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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해설위원 직무인터뷰 | 잘 나가는 축구기자에서 해설위원의 되기까지……. 축구 읽어 주는 남자 박문성의 유쾌한 축구해설 이야기.

당신의 멘토를 소개합니다.

Chpater 267

박문성님과의 인터뷰

이제는 매체파워보다 맨 파워가 중요해요. 사람 자체가 미디어이고, 사람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시대죠~


STRORY 01 About 박문성

성명 : 박문성

직업 : 축구 해설위원

멘토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SBS와 SBS ESPN에서 축구 해설을 하고 있고, 네이버를 통해서 축구 칼럼을 쓰고 있는 박문성입니다.

1999년 8월 1일 베스트일레븐에 입사하면서 축구 기자로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고요, 해설은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부터 시작했어요. 우리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 본격 진출하면서 축구해설에 데뷔를 한 거죠~

해설위원이 된 다음에는 K리그나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했어요. 그리고 2006년과 2010년에는 월드컵 중계도 했고요. 해설위원으로 약 11년 정도 일하고 있지만, 해설을 하면서도 축구 기자로서 글은 꾸준히 써왔어요.
굉장히 굵직 굵직한 일들을 많이 해오셨네요. 대학에서는 회계학을 전공하셨는데, 어떻게 스포츠 기자가 되신 건가요?
무엇을 전공했느냐가 직업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크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요.

기자라는 직업이 어떤 특정 학과를 졸업해야지만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잖아요. 물론 신문방송학과나 언론정보학과 같은 관련 학과가 있긴 하지만, 현직 기자들을 보면 정말 다양한 학문에서 이 직업에 접근하고 있어요.

저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회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대학 때부터 기자의 꿈이 있어 언론고시를 준비했죠. 기자가 되는데 있어서 어떤 것을 공부했느냐, 어떤 길을 걸어왔느냐 보다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요. 기자로서 필요한 자질들이 있잖아요.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쓰고, 기획하는 것들이요!
언론고시를 준비하셔서 스포츠 기자가 되신 거군요~
네. 언론고시를 준비했어요. 그런데 사실 잘하진 못했어요.
베스트일레븐의 기자가 되기 전까지 언론사 몇 군데를 시험 쳤어요. 그리고 낙방하기도 했죠. 베스트일레븐은 저에게 굉장히 고마운 곳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해온 모든 것의 바탕이 된 곳이기도 하고, 사회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한 곳이기도 하니까요.

저는 월간으로 처음 일을 시작한 것이 참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요즘같이 매일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하면 사물과 사건, 일 그리고 사람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훈련을 하기 어려워요. 왜냐하면 하루하루 기사를 메워야 하니까요.
전공과는 상관없이 기자의 꿈을 갖고 계셨군요. 그런데 스포츠 기자로 일하시다가 어떻게 축구 해설위원이 되신 건지 궁금해요.
처음부터 해설위원을 목표로 하고 그 길로 걸어간 것은 아니에요. 사실 해설위원이라는 직업이 방송국에서 공개채용을 한다거나 입사를 한다는 개념이 아니거든요. 해설위원직은 방송국이 축구계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 해설을 맡으면 잘하겠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 제안을 하는 것이에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저는 축구 기자로 활동하다가 해설을 하게 된 케이스에요. 다른 해설위원님들처럼 방송국으로부터 해설위원직을 제안 받고 시작했어요. 그래서 축구 해설위원을 꿈꾸는 친구들에게 “나는 이렇게 준비했으니 이런 것들을 준비하세요!”라고는 말해줄 수 없어요. 해설위원이 될 수 있는 정형화 된 절차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해설위원직은 다른 직무처럼 방송국에서 공개채용을 하는 직무가 아니군요!
일반적으로 해설위원은 축구계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 선발이 되요. 그렇기 때문에 축구 해설위원으로 일을 하고 싶다면, 축구계에서 어떤 일이든 하고 있어야 하죠. 그게 선수가 되었건, 기자가 되었건, 마케터나 에이전트건 말이에요.
그런데 축구 기자가 축구 해설위원이 되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인가요?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죠.
저를 포함해, 경기인 출신이 아닌데 축구 해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1세대라고 불러요.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축구 선수였던 분들이 경기 해설을 맡았어요. 사실 지금도 그게 가장 일반적인 경우이고요. 그런데 최근에는 여러 리그를 중계하고 있고, FIFA와 관련한 많은 대회들을 중계하게 되면서 해설위원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엔 경기인 출신이 아닌 해설위원도 많아졌어요. 경기인 출신들은 경기인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는 것 같고, 축구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비경기인 출신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축구라는 공통 분모가 있긴 해도, 기자 업무와 해설위원의 업무는 조금 다를 것 같아요. 기자업무와 해설업무의 차이점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글로 쓰는 것과 말로 하는 것의 차이가 있겠죠? (웃음) 사실은 다르지 않아요.

