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멘토를 소개합니다.
Chpater 233
유지영님과의 인터뷰
작가는 ‘인생’ 그 차제 이지요.
STRORY 01 About 유지영
성명 : 유지영
직업 : 시나리오 작가
경력 : 10년
제 22회 시나리오 작가협회 시나리오 창작상 수상
- <아버지의 벌통> (드라마 부문)
제 3회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만화가협회 주최 만화가 협회장상 수상.
- <남자가 꼬이는 여자> (스토리 부문)
<삼성전자 제3회 국민화합 2005 대한민국 만화 페스티벌> 대상 수상.
- <1번 국도> (만화 시나리오 부문)
eBOOK 콘텐츠 공모전 당선
- <킬러를 찾아서....> (소설 부문)
<2006 전국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 최종 본선 진출>
- <숲의 약속> (애니메이션 부문)
시나리오 뱅크 최종 본선작
- <이혼계> (영화 시나리오 부문)
<2005 영화진흥위원회 애니메이션 공모 최종 본선작>
- <파리지옥> (애니메이션 부문)
<2009 전국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 최종 본선 진출>
- <파리지옥> (애니메이션 부문)
- 지금 하시고 계신 일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릴게요.
- 사실은 작년부터 ‘유지영 스토리텔링 연구소’를 운영했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잠깐 중단했었거든요. 그러다가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 ‘스토리텔링 연구소’라는 게 어떤 건가요?
-
아이들한테 스토리를 배우게끔 해주고, 교육의 기회를 주고 작품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배양 시키는 것을 목표로 생각 중이에요. 주 대상은 학생들인데요. 비영리재단이다 보니까, 그리고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사람들이 많이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홍보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지금 제가 계획하고 있는 건 우선 스토리텔링 교육, 그리고 멘토링을 통해 작품화 시킬 수 있도록하는 이 두 가지에요. 오늘 인터뷰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에게든 작품화 능력에 대한 멘토링을 해 주고 싶기 때문이었어요. 물론 될 수 있으면 작가지망생이라던가, 단순 취미가 아닌 진지하게 작품을 써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지요.
저 같은 경우에는 방송구성작가도 해봤고 시나리오작가도 했고, 애니메이션, 동화 등 여러 가지 스토리도 써 보면서 다양한 방면에서 글을 풀어봤기 때문에, 어떤 글을 보면 이게 동화로 풀어나가야 할 지 아니면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나가야 할 지 알고 있지요. 이런 부분에서 방향을 찾지 못해서 등단을 못하는 작가들이 굉장히 많아요. 어느 매체에 맞는 글인가에 대한 방향을 찾아 주는 역할을 찾아줄 수 있지요. 보통 자기가 생각 나는 대로 글만 쓰는데, 어느 그릇에 담겨져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고 요리가 되어서 나올 수 있는가를 조언 해 주는 것이죠.
- 작가로 살아오신 세월 동안 계속해서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고 도전 하신 거네요.
- 네. 굉장히 도전을 많이 했죠. 도전하고 성취하고, 다시 시작하고 또 다른 것에 도전하면서. 그래서 경력이 다양한 편이죠. 한번은 대학교에서 ‘기사문 작성’을 가르친 적이 있었어요. 신설과목이라 폐강할 수 없어 제가 가르치게 되었는데 언론고시 준비하듯 6일을 공부하고 4시간을 가르쳤던 적도 있었어요. 남의 영역을 침범하긴 했지만 또 다른 도전이 되었는데 가르치는 시간 동안 가슴이 조마조마했어요. 혹여나 모르는 것을 물어올까 봐서요. (웃음) 그러다 보니 대학교에서 강의한 과목만 14과목이나 되어요.
- 그럼 작가생활을 하시면서 느꼈던 점을 토대로 멘토링을 해주시는 건가요?
- 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느꼈던 것인데요. 학생들에게 영화 시놉시스 써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동화를 써오거나 소설을 써오기도 하면서 무작정 생각나는 대로 써오더라고요. 배운 대로 글을 쓰지 않았죠. 물론 기본적으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마그마가 굉장히 중요한데 그것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분야별로 방향을 제시해주고 싶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그릇이죠. ‘여우와 두루미’라는 우화를 보시면, 편편한 그릇과 길쭉한 그릇 중 어떤 것에 담아지느냐에 따라서 먹을 수 있고 없고가 결정이 나잖아요. 매체 라는 게 그런 거에요.
