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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와 취준 고민

NyE15OPRFR6gTF6 2022.12.06 작성
지난 8월 4년제 지거국 졸업한 24살 여자입니다..
학과는 문과 계열이구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는 대학 생활에 적응을 못했습니다. 과거 학창시절엔 인간관계가 나쁜 편은 아니었고 의지할 친구들 몇명은 있었으나 성인이 되고 연락이 전부 끊겼습니다. 어쨌든 대학 학과 생활이라는 공동체에서 완전히 배척되어 혼자 겨우 수업과 자취방을 오가며 무기력하게 4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동아리 이곳 저곳을 오갔지만 그마저 오래 하진 못했고 대외활동같은 의미있는 것들도 전혀 안했습니다. 다신 못올 시간들을 그렇게 우울에 쩔어서 내버렸다는 것에 졸업 후 지금까지 마음이 안좋습니다. 학점은 3.9로 우울증이 너무 심해 2점대 중반이었던 2학년 성적을 겨우 만회하고 졸업했네요. 저는 3학년때부터 공무원시험을 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대학에 좋은 기억이 없다보니 전공을 살리고 싶지 않았고, 열심히 스펙을 쌓아두지 않는 이상 취업이 어려운 학과였기 때문이죠.. 

그렇게 시작된 공시 생활이 1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네요. 처음에 학교와 병행으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졸업을 했고 그 동안 한 번 치른 시험은 보기좋게 낙방했습니다. 대학생일때부터 불안정했던 멘탈은 시험 낙방 후 더욱 말이 안되게 부서져서 집에서 숨만 쉬고 울고 그렇게 몇 달을 보냈고요.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를 시작했지만 ‘나는 이번에도 안 될거야’라는 몹쓸 무의식이 완전히 저를 지배해버린 것 같아요. 죽어라 공부만 해도 모자랄 판에 공부에 집중을 못하고 불안에 사로잡혀 버렸어요. 또 도망갈 궁리를 했죠. 공시로 도망온 것처럼요. 이번엔 공시로부터 도망 갈 길을 찾는 겁니다
그리고 당연히 도망갈 곳은 없었습니다.

운전면허 1종 보통
토익 880점
한국사 1급

이게 제 스펙의 전부입니다 
컴활도 예전에 따두려고 했으나 자꾸 필기부터 포기하는 바람에 흐지부지 못땄습니다

지금 상태로서는 책만 봐도 숨이 막히고 활자가 눈에서 튕겨나가는 느낌, 정상적으로 사고가 안되는 것 같고 다 아는 것도 모르는 게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몇 번이고 혼작말까지 내뱉어가면서 ‘다시 해보자 할 수 있어’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보아도 10분 이상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우울증이 심해져서 죽자는 생각도 많이 하지만 죽을 용기는 없어 그냥저냥 숨만 붙이고 살고 있는 기분입니다.
용돈 조금씩 받아 생활하는데 배달음식 몇 번 시키면 하루살이처럼 사라지는  잔고를 보면서 숨이 막히고 집 주변만 왔다갔다 하면서 시간이 가버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꼭 감옥에 갇혀있는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공시를 포기하면 남아있는 선택지는 자격증 따서 중소기업 취업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공부중이던 시험도 직업적으로 매력을 느끼고 정말 되고 싶은 직렬이었어서 포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공부를 계속 이딴식으로 할거라면 제 정신이 남아나지 않을거고 시간만 흘러갈 것 같아 빠른 포기가 현명하다 생각됩니다 ..

공무원 되어서 엄마한테 효도하고 싶었는데.. 어쩌면 지금 당장이라도 정신을 차려 공부하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과 이러다 나이만 먹고 취업은 못한 백수가 될 거고 지금도 그렇다는 불안함이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부딪혀서 두통이 올 지경이네요

경험이라고는 예전 대학 시절 뮤지컬 동호회에서 잠깐 활동한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서 작은 공연을 기획하고 무대에 올랐던 경험, 주방보조 의류매장 편의점 베이커리 알바와 한 번 서울에서 해봤던 콘서트 스텝알바가 전부인데 사람인 채용공고를 훑어봐도 제가 지원할 수 있는 곳은 없어보여서 착잡하네요