만약 제가 기사를 쓸 때는 야구와 관련된 내용을 쓰고, 해설을 할 때는 축구와 관련된 내용을 해설한다면 다르겠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축구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 ‘글로 표현할 것이냐’와 ‘말로 표현할 것이냐’의 문제니까요. 표현 방법의 차이가 조금 있을 뿐 다르지 않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두 업무를 구분 지어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글을 쓸 때는 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글 같은 경우는 말보다 조금 더 오래 고민하고, 깊게 쓸 수 있죠. 그래서 글에는 울림이 있어요.
반면에 방송은 글에 비해서 순간적으로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요. 그래서 한 번 중계방송을 하고 나면 그 내용이 빨리 넓게 퍼지죠. 그런데 한 번 뱉은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으니 좀 더 신중해야 해요.
축구를 표현한다는 것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군요! 해설위원이라고 하면 어떤 업무를 하는지 궁금해요. 하나의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서 해설위원은 어떤 준비를 하나요?
일단 해설을 한다는 것은 방송을 한다는 말이에요. 중계방송에는 캐스터가 있고, 해설자가 있는데 캐스터는 경기를 진행하는 역할을 하고요, 해설자는 이 경기에서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답해주는 역할을 해요. ‘Why’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는 거죠.

해설을 준비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축구를 많이 보고, 평소에 축구를 직접 해보면서 해설을 준비해요. 이런 바탕 위에서 해설을 해야 하는 경기가 정해지면, 두 팀에 대한 사전조사부터 해요. 팀과 선수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정리하고요, 가능하다면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을 직접 가서 지켜봐요. 그리고 현장에서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 하죠

경기 중계에는 2가지 형태가 있어요. 현장에 가서 중계하는 경우가 있고, 스튜디오에서 중계하는 경우가 있어요. 스튜디오에서 중계하는 것을 옵티뷰 방식이라고 하는데요, 유럽 축구를 매번 현장에서 중계할 수 없으니 해외 리그 같은 경우는 주로 옵티뷰 중계를 많이 하죠.

현장중계를 할 때는 경기장에 미리 가서 감독이나 선수들을 만나고, 옵티뷰 중계를 할 때는 방송국에서 캐스터나 PD를 만나 오늘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다른 방송과 달리 경기중계는 즉흥적이어서 자료를 준비하기도 어렵겠어요.
맞아요. 경기에 들어가서는 대본이 없어요.
경기를 중계하는 사람들끼리는 A4용지 1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을 때, 단 1페이지만 경기 중계에 써도 잘 쓴 거라고 말해요. 경기 중에는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잖아요. 방대한 자료를 준비했다고 해서 경기의 흐름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해설할 수도 없기 때문에 경기 중계를 하는 팀들끼리는 이런 말을 자주해요.

그런데 실제로 사용되는 자료가 1페이지뿐이라고 해서 1장 분량의 자료만 준비해서는 안되겠죠? 하나의 축구경기를 해설하기 위해서는 보이는 것 외적으로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해요.
해설을 하다 보면 준비한 만큼 정보를 전달할 수 없는 경우도 많겠네요.
대부분 그렇죠.
그런데 해설에서 정보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경기 상황에 대한 이해, 축구 그 자체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거죠. 경기 중에 왜 저런 동작이 나왔는지, 저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축구 전술, 선수들의 심리상태와 움직임, 기본적인 축구 규칙을 알고 있는 게 중요합니다.
혹시 중계방송이 끝난 후에 자신이 해설한 경기를 다시 보기도 하시나요?
네. 보죠~ 모든 경기를 보진 못하지만 방송을 하고 나면 모니터를 해요. 자기 방송을 본다는 것이 사실 쉽지 않아요. 나중에 제가 해설한 방송을 보면 정말 쑥스럽거든요. 느낌이 참 이상해요. (웃음)