- 멘토님은 전공이 행정학과인데, 어떻게 글을 쓰는 일을 시작하시게 된 것인가요?
-
저는 작가가 되려고 했던 사람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항공에 입사를 했어요. 승무원이 되고자 시험을 쳤다가 슈퍼바이저 업무를 하게 됐는데, 국내선 지선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죠. 좌석확보하고 만석으로 내보내고 하는 일들이 제 담당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광고공부를 병행하게 되었어요. 그와 동시에 이벤트 플래너 자격을 1기로 수료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결혼을 하게 되어서 대전으로 내려갔어요. 거기서 우연치 않은 기회에 방송모니터링을 하게 되었죠. 일을 하다가, 구성작가 공고를 보고 지원해봤는데 시험을 봐서 합격이 되었어요. 그렇게 구성작가로 시작하고 글을 쓰게 되었죠.
원래는 드라마작가가 해보고 싶었지만 글을 계속 쓰다 보니까, 컨셉은 있는데 어느 매체에 들어가야 하는 건지 정확히 잘 모르는 상태에서 헤매게 된 거에요. 그런 식으로 부딪혀보다가 하나, 둘 매체마다의 장단점을 알게 되고 각각의 적합성에 대해 알게 되었죠.
- 그런데, 방송 모니터닝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
-
모니터닝이란 방송에서 숨겨놓은 코드를 모니터링 하면서 풀어나고 해답을 찾아, 코드가 어떤 식으로 반영이 되었다라고 이야기해주는 과정을 말합니다.
제 경우엔 그 모니터라는 과정 통해 역으로 창조하면서 구성작가가 된 거죠. 구성안 형식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러니까 그냥 형식을 파괴한 상태에서 써 내려갔어요. 방송에서 보이는 대로. 어떤 게 필요하고, 어떤 것을 했으면 좋겠고, 어떤 코드를 숨겨놓았는지 분석하는 식으로요. 그런 식으로 풀어나가야 방송 시청률이 올라가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송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그게 적중을 해서 방송작가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강의를 할 때 역산하는 방법을 권장하곤 하죠. 드라마도 그런 거거든요 클라이막스를 정해놓고 그걸 향해서 치달아 가는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모니터닝을 해 본 사람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게 답을 아는 상태에서 역산해나가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유지영 스토리텔링 연구소를 하려는 이유가 원래 시작 당시에는 학생들만 가르치려고 했었는데요. 멘토링으로 생각을 바꾸게 된 게 헤매고 있는 작가들, 매체를 모르는 작가들에게 방향을 주고 매체의 적합성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 항공사 일을 하시면서 카피라이터도 공부 하셨다고 들었는데, 원래 글쓰기를 좋아하던 편이셨나요?
-
그렇게 좋아했던 건 아닌데 이상하게도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었고 이벤트 플래너 공부도 같이 하면서 이벤트가 어떤 식으로 접목이 되는가를 공부했었죠. 제가 학교를 88년도에 마치고 취업을 했는데요. 그 때가 서울올림픽이 있었던 해라 아직도 기억나죠. 그 올림픽도 하나의 큰 이벤트 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벤트 플래너 공부를 하면서 뭔가를 이룩해 낸 것은 아니지만, 공부를 함으로써 ‘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개최한다’ 라는 사실을 단순하게 인지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이벤트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죠.
접하게 되고 인식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뭔가를 창조해 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에요. 무슨 일을 하든, 해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것으로 인해 다른 해답을 얻고 정반합으로 발전해가면서 지금까지의 경력을 쌓아왔지요.
구성작가시험을 보기로 결심한 것도 모니터링을 하다가 우연히 접한 것이죠. 사실 구성안이라는 형식 자체도 몰랐어요. 모르는 상태에서 방송 모니터를 하다가 역으로 풀어 나간 거죠.
- 멘토님의 경우는 일반 작가들보다 조금 다른 루트를 통해서 작가가 되셨잖아요. 일반적으로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점이 중요한가요?
-
접근 방법이라고 하면 어떤 식으로든 가능하죠. 교육원을 다닐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기가 혼자 쓸 수도 있고, 공모전 당선을 통해 등단할 수 도 있겠지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에는 작가가 되고 난 이후에 2006년부터 추계예술 대학원에 다녔는데 당시에 저는 강의를 나갔기 때문에 전문성을 살리려 입학한 거였지만 지망생들이 추계예술대학원 영상시나리오학과에 들어온 경우도 봤어요.