공무원 안한다면 관심있는 분야는 공연. 엔터 이런 쪽인데 본가가 지방이라 서울에서 자취하며 적은 월급을 감당할 수 있을 지도 걱정

그 간 공시 공부를 거치면서 자존감 자신감이 바닥을 뚫어버린 수준이라 면접보러 가면 어버버 거릴까봐 걱정

부모님께 포기한다고 말하면 엄청 화낼 게 분명해서 그것도 걱정…

이렇게 또 하루가 가네요.. 저도 사회에서 사람구실하고 살아가고 싶네요. 하루 빨리 결단을 내리고 주체적으로 살아보고 싶습니다. 이 곳에 글을 쓴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냥 하소연할 곳이 없어 주저리 말이 길어졌는데 이젠 더 할 말이 없군요 ㅎㅠ 암튼 아무 조언 댓글이라도 달아주시면 제게 도움이 될 것 같네오






  • BLjuqxSM7yiXiaX 2022.12.07 작성
    사람인보다가 여기 커뮤니티 처음 들어왔는데,
    지금 현재 제 상황이랑 너무 똑같아서 댓글 달아요!
    전 지금 25살이에요! 어영부영 남들가서 간 대학교 전문대졸업하고 알바하다가, 경찰공무원이 하고싶어서 작년 7-8월에 도전해서 지금까지 1년 반정도 됐네요ㅜ
    저도 본문처럼 지금 제 멘탈이 견디질 못해 공부를 그만 두기로 했어요.
    그런데 합겹생들 말 들어보면,
    모든 수험생들이 본문처럼 다 똑같이 멘탈 흔들리고 힘든시기라고 하네요ㅜ 그걸 버티고 공부하는 사람이 “언젠가는 된다, 공시공부 도피하고 싶어서 그만 두는거면 나중에 후회 할 수도 있다. 견디고 좀만 열심히 하자.”라고는 하는데,
    그래도 전 저 말이 처음엔 희망이였는데,
    막상 제 멘탈은 쉽게 무너지고,
    공부에 몰입 조차 안되더라구요ㅠ
    심지어 저는 시험도 얼마 안남아서 다들 내년3월까지는 보라고 하는데, 그냥 이미 놓고 있어요 ㅜ
    가족들한테도 그냥 울면서 말 해 버렸어요ㅜ
    너무 공부 힘들다. 그만두고싶다. 하니깐,
    저희 엄마도 공부하는게 원래 쉽지 않다고,
    제가 워낙 힘들어 하니깐, 공부 그만 두라고는 하셨어요,,
    네가 아직 직장생활도 안 해봤으니 작은회사라도 들어가서 이것저것 배워보고 다양한 경험 쌓아보라고 는 하는데, 또 어떤날은 경찰공부한게 너무 아까워서 다시 공부해야되나 싶기도하고,,
    진짜 머리가 복잡하더라구요ㅜ
    우선 저도 지방 살아서 수도권쪽으로 마케팅 관련 일 알아보고 있어요! 비전공이라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마케팅 보조아르바이트 같은 것 부터 시작할까해서 찾아보고 있어요!
    저도 참 하루하루가 생각이 많아요,,
    공부를 다시 해야되나 싶기도 하고,ㅜ
    그런데 또 공무원만이 효도 할 수 있는 길이다!
    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사람 일은 정말 아무도 모르는거라,
    다른 일 해도, 내가 열심히 한다면, 공무원보다 더 행복한 인생 살 수 있을거에요!
    +대댓글 2개 더보기
    NyE15OPRFR6gTF6 2022.12.08 작성
    @BLjuqxSM7yiXiaX 그리고 저랑 준비시기도 같으시네요 저도 작년 7-8월에 시작했다가 학교 병행으로 1차는 못보고 2차를 첫 시험으로 쳤어요,,
    BLjuqxSM7yiXiaX 2022.12.08 작성
    @NyE15OPRFR6gTF6 저도 응원할게요!
    근데 저도 이래놓고 일 안구해지면, 다시 경찰공부 할 수도 있는거고ㅜ.ㅜㅋㅋㅋㅋ 아직도 하루하루가 고민이지만, 힘들고 지쳐도 계속 꾸준히 하다보면 꼭 빛을 보게 될 순간이 올거에요! 화이팅!
    SUF7cipRl94bhcJ 2022.12.13 작성
    흑 저도 25살인데 다들 제 또래고 저랑 상황이 비슷해서 댓남겨요 같이 힘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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