그런데 방송을 모니터 하는 것이 해설위원으로서 공부가 많이 되요. 내가 한 해설을 보면서 ‘저 부분은 내가 잘못 이야기 했구나’ 혹은 ‘저 부분은 방송적으로 적합하지 않았구나’하고 반성하게 되죠. 또 저는 다른 사람들이 한 중계도 많이 보려고 노력해요. 다른 사람이 한 해설을 듣는 것은 해설위원에게 아주 좋은 공부에요. 내가 몰랐던 부분을 알 수 있으니까요~
전 세계에는 축구 리그도 많고, 새로 떠오르는 선수들도 많아요. 해설위원으로서 그런 정보들이 계속 업데이트가 되어야 하는데, 멘토님께서는 업무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자기계발이 있으신가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자기계발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선수들이 계속 출현하고, 새로운 팀들이 부상하는 것은 그냥 경기를 보면서 파악하면 되는 거에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소설을 보면, 주인공이 일을 하면서 힘들어 할 때 그녀의 상사가 ‘네가 지금 이 일을 팽개치고 나가도, 뉴욕 거리에 있는 천 만 명의 여성들이 이 일을 하고 싶어 한다.’라는 말을 해요. 제가 하는 직업이 그래요. 많은 남성분들 또는 여성분들이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 일이에요. 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과 연계시켜서 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에요.

일을 하면서 가끔씩은 덜컹거리기도 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갈등이 생기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제가 즐거운 일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지 않아요. 자기계발도 마찬가지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그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즐기는 자체가 자기계발이라 생각해요.
맞는 이야기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굳이 공부하려고 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잘 들어오죠.
공부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 못 이기는 것, 다들 아시죠? 축구 보는 것이 일이니까 저는 새로운 선수들이 나오면 그 팀의 경기를 찾아봐요. 그리고 ‘저 선수는 어떻구나, 나이가 어린데 굉장히 잘하네, 나중에 어떻게 성장하는지 봐야겠다.’라고 관심을 갖죠. 이건 그냥 즐거운 일이지 공부가 아니에요~
축구 해설을 하는 해설위원마다 특징이 있는데요, 멘토님은 자신의 해설의 특징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 해설의 특징은 시청자들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웃음)
제가 하는 해설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부족하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니까 이 부분은 제가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다만 제가 기본적으로 하고 싶은 해설은 축구 본연의 재미를 살리는 해설이에요. 사실 축구가 재미있잖아요. 우리나라 대표팀이 경기에서 지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팀이 지면 속상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축구가 재미있으니까 사람들은 축구경기를 봐요. 해설은 이렇게 재미있는 축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해설이 재미있다는 것은 우스갯소리를 해서 재미있다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가 갖고 있는 재미있는 요소들, 역동적인 모습들 그리고 감동을 그대로 전해주는 것을 말해요. 저는 경기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 스포츠 본연의 재미를 그대로 전해줄 수 있는 해설을 하려고 하는데 시청자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
스포츠 기자를 채용할 때 많은 자질을 요구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최근에는 스페인어와 같은 외국어 능력도 중요한 평가요소던데, 스포츠 기자가 되기 위해서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요?
스포츠 기자라고 특별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른 기자들도 똑같지 않나요?

축구에만 한정해서 이야기하자면 축구를 좋아하고, 이해하는 건 기본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제게 메일을 보내 ‘자신은 축구를 너무 좋아하고 축구 선수와 팀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축구 기자가 되겠다.’ 혹은 ‘축구 마케터가 되고 싶다’고 말씀하세요. 물론 이해해요. 그런데 이 분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한가지 있어요. 축구 기자가 되려면 축구 공부가 아니라 기자 공부를 해야 하고요. 축구 마케터가 되려면 마케팅 공부를 해야 해요.
해설위원님께서 언론 고시를 준비하셨던 것처럼요?
그렇죠. 축구를 좋아한다고 해서 기자가 되진 않아요. 그런데 기자가 되면 축구 기자가 될 순 있죠. (웃음) 축구를 좋아하고, 선수들을 잘 안다면 그냥 축구를 즐기면 되요. 그런데 축구기자가 되려면 기자공부를 해야 되겠죠.

축구기자가 되고자 한다면, 외국어를 준비하시면 좋아요. 이미 우리나라에서만 보더라도 축구시장 자체가 유럽축구 반, 국내 축구 반이잖아요. 또 월드컵 같은 국제적인 이벤트가 업무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축구 기자는 다른 기자들보다 출장이 잦아요. 저만 해도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북미, 남미까지 6대륙을 모두 가봤어요.