대학원의 경우, 논문이 시나리오 대본인데 3년 동안 그걸 한편 쓰는 거였죠.
그런데 이런 방법들을 떠나서 커다란 마그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작가가 되는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그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고치질 않죠. 자기가 뭘 쓰고 싶어하는 생각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교육을 받더라도 자기 것을 버리지 않고 써 나가는 거에요. 하지만 이런 경우가 큰 작품이 될 확률이 높아요. 그건유니크하고 독창적 이면서 자신만의 것이면서 또 어느 정도 완성도도 있어요. 이건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더라도 고래를 건진 것과 고등어를 건진 것과는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고등어로 아무리 좋은 상차림을 한다고 해도 고래고기만 못할 수 있죠. 고래고기는 굳이 양념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가치가 있잖아요.
- 그럼 멘토님 말씀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 마그마가 작가로 가는 길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군요?
-
그렇습니다. 그런데 고래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면 그만큼 How to say가 약합니다. 남의 말이 들어오질 않기 때문에 교육을 받아도 들어오질 않는 거에요.
마그마를 최대한 살린 상태에서 How to say를 어떤 식으로 가르치고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하거든요.
- 멘토님께서는 그럼 스토리텔링 연구소 활동을 통해 How to say와 관련된 도움을 주신다는 거네요?
-
네 맞아요. 저 스스로도 굉장히 많이 헤맸고, 지금 생각해보면 무수하게 잘 쓴 작가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등단을 하지 못했던 이유가 How to say, 즉' 어떻게 말할 것인가?' 또는 '어느 그릇에 상차림을 할 것인가?' 를 고민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해요. 아마도 How to say보다 매체를 잘못 찾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더 들었어요. 애니메이션으로 써야 할 것을 영화로 풀었거나, 동화로 써야 할 것을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나가면서 잘못 방향을 잡지 않았나 싶은 거죠. 두루미에게 편편한 접시를 준 것과 같은 이치이죠.
하여 일률적으로 똑같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마그마, What to say 즉, 자신의 물고기를 어떤 식으로 적합하게 요리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고 어느 그릇에 내어야 할 지 맞춤형 멘토링을 해주고자 합니다.
- 작가로 등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 등단하는 데에는, 제 생각에는 도제형식도 있긴 있지만 공모형식이 가장 좋지 않을까 합니다.
- 그럼 공모전에서 입상해 등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중요한가요?
- 사실 공모 요강 안에 답이 다 들어있거든요. 공모 요강을 얼마만큼 잘 파악하는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냥 단순하게 ‘좋은 소재니까 써서 내면 당선 될 것이다.’라기 보다는 공모요강에서 가리키는 바를 잘 파악해야 하죠. 예를 들어서 ‘국민대화합’이라는 주제가 공모요강에 녹아있으면 그것에 맞춰야 하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다른 좋은 소재를 고집해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즉, 공모요강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무엇을 제시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며 키워드를 잘 파악 하는 게 중요하죠.
△ 2005 영화진흥위원회 애니메이션 공모 최종 본선 작 ‘파리지옥’. 파리지옥 속에 갇혀서도 애완동물 (곤충)을 키우고 싶어하는 오동의 판타지 어드벤처로 환상 특급 모험기이다.
- 멘토님께서는 작가가 되시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 글을 쓰면서 제일 좋았던 것은 저 같은 경우에는 아까 말씀 드렸듯이 처음에 굉장히 많이 헤맸어요. 굉장히 다작을 했지만 어느 분야가 적합한 지 많이 헤맸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본선에는 열 작품 넘게 올라갔었죠. 제가 왜 당선이 안됐을까 파악을 해봤을 때 내린 결론이 ‘컨셉이 너무 높다.’ 라는 거에요. 잘 쓰는 것도 물론 중요해서 등단을 하고 공모에 당선 되긴 했지만 그런 경우는 What to say가 적합하게 맞아 떨어져서 된 경우고, 저 같은 경우에는 컨셉이 굉장히 높은 반면에 그 컨셉에 맞는 How to say가 2%가 부족 했던 것이 사실이죠.
- 그런데 한 편으로는 헤매는 과정도 뼈가 되고 살이 되지 않을까요?
