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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의 事記] 3편 구조조정 - 4화 새로운 미션

<김 부장의 사기> 3편 구조조정 4화 새로운 미션

 

 

“대표님, 회사 차는 안 탑니까?” 

 

지하가 아니라 1층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대표에게 김 부장이 묻는다.

 

“밖에 콜택시를 불러놨어. 기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야.”

 

대표와 김 부장이 탄 택시는 시내를 벗어나 호젓한 교외로 접어들었다. 30여 분을 달렸을까, 아담한 별장 앞에서 내린다. 

 

문 앞에는 O 상무와 비서실 강 차장이 나와서 그들을 맞이한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어색하지만 긴박한 인사가 있고 난 뒤 그들은 별장 안으로 들어간다. 내부 사무공간에는 몇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고, 회의실에는 회의 준비가 돼 있었다. 분위기는 차분하다 못해 엄숙하고 무거웠다. 다들 자리에 앉자 O 상무가 입을 연다. 

 

“기본적인 상황은 대표님께 들으셨을 겁니다. 저는 사실 회장님의 경영 기조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룹을 맡을 생각도 애초엔 없었고요. 형님이신 △ 전무께서 여러 사고를 치지 않았다면 후계 구도에 들 일도 없었을 겁니다.”

 

O 상무는 만감이 교차했는지, 한숨을 내쉬더니 물을 한 모금 마신다.

 

“애초 저를 후계자로 택하시고 비서실을 중심으로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실적’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그룹도 시나리오를 산정 중에 있습니다만, 좋진 않은 영향이 있을 겁니다. 그러던 중 회장님의 심경 변화가 생겼습니다. 형님이신 △ 전무님을 다시 생각하신 거죠.”

 

“단순히 그룹을 제가 맡겠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간 새로운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구상을 해뒀는데, 그게 참 아깝습니다. 형님이 후계자가 되면 아마도 아버님 때보다 더 관료주의가 판을 칠 겁니다. 저는 그 밑에서 고통받을 직원들 생각을 하면 괴롭습니다.”

 

O 상무의 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로열패밀리 중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나? 소탈하다는 말이 겉모습만은 아니었군.’

 

대표가 O 상무의 말을 잇는다.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O 상무님의 그룹 승계를 위해서만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그룹의 수 만 명의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가족까지 생각한다면 수십 만 명이 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이런 명분을 가지고 우리가 뭉쳐서 여기에 있습니다.”

 

“며칠 전 O 상무님께서 회장님과 독대를 하셨습니다. 회장님께서는 표면적으로는 △ 전무로 후계자를 확정하진 않으셨답니다. 물론 말만 그렇게 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그룹의 명운을 바꿀 신규 사업을 기획해오라고 하셨다는 겁니다. 아마도 그게 우리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실무적인 설명은 비서실 강 차장이 해주겠습니다. 참고로 비서실 인력 중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강 차장은 우리 회사를 담당하던 비서실 직원이었는데, 잘 됐다고 해야 하나.’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김 부장님, 함께 일하게 돼서 기쁩니다. 평소 저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나누던 관계로 기억합니다. 아시겠지만, 비서실은 전부 △ 전무님 라인이 장악한 상태이고, 주력 계열사 대표와 핵심 임원들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여기 있는 김 부장님과 저, 그리고 몇 명의 직원이 서로 믿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의 전부입니다. 혹시 김 부장님 쪽에는 함께 작업할 사람들이 있을까요?”

 

김 부장은 최 팀장과 채 과장을 떠올렸다.

 

“아, 네… 제 밑에 있는 직원 둘은 믿을 만합니다.”

 

“다행입니다. 그럼 다음부터는 합류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만 여기 별장을 이용할 예정입니다. 제가 여기 간사를 맡아 상주합니다. 김 부장님께서는 아무래도 회사에 계시는 것이 자연스럽겠지요?”

 

“네,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O 상무가 이어 발언한다. 

 

“우리의 할 일은 명확합니다. 그룹의 차세대 사업을 기획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획안을 회장님께 보고해서 승인을 받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후계 구도 역시 원래대로 돌아갈 것입니다. 물론 전제는 있습니다. 금융위기 여파가 절망적인 수준이어선 안 된다는 것인데, 그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니 행운을 빌어볼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금융위기가 그룹을 위험으로 몰고 가면 신규사업 검토는 쓸모없는 짓이 된다는 말이겠지. 쉽지 않겠어. 하지만 지금 방법이 없잖은가?’

 

김 부장은 회의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 최 팀장과 채 과장에게 일련의 상황을 알려주고 협조를 구했다. 다행히 둘은 잘 이해해줬고, 김 부장을 따르기로 했다. 둘을 보내고 나서 자리에 앉았는데, 이 팀장의 메일이 와 있다.

 

  

 

‘아니, 박 상무, 이 인간은 대표님한테 보고도 없이 설명회를 한다고?’

 

 

(5화 예고)

일방적인 구조조정안이 제안되고, 결정은 금융위기에 따라 출렁거린다. 그룹의 신규사업 준비에 바쁜 김 부장은 새로운 난관에 봉착하는데…





l 필자 김진영 (jykim.2ndlife@gmail.com)

l 정리 인터비즈

23년 사회 생활, 13년 팀장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을 4월에 출간했다.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 공공기관 등을 거치며 주전공인 전략기획 외에 마케팅, 영업, 구매, 인사, IT 등 다양한 직무를 수행했다. 현재 모 그룹 리더십 과정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성장과 발전은 끝이 없음’을 신조로 삼고 있으며, 코칭과 강의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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