그렇다고 저한테 외국어를 잘하냐고 물으면, 저도 잘은 못해요. 하지만 축구 기자가 되려면 최소한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할 수 있는 자신이 있어야 해요. 또 잘 몰라도 기죽지 않아야 하고요.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도 의미만 통하면, 기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까 자신감과 배짱을 갖고 임해야겠군요.
네. 어차피 축구용어는 전혀 어렵지 않거든요! 간단하니까 자신감을 갖고 외국어를 구사하시면 될 것 같아요!
축구 경기를 해설할 때, 멘토님은 어떤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시고 해설하시나요?
경기가 딱 끝났을 때, 그 날 누가 중계를 했는지 기억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중계라고 생각해요. 그 경기의 주인공은 단언컨대, 캐스터와 해설자가 될 수 없어요. 주인공은 선수들이고 중계진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이죠. 경기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해설을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해요.

그리고 이제는 스포츠 팬들이 선수와 팀에 대해서 이미 잘 알아요. 호날두가 몇 살이고, 어떤 것을 잘하는지 모두 알고 있죠. 토레스가 잘생겼다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아니에요.

저는 축구 자체를 이해할 수 있는 해설을 하고 싶어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축구 규정 중에도 잘못된 상식이 굉장히 많아요.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해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축구 본연의 열매에 대해 잘 알려주고 싶어요.
멘토님은 지금까지 해설하신 경기 중에 어떤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박지성 선수가 예전에 아인트호벤에서 뛸 때, AC밀란과 했던 경기에요. 2005년 챔피언스리그 4강전 중계였는데, 박지성 선수가 넘어지면서 슈팅을 한 것이 제가 중계했던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근래만 놓고 보면, 지난 시즌 리버풀과 첼시 경기에서 수아레스 선수가 이바노비치 선수의 팔을 깨물었던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수아레스 선수가 이바노비치 선수를 물었던 것은 일종의 방송사고였어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저는 중계를 하다가 웃음이 터져버렸어요. 웃음을 참지 못해 클로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방송사고가 났었어요.
이 사건은 영국의 조간신문인 데일리메일에까지 소개가 되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얼떨떨하고 그랬는데 지나고 나서보니, 뭐 그런 일도 다 있었구나 싶어요.
멘토님께서는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계시지만, 일을 하면서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어렵거나 힘든 점은 없나요?
축구 해설을 하다 보면 밤낮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불규칙한 생활을 하게 되죠.

주말 같은 경우에는 낮에 K리그 경기장에서 가서 경기를 보고, 저녁에는 유럽축구를 중계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 거의 잠을 못 잔다고 봐야겠죠. 물론 다음날 몰아서 잘 때도 있지만, 다른 일정이 있는 경우에는 생활의 패턴이 뒤죽박죽 되요. 그래서 저처럼 일하는 사람들은 숙면을 취하기 위해 수면제 같은 것을 먹기도 해요.
기자와 해설위원으로 일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껴요. 유럽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의 경기를 중계하다 보면, 선수들이 잘 되길 바라는 각별한 마음이 생겨요. 기자와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생활하는 모습, 경기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요. 그런 선수들이 타지에서 활약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놀랍고,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박지성 선수를 볼 때도 그랬어요. 명지대학교 1학년일 때는 촉망 받는 어린 선수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잖아요. 오랫동안 옆에서 봐온 선수가 성장할 때 기자로서, 해설위원으로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선수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쁨이 있군요. 멘토님이 생각하는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주말에 축구장에 가는 것을 눈치 볼 필요가 없어요!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당당하게 축구장에 갈 수 있는 거죠. 일이니까요~ 사실 일하러 가서도 일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아요.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를 현장에서 보고, 좋아하는 선수들을 직접 만나니까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고, 경기장에서 느끼는 현장감도 이 직업의 매력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네요. 벌써 10년 넘게 해설위원으로 활동하셨어요! 이 일을 이렇게 오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일을 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을 안 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최소한 무료하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축구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가끔씩 축구 참 어렵다,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느끼는 감정들인데 그럴 때 마다 공부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되요. 이럴 땐, 초심으로 돌아가 규칙서를 다시 읽어요. 그리고 모든 것을 기본으로 되돌리죠. 일을 하면서 어렵다, 힘들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무료하다, 짜증난다, 싫증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최소한 일을 하면서 무료함이 없기 때문에 제가 이 일을 오래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시 기자의 입장에서 해설위원의 길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면, 해설위원이라는 직업을 또 선택하실 건가요?
물론이죠~
기자로 일하면서도 좋아하는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왜 굳이 해설위원의 길을 또 선택하시는 거죠?
해설위원의 길을 선택한다고 해서 기자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둘 다 할 수 있으니까, 해설위원의 길이 열려있다면, 저는 다시 해설위원을 할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자신이 어느 공간에 있느냐가 중요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신문사를 다니면 어느 매체에 속한 기자이냐가, 기업에 다니면 어느 기업의 소속이냐가 상대적으로 중요했던 때가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아니에요. 전문기자의 시대가 열리면서 어느 신문사의 기자이냐보다 개인의 전문성이 더 중요해요. 축구전문기자, 의학전문기자, 기상전문기자처럼요.