-
맞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몇 년씩 헤매면서 작품을 써낸 작가들은 다른 매체에 맞는 작품을 마주해도 또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생겨요. 그런데 자기만 아는, 자신이 추구하는 What to say로만 작품을 써낸 작가들은 다음 작품을 절대로 써낼 수가 없어요 How to say 훈련이 안 되어 있는 거죠. 모름지기 작가란 인내심도 있어야 하고 수많은 작품을 써내야 하죠. 헤매는 시간을 가지면서 기술을 연마한 작가들과 한 작품 운 좋게 당선된 작가들하고는 그 직업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다른 겁니다. 단명 하는 작가들은 다 그러는 이유가 있죠. 자기가 아는 드라마만 알고, 다른 드라마의 법칙을 아예 모르는 거에요.
그렇지만 너무 많이 헤매게 되면 지치게 되지요. 작가들 사이에서 하는 이야긴데, “헤매는 시간이 5년을 넘으면 안 된다.” 즉, 등단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5년 넘으면 안 된다는 말이 있어요. 요즘은 3년이라고 하던데. 더 짧아진 거죠. 저 같은 경우도 5년 만에 두 작품이 당선됐죠.
△ 제 3회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만화가협회 주최 만화가 협회장상 수상작 ‘남자가 꼬이는 여자’ 표지
- 시나리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시나리오에 맞는 매체에서 시나리오 작가는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고 또 시나리오 작가는 어떤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인지 설명 부탁 드려요.
- 시나리오 작가들은 대부분 시놉시스가 공모에 당선되거나 대본자체가 공모에 당선되는 경우가 있어요. 혹은 교육원을 통해서 영화사에 배급되는 방식으로 연결이 되기도 하죠. 하지만 영화화되는 과정에서 수없이 엎어지고 숙성을 하죠. 사실 이러다가 영화화로 진행이 더 이상 안 되는 경우가 태반인데요. 그래도 시나리오 작가라는 직업이 좋은 점은 작품만 타이틀만 걸게 되면 작품 의뢰가 계속 들어와요. 한마디로 먹고 살 수 있는 거죠.
- 말씀하실 때 How to say, 그러니까 글마다 적합한 매체가 각각 따로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것에 대해서 설명 부탁 드릴게요.
-
방송 같은 경우에는 제작진이 ‘어떤 작품을 할 것인가, 어떤 아이템을 풀어 나갈 것인가’와 같은 사항을 의논하죠. 그 과정 자체가 보석을 숨겨두는 작업을 하는 거에요. 즉, 코드를 숨기는 것이죠. 학교 다닐 때 보물찾기 하잖아요. 그런데 정말 못 찾는 곳에 숨기지는 않죠. 이처럼 웃을 수 있을 때 웃게 만드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터트리는 것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방송이 일 방향이긴 하지만, 네모상자 앞에서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방송의 특성이죠.
하지만 영화는 정말로 일 방향으로 주제를 향해 풀어 나가는 겁니다. 방송은 선택권이 시청자에게 있지만 영화는 사실 보다가 중간에 나가는 경우가 많진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러닝타임을 책임지고 클라이막스를 행해서 가야 하는 완전한 일 방향의 구조에요. 그래서 관객이라고 하죠. 이미 무엇을 보러 온 관객에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지요. 그에 따라 감동을 느끼느냐, 못 느끼느냐가 결정이 되니까요
- 그럼 애니메이션이나 동화 같은 매체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나요?
-
애니메이션은 조금 다릅니다. 보통은 영화시나리오를 쓰면서 애니메이션으로 착각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어요. 형식은 같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애니메이션은 ‘향유’를 목적으로 해야 해요. 한마디로 같이 즐기는 것이죠. 귀여운 캐릭터나 아이들이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애니메이션인 것은 절대 아니에요. 향유를 그 목적으로 해야 하고, 온 가족이 볼 수 있어야 하죠. 제일 좋은 예가 모험 코드에요. 가장 무난하죠. 어른들의 경우는 추억의 코드, 아이들은 정말 호기심 있게 즐길 수 있는 코드로 풀어내는 것이 애니메이션 입니다.
동화 같은 경우에는 분명히 아이들 이야기 이긴 하지만 어른들의 무의식이 투영 되는 게 동화에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데렐라의 경우도 가지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반대로 투영해서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좋은 동화가 되는 것이죠.
△ '아하! 나비구조대!' 스틸컷
- 작가 일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시는 때는 언제인가요?
