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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디자인 직무인터뷰 | 확대 해석하면 보이게 됩니다. 굿띵커피의 멋진 멘토 문병우님을 만나보자.

당신의 멘토를 소개합니다.

Chpater 62

문병우님과의 인터뷰


STRORY 01 About 문병우

성명: 문병우

직업: 시각디자이너



광고회사, 대기업. 갑과 을의 업무와 위치를 모두 아는 시각디자이너 문병우님. 지금은 굿띵커피를 창업한 센스 있는 디자이너 문병우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디자인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렸어요. 어머니가 교사여서 동네에 있는 미술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어요. 고등학교 진학 후 구체적인 미래를 고민하게 되고, 고등학교 2학년 때, 미대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선택을 했어요.


그 중에서도 시각디자인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순수 미술을 하고 싶었어요. 아마도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의 다수는 순수 미술을 하고 싶었을 거예요. 하지만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대중적인 직업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디자인을 선택했어요. 입시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대학에 비로소 갔을 때 그 길이 달라져요.


준비해야 할 스펙이나 능력은 무엇이 있나요?
스펙보다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해요. 물론 스펙도 어느 정도 있어야죠.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1차 면접에서 필터링 되지 않을 정도의 스펙을 가졌다면 그 다음은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기업에서는 경력 사원의 경우 곧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사람을 원해요. 그래서 반드시 실기테스트를 통한 실력 검증을 거치죠. 실기시험 과제는 패키지, 신문 광고, 때로는 제안서 등 실무와 가장 가까운 주제로 선정되죠.
다양한 디자인 실무를 진행해 본 경험이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건 너무도 당연한 얘기겠지요. 실기 테스트 시 좋은 스펙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봤어요.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경력사원의 경우 스펙 보다는 기업의 니즈에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실무경험이 더욱 중요한 자격이라고 생각해요.


문병우님만의 포트폴리오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저의 포트폴리오의 강점을 한 마디로 자랑하자면 풍성함이죠.
다양한 광고주와 많은 형태의 디자인을 제작해 본 경험이 있다는 거예요. 처음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광고 회사에 들어갔어요. 광고 회사의 특성 상 밤새는 일은 비일비재 했죠. 그렇게 충무로 뒷골목에 있는 프로세스를 다 습득할 수 있었어요. 그게 바탕이 되어서 대기업에 갈 수 있었죠. 내가 갑으로 출발했다면 알지 못할 노하우들을 많이 배웠고, 다양한 광고주를 만나고 그들의 니즈를 경험해본 후 대기업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들어가게 되니까 하청업체들 핸들링 하기도 쉽고 그들의 고충도 알아서 좋았어요. 광고주들을 만났을 때의 경험은 우리 상급자들, 즉 CEO들의 니즈를 빠르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죠.


가장 기억에 남는 업적은 무엇인가요?
첫 경험이 늘 기억이 진하게 남잖아요. 처음이라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업무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전자제품 광고를 위해 냉장고 촬영을 하는데, 제가 한번도 못 먹어본 음식들로 냉장고를 가득 채웠던 게 기억에 남네요. 냉장고 채우려고 백화점 몇 군데를 돌면서 정말 돈을 펑펑 썼어요. 비용을 많이 쓰면, 그만큼 결과물이 잘 나와요. 유명한 작가, 비싼 스튜디오, 많은 집행비용이 무조건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건 아니지만, 이름 있는 분들과 작업하면 ‘고집’ 같은걸 배울 수 있어요. 그렇게 도출된 결과물들은 고객이 먼저 알아봐요. 그때가 가장 뿌듯하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시각디자인 일을 하고 싶으세요?
저는 솔직히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신학이나 역사 같은 것들. 선생님이 된다면 좋겠단 생각을 해요. 이 직업이 비전이 없거나 맞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그때는 몰랐던 욕망들, 하고 싶은 일들의 구체적 모습들을 나이가 먹고 나서야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말하는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학생들과 이야기 하거나 그들이 몰랐던 무언가를 알려줄 때 뿌듯하고 행복해요. 아마 나이가 더 들면 좋아하는 일이 또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린아이들 꿈은 해마다 바뀌잖아요. 저도 그래요.


앞으로의 목표나 꿈은 무엇인가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남겨 줄 이야기(메시지)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살아온 과정이 그냥 메시지가 되는 사람. 그리고 저희 가게에 오는 모든 손님들이 감동받길 원해요. 물론 2호점도 내야죠. 2호점 낼 때 많은 사람이 기뻐하는 가게가 되는 게 1차 목표입니다.