사람 자체가 미디어이고 사람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세상이에요. 매체파워가 아닌 맨 파워의 시대가 왔다는 거죠~ 사람이 자신의 능력과 경쟁력을 키우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어요. 저는 이게 요즘의 추세라고 봐요. 저만해도 여러 일들을 해요. 해설도 하고, 글도 쓰고 강의도 하고요.

구직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이 점을 유의하셨으면 해요. 공간에 초점을 맞추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어요. 그러니 공간보다는 자기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노력을 하시길 바라요.

스포츠해설위원이나 스포츠 기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나 콘텐츠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축구에 관련된 책을 별로 없고요. 한 가지 자료를 추천 드리면 FIFA 경기규칙서를 추천 드려요.
축구 지도자자격증 D급에 도전하려면 가장 먼저 경기 규칙서를 익혀야 해요. 축구를 위한 첫걸음이 바로 경기 규칙서인데, 대게 축구를 잘 안다는 친구들을 보면 경기 규칙서를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축구를 기본적으로 이해하려면 경기 규칙서를 꼭 읽어봐야 해요. 내용이 어렵지도 않고요, 대한축구협회 사이트에 가면 한글로 번역된 FIFA 경기 규칙서 17조항이 있어요. PDF 파일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니 몇 번이고 숙지해서 읽어보셨으면 좋겠네요.
이 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는 후배들이 어떤 자세와 역량을 갖추었으면 하시나요?
축구를 좋아하고, 많이 안다는 것만으로 직업과 꿈이 보장되지 않아요. 축구를 많이 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건 말 그대로 취미죠. 취미를 직업으로 연결시키고자 한다면 축구 뒤에 붙는 수식어가 중요해요. 예를 들어 축구 기자라고 하면 직업은 기자잖아요. 어떤 직업 군을 갖고자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해야 해요. 그리고 거기에 맞춰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고요. 그렇지 않으면 취미가 직업으로 연결되지 않아요.

그리고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해설이라는 것은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일이에요. 종합적인 사고를 위해서는 독서가 굉장히 중요하니 해설위원을 꿈꾸신다면 독서도 게을리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멘토님의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떤 목표를 아주 구체적으로 설정해 놓고 걸어오지는 않았어요. 축구가 좋아서 일을 시작했고, 축구를 더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죠. 몇 가지 우연과 필연이 반복되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왔어요.

‘앞으로 10년 뒤에 무엇이 되겠습니다’라고는 말씀 드리지 못해요. 다만 지금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에요.

축구를 잘 안다고 제게 말씀해주시고 축구 전문가라고 칭해주시는데 ‘내가 정말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있을까, 그렇게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축구를 더 많이 알고, 공부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축구를 포함한 스포츠문화레저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요. 스포츠문화레저에 관심이 있고 관련 직업을 꿈꾸는 친구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스포츠문화레저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많지만 실제로 어떻게 하면 이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이 직업의 현실이 무엇인지를 그들에게 알려줄 멘토는 없어요. 만약 이 분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함께 드림 프로젝트를 기획해 강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내 직업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축구 해설위원은 OOO이다!
‘축구 해설위원은 주말이 없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 많은 고민이 되는 말이 될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스포츠는 주말에 열려요. 이 일을 시작한 후부터 저는 주말을 제대로 즐겨본 적이 없어요.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여행을 가더라도 평일에 가고요. 휴가도 시즌이 없을 때 가죠. 현실이 그래요.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걷길 원하는 친구가 있다면, 저는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미형

출판.편집 디자인

담당부서:인터뷰

취재:김미형

INTERVIEW
김미형
dangmenso5@saramin.co.kr
EDITOR
김미형
dangmenso5@sara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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