- ‘아하! 나비구조대’ 라는 작품을 썼었고, 그 작품이3D 애니메이션으로 미국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 대상을 받았었는데, 물론 내가 받은 상은 아니지만 내가 쓴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이 상을 받게 되고 인정을 받게 된 것이었기 때문에 뿌듯했지요. 제가 쓴 작품들이 대중성이 높다기 보다는 조금 유니크 한 면이 더 크거든요. 그런데 상을 받았다는 것은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잖아요. 다른 사람의 이력에도 도움을 주고요. 작품을 한 명의 아이라고 한다면, 그 아이에게 명예를 줄 수 있는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좋은 것을 줬다’ 라는 생각으로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게다가 저처럼 작품을 자식으로 생각하는 경우에는 수많은 아이들을 키우게 되는데 실제 제 자식들은 신동훈, 신동엽 두 명의 아들뿐이랍니다.(웃음)
-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긴 시간 동안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 하셨는데요. 또 다음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힘든 기간도 있고요. 멘토님의 경우에는 이런 시기를 어떻게 이겨내시는 편이신가요?
-
저는 책 이라던지 어떤 문구 하나에 감명을 받는 경우가 있어요. 꼭 책이 아니더라도 블로그 같은 매체를 통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서 하나의 어떤 확대점을 잘 캐치하는 편이에요. 그것을 다시 재정립하는 과정을 통해서, 힘들 때마다 다시 일어서죠. 다른 사람들의 개방되고 확립된 생각을 받아 들이는 겁니다.
예전에 ‘1번 국도’라는 작품이 대상에 당선된 적이 있었는데요. 그 작품을 쓰게 된 계기가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인생은 40부터 다.’라는 한 줄의 글을 보고 ‘인생이 60부터 면 어떨까?” 라고 생각하면서 시작했던 것이었죠. 하나의 작은 생각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게 인생을 정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고, 소소한 일상에서 매번 반성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주지요. 그래서 계속 도전하는 삶이 계속되지 않았나 해요.
- 프리랜서로 일을 하시면서 계속 도전해오셨는데요. 작가로서 글 쓰는 것 이외에도 따로 노력하는 것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저는 강의한 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학생들이 정말 무궁무진하게 글을 써오거든요. 학생들의 작품을 읽다 보면, ‘이런 게 작가의 눈이구나, 작가의 눈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 작가의 눈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작가는 두 개의 눈이 있어야 해요. ‘사실’을 볼 수 있는 눈과 동시에 ‘진실’을 볼 수 있는 두 개의 눈을 가지는 것이 ‘작가의 눈’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하나의 커다란 마그마를 갖고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기는 한데 두 눈의 시선이 하나의 작품에만 꽂힌 것이죠. 그런데 다른 습작을 많이 하고 작가가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 사람들은 기술 습득을 하면서 훈련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작품이든 써낼 수 있죠. 두 개의 눈을 다양한 작품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란 영화는 다단계 피라미드를 새로운 시선으로 역으로 창작해낸 거지요. 다단계 피라미드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좋은 방향으로 선회하여 최고의 작품으로 승화한 경우이기도 하죠.
- 결국 작가의 눈이란, 작가가 되기 위한 역량이네요.
-
사실과 진실은 같을 때도 있지만 다른 경우가 허다합니다. 중요한 건작가의 눈을 가진 사람이 작가가 되는 거고, 또 늘 작가의 눈을 가지 수 있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는 거죠.
조금 더 쉽게 말씀 드리면, 방송작가의 경우 찾을 수 있는 곳에 보물을 두고 적절한 타이밍에 찾아서 기쁨을 느낄 수 있게끔 할 수 있는 작가의 눈을 가져야 하겠지요. 그리고 영화의 경우에는 90분 동안 사실과 진실을 뒤집어가며 느낄 수 있게 관객에게 최대한의 시선을 제공하는 거라고 볼 수 있겠지요.
- 작가 일을 오래 하실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으신가요?