어떤 일을 담당하셨나요?
광고회사에 있을 때는 디자인 실무를 했고(5년), 대기업에서는 홍보 팀에서 기업 홍보 전반을 핸들링 했어요(6년). 직접 하는 디자인도 많았지만 주로 의사를 조율하고 상급자의 결정을 돕는 일들을 했어요.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이죠. 우리의 예산과 규모에 가장 합리적인 시안을 내부에서 검증하고 선택해주면 잘하는 거예요.


패키지 제작 하실 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는가?
좋은 패키지의 기준을 한 줄로 단정하기는 힘든데, 저는 사용자의 니즈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카페를 예로 들자면 테이블을 모두 다 정사각형의 네모 모양으로 했어요. 그 이유가 단지, 예뻐서가 아니라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그렇게 했어요. 낮 시간에는 네모난 책상들이 모두 모이면 하나의 큰 회의 테이블로 변신 할 수 있죠. 회의나 단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렇게 준비했어요. 패키지 또한 사용자의 편의를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하고, 비주얼디자인 만큼 디자이너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에요.


디자인 업무를 할 때 가장 힘든 점은 뭐가 있을까요?
2가지가 있어요. 일단 지속적으로 크리에이티브 해야 하고, 트렌드에 엄청 민감해야 되요. 이것은 감각이에요. 디자이너는 오감이 살아있어야 되요. 두 번째로 힘든 것은 관계예요. 내가 어떤 제품을 만들고자 하면 유관부서의 니즈를 정확하게 알아야 해요. 예를 들어 어떤 제품은 어떤 공정을 거쳐서 어떤 용기에 담아서 나가는데, 디자이너가 그런 공정을 무시하고 결과물을 뽑아내면 실제 제조업에 있는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 못한 거죠. 그러려면 제조업에 있는 사람들과 관계가 좋아야 되요. 뻣뻣한 사람보다 유연한 사람이 가서 하는 게 좋겠죠. 디자이너가 단순히 컴퓨터 앞에서 작업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에요. 원하는 결과물이 도출되기 위해서는 진행 전반에 프로듀서가 되야해요. 기업 촬영 때 일이에요. 새벽에 줄지어선 물류 차량을 촬영해야 했어요. 바쁜 기사들을 설득해서 30분 정도 세워놔야 되요. 부탁하고 통제하고 조정해야 되요. 그런 탈렌트적인 영향들 또한 좋은 결과물을 뽑아내기 위한 디자이너의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 되요.


그럼 기획 일을 하신 건가요?
기획력은 디자인의 출발이죠. 가능한 범위를 예상 하는 것, 비용과 시간, 의사결정과 효과까지 처음에 전부 고려하지 않으면 진행이 힘들어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있으셨나요?
광고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이제는 모든 것을 다 알 것 같은 착각에 빠진 적이 있어요. 디자이너들은 3~5년차에 이직이 가장 많아요. 스스로 프로세스를 다 알았다고 착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때쯤 창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저도 그랬으니깐요. 1년 정도 창업해서 매출 1억 정도를 했는데 어린 나이에 창업을 하니 광고주가 커지지 않았어요. 우리나라는 아직 보수적이라서 회사의 규모나 인맥이 많은 영향을 끼치잖아요. 회사의 매출이 더 커지지가 않는 시점이 왔어요. 그때 생각했죠. 광고주의 생각을 알아야겠다! 그래서 폐업을 하고 무조건 큰 회사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지인을 통해서 추천이 들어왔어요. 한 명만 뽑는 자리였는데 실기테스트와 프레젠테이션 모두를 통과하고 제가 합격 했죠. 저의 학력을 가지고 신세계푸드에 들어갔다고 하면 모두 놀라세요.


신세계푸드에서 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디자인은 고객한테 하는 디자인도 있고,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있어요. 교육자료 외, 문서를 정리하고 DB를 만들어가는 부분들이 있어요. 사내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문서와 공지용 데이터를 시스템화하였죠. 급식사업장만 500개였거든요. 그분들의 개인차가 굉장히 큰데 그런 부분을 표준화하려고 3년 정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떤 분들은 프린트 한 장 하는 것도 못하셨어요. 화장실 문고리에 다는 현판 하나까지 모두 표준화 시키는 게 힘들었죠. 그렇게 사내 어플리케이션을 오랜 시간 동안 표준화하고, 계속 임직원들에게 피드백 했어요. 이는 신세계푸드에서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이에요.


