 익숙한 유전체는 DNA, 유전자, 염색체 등 유전적인 정보의 집합을 말합니다. 2003년 인간의 유전체 분석이 완료되자 수많은 신약과 신물질이 쏟아졌던 만큼, 유전체 데이터는 활용가치가 높은 정보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에서는 유전체 분석에 나서고 있는데요. 지구상의 모든 생물의 유전 지도를 만드는 어마어마한 작업의 중심에 ‘유전체 분석가’가 있습니다. 

 

 

Q. 유전체 분석가라는 직업은 꽤나 생소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유전체 분석가는 생물체 내의 DNA와 유전자, 염색체를 포괄하는 유전체 데이터를 가공해 유의미한 정보를 만들어내는 일을 합니다. 유전자의 변이를 확인하는 것부터, 잘 연구되지 않은 생물의 표준 유전체 작성까지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저는 유전체 통합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기업인 마크로젠에서 식물이나 미생물과 같은 비인간 유전체를 분석하고 이를 표준 유전체로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Q. 유전체 분석을 진로로 삼은 계기가 궁금한데요. 


농과대학에 다니면서 대학원 진로를 고민할 때, 선배를 통해 이 분야를 처음 알게 됐어요. 데이터를 활용해 생물학적 연구를 한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있게 다가왔어요. 그 때가 마침 차세대염기서열 분석방법이 등장하면서 대량의 데이터가 생산되는 시기였고,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으면서 인간 외 생물의 유전체 분석도 막 시작되는 단계였거든요. 유전체 관련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이를 기술적으로 분석해낼 전문가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 분명했죠. 데이터 가공에 컴퓨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일이기 때문에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 정말 잘 맞는 진로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Q. 유전체 분석가로 일하시면서 느낀 이 직업의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무의미해 보이는 유전체 데이터를 가공해 인류에게 필요한 정보를 발굴해낸다는 점 같아요. 사실 초기 데이터는 문자열에 불과하거든요. 이 데이터를 토대로 가설을 세우고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을 거쳐 마침내 유의미한 결과물을 찾아내는 순간은 정말 뿌듯하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면 그 성취감 또한 매우 큽니다. 쉬운 과정은 아니지만 그래서 이 일이 더 재미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Q. 유전체라는 특별한 종류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입니다. 갖춰야 할 기능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할까요?


유전체 분석가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유전체 데이터를 유의미한 정보로 가공할 수 있는 코딩기술을 알고 있어야 해요. 유전체 분석가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코딩을 할 수 없다면 대량의 데이터를 가공할 수 없으니까요. 더불어 유전체 분석에 필요한 방법을 개발하고 분석된 정보를 해석·응용하기 위한 생물학·통계학적 지식도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분석 중 발생하는 오류를 찾아내어 해결하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분석과정에서 시행착오는 늘 발생하는데, 이를 빠르게 찾아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Q. 우리 청년들이 도전해 볼 만한 직업으로써 유전체 분석가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유전체 분석은 현재 기초연구분야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직접의뢰(DTC)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한 규제완화가 본격화 되면서, 유전체 분석가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유전체 분석은 모든 생물학 연구에 기초가 되는 연구인만큼, 헬스케어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 제약, 화장품, 농업, 식품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볼 때 앞으로 더욱 많은 유전체 분석가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 동안은 유전체 연구가 여러 규제로 인해 성장이 더뎠는데요. 앞서 말씀하신 규제완화 등 유전체 분석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청신호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단기적으로는 규제완화가 시작된 것을 들 수 있겠네요. 기존에는 건강과 관련해 유전체 분석이 가능한 항목은 12가지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질병과 관련해서는 최대 70항목까지 분석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습니다. 일본 360개 항목, 미국 260개 항목에 비해서는 한참 부족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국내 유전체 분석 업계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총 2만 명 이상의 유전체 데이터와 임상정보를 구축하는 ‘바이오빅데이터 구축사업’ 역시 유전체 분석의 저변확대를 위한 좋은 소식으로 생각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유전체 분석가라는 직업이 4차 산업혁명의 기술발전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현재도 인간의 질병 예측이나, 농업 분야의 유전체 변이와 형질과의 상관관계 연구 등에 딥러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더 많은 곳에 딥러닝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유전체 분석이 우리 생활에서 특히 유용한 분야는 어디일까요? 


이 글을 읽는 분들께 가장 와 닿는 부분은 정밀 의료 분야일 것 같습니다. 자신의 유전체의 변이를 확인함으로써, 어떤 질병에 취약한지를 예상하여 이를 토대로 질병을 효과적으로 예방, 치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요즘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시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경우, 자신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조성을 확인하고, 이를 참고하여 자신에게 맞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섭취하시면, 좀 더 효율적으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관리하실 수 있겠지요? 이 밖에도 제약, 코스메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전체 분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Q. 관련된 전공을 하진 않은 상태에서 유전체 분석가를 꿈꾸고 싶다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유전체 분석가가 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지식과 데이터 가공 능력, 양쪽 모두 요구되는데, 양쪽 모두 처음부터 준비하셔야 한다면, 우선적으로 데이터 가공 능력에 요구되는 코딩부터 공부해보시길 권합니다. 생물학을 좋아해서 이 분야에 진출하려는 사람들 중, 생각보다 코딩이 적성에 맞지 않아 포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코딩은 유전체 분석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 배워두시면 유전체 분석가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도움이 되실 겁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강좌나 원데이 클래스 등 꽤 다양한 경로로 쉽게 코딩을 접할 수 있습니다. 강좌를 듣고, 간단한 문제부터 풀어보시면서 코딩이 적성에 맞는지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만약 코딩을 배우고 적성에도 잘 맞는다면 이후에 생물정보학 관련 강의들을 경험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분이라면 대학 내 전공 및 교양 강좌들을 찾아 들어보세요. 이 외에도 한국바이오협회에서 주관하는 유전체 분석 예비전문가 과정과 같은 워크샵을 다양한 기관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유전체 분석 분야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유전체 분석가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를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Q. 기술적인 역량을 배우는 과정에서 이 분야와 자신의 적성을 매칭시켜보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 외에도 이 직업의 특성에 어울리는 성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유전체 분석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끈기라고 생각하는데요. 문자열로 가득한 데이터를 가공해 유의미한 정보로 도출해내는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올바른 결과를 도출해 냈을 때에는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성장하게 되는 것이고요. 데이터와 끝까지 싸울 수 있는 끈기, 반복되는 과정에서 탐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근성, 원하는 답을 찾아냈을 때의 성취감을 원하는 분이라면 이 일을 훨씬 더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유전체 분석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진출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앞서 일하고 있는 선배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현역 유전체 분석가로서 이 직업은 미래 유망 분야를 고민하는 청년들이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유전체 분석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산업은 많은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전체 분석가 수는 많지 않거든요. 여러 요인으로 유전체 분석 산업은 확장되어 갈 것이고, 관련 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분야도 많습니다. 다만, 어떤 직업이 나에게 맞는지, 직업으로 삼기까지 선택과 준비과정은 쉽지 않을 수 있어요. 앞서 말했지만 유전체 분석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라고 했죠? 힘들고 고된 취업준비를 겪고 계시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업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언제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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