광고회사와 대기업의 차이점이 있나요?
광고회사는 개인의 능력이 회사의 능력이에요. 그 사람 하나의 언행이나 이해가 결과물로 이어지죠. 대기업은 부담이 적은 편이죠. 가령 일주일이 걸리는 작업을 3일만에 협력업체에 해달라고 한다면 “조직 안에서 압박을 받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해줘요.


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차이가 큰가요?
사내에서 제안을 하는 거면 자유롭게 제안을 해서 넓게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고객을 상대로 하면 실수가 용납되지 않아요. 법적인 제약들, 경쟁사에 대한 컴플레인 모두를 고려하고 해야 해요. 세상에 나와버린 디자인은 그 순간부터 평가 받기 시작해요.


구직자들이 우선순위로 알아두어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디자이너들이 반드시 구직을 위해 알아야 되는 것은 자신이 스페셜 리스트인가, 제너럴 리스트인가를 깨달아야 한다는 거예요. 디자이너는 조직에서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정도가 정해져 있어요. 어느 정도는 보편적으로 열려있지만 디자이너로 출발한다면 디자인팀장, 홍보팀장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큰 기업의 디자이너로 들어가려면 그 조직 내에서의 목표를 정하고 입사하세요. “디자이너 출신이 대표가 됐다더라.” 이런 말이 들릴 수 있지만 이건 특별한 경우예요. 들어가고 싶은 홍보 팀이나 조직을 볼 때 거기 최고 수장이 어느 정도의 직급을 가지고 있는지, 그 부분을 꼭 체크하고 들어가시는 게 좋겠죠. 보통 팀장님 정도의 직급을 거치신 분들은 퇴사하셔서 그 인맥을 가지고 광고 대행사를 차리는 경우도 많죠.


이 직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줄 말씀 있으신가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스티브 잡스가 다 말했어요. (하하하) 그러나 거기에 한가지만 더 추가하자면, “숫자감각을 키워라.”라고 말하고 싶네요. 디자인은 철저한 계획 마케팅이기 때문에 숫자감각을 키워야 되요. 예를 들어 설명해 볼게요. 달력을 만드는데 종이를 100원짜리 쓰면 원가는 절감되지만 종이가 얇아 달력이 말려서 쓰지 못하고, 500원짜리를 쓰면 말리진 않아서 좋지만 원가가 너무 많이 들겠죠.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의 품질 또한 보증할 수 있는 가격대의 종이를 찾는 것이 중요하겠죠. 디자이너의 숫자 개념이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에요.
두 번째로 확대해석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바꿔 말하면 관심이에요. 예를 들어 누군가를 소개할 때 “같이 일하는 사람이에요.” 라고 말하는 것과 “내가 누구를 데리고 있어요.” 라고 말하는 것은 분명 다르죠. 후자는 권위적인 말투와 생각을 읽을 수 있죠. 저만의 추적을 할 수 있죠. 후자가 광고주라면 자유롭고 톡톡 튀는 결과물보단 질서와 의미를 중요시 하겠구나! 이런 부분은 작은 부분이지만 니즈를 캐치할 수 있는 부분이죠. 디자이너의 결과물은 사용자에 의해 결정 되요. 아주 작은 부분을 놓치지 않고 확대 해석할 수 있어야 되요. 즉, 경청과 관심을 가지셔야 되요.


신입사원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모든 일을 확대해석 해라.” “자기가 ‘조직인’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 “숫자개념 가져라.” 디자이너는 고집을 피우면 안 되요. 가장 합리적인 걸 뽑아 내는 것이 조직인이 해야 될 일이죠. 가장 합리적인 걸 제안하는 게 디자이너 역할이에요. 자칫, 신입사원들이 디자이너의 감각이라는걸 믿고 고집하다 보면 결과도 좋지 않아요.


디자인은 000이다.
디자인은 질서다. 돈이 되고 안되고 떠나서 세상의 모든 것들이 디자인이에요. 정리하고 줄여주고 깎고, 그래서 질서를 잡아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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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턴츠 기획팀 리포터 유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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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충호,유승화
abc@saramin.co.kr
EDITOR
유승화
abc@sara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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