-
보통 작가에게는 경제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힘든 시간이 있죠. 저의 경우에는 경제적으로 그렇게 힘든 편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전부터는 많이 힘들었어요.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볼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는 안정되어야 하는데 너무 힘들면 새로운 시각을 얻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언제나 다음 작품을 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큐! 싸인이 떨어지면 쓰기 시작해요. 물론 감독의 큐! 이기도 하지만 제 마음 속으로 큐! 싸인을 주지요. 그건 아이들과의 약속이기도 해요. 글을 써서 제 아이에게 이름을 달아주는 것처럼 제 아들들에게 당당한 작가의 아들들로 살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작가로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지 않았나 생각을 해봅니다. 제 아들들은 밤마다 아이들과 씨름하는 저를 격려해주었습니다. 제 아이들에 대한 책임과 무한 사랑은 두 아들의 협조가 있어 가능했고 지면을 통해서 평소에 하지 못했던 사랑을 전하고자 합니다.
“사랑해! 동훈아. 동엽아!”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두 아들과 다시 가족이 되어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지금 둘 다 군대에서 갔는데 많이 보고 싶어지네요. 저는 집에서 강아지 쪼쪼하고만 하루 종일 뒹굴어요. (웃음) 하지만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제 아들들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집에 있을 때와는 달리 의젓해진 것을 새삼 느껴요.
△ 유지영 멘토님의 아들들. 믿음을 가지고 스스로를 믿을 수 있었던 근본적인 원동력이라고 강조하셨다.
△ 신동훈(좌), 신동엽(우). 아들들을 생각하며 글을 쓰고 강의를 했다는 작가님. 지금도 아들들 생각을 하며 미래를 열어주고자 글쓰기에 더욱 매진 중 이시라고 한다.
- 10년 전으로 돌아가신다면 다시 이 일을 선택하실 건가요?
- 10년 전이면 아마 이벤트 플래너를 해봤을 것 같아요. 공부만 해보고 풀지 못한 숙제거든요. 안 해본 일이니까 어쩌면 그쪽으로 풀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아마 결혼을 안 했으면 그 쪽으로 일을 해봤을 것 같아요.(웃음)
- 멘토님의 멘토님이 궁금합니다. 주로 어떤 곳에서 힘을 받으시나요?
- 저는 정신적 지주가 있다기 보다는,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요. 사람들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접하고, 인터넷 같은 경우 온라인기사의 댓글도 굉장히 많이 읽어봐요. 다양한 시각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사건을 다각도로 볼 수 있는 눈을 키우려고 해요. 이것에 저에게는 힘이 되고 작가의 눈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 앞으로 계획하고 계시는 목표나 꿈이 있으시다면요?
-
지금 쓰고 있는 작품이 잘 되기를 바라는데요.(웃음) 사실 올해2월에 ‘킬러를 찾아서’라는 소설로E-Book 공모전에 당선 됐어요. 그걸 수정하고 보완해서 작품을 잘 끝내고 E-Book에서 대박 한 번 내보는 게 목표죠. 여기서‘킬러’란 확실한 수익원을 말하는 거지요. 저도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헤매다가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또 개신교에 대한걸 다뤄 보고 싶어요. 종교적인 것이긴 하지만 종교에 함몰되지 않은 시각에서 작품을 써 보고 싶어요. 개신교의 문제점을 짚어보면서 ‘순수한 기독교인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같은 문제를 다뤄보고 싶은 거죠.
-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멘토님 만의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 저는 많은 사람들이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작가의 눈을 가지게 되는 데에는 인생의 어떤 격랑 같은 것을 한 번을 겪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그 격랑을 자기 인생으로 받아들였을 때에만 그런 눈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그마가 있다는 건 한 번의 격랑 속에서 자신을 건져낸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게 기회가 더 크게 주어지는 거 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글 쓰는 훈련을 겪어내지 못한 작가는 단명하고 만다는 것이 지론이에요.
- 마지막 질문 드릴게요. “나에게 시나리오 작가는 나에게 OOO다.”
-
저에게 시나리오 작가는 ‘짬짜면’입니다.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 선택 해야 하는 것이 드라마인데, 변증법으로 가는 스토리개론에 의해서는 짬짜면으로 넘어가는 것이 스토리공학이죠.
드라마의 선택이 달라지는 거죠. 또 다른 변형물이 하나가 생기는 거에요. 또 하나의 짬짜면 이라는 게 완성되는 것처럼 시나리오 작가라는 건 What to say, How to say 를 가지고 자기의 인생을, 남들의 인생을 투영 해서 또 다른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 입니다. 시나리오 작가는 ‘인생’이면서 ‘짬짜면’을 만들어내는 요리사라는 생각을 해요.
저는 사실 시나리오작가라기 보다는 스토리 작가란 명칭이 더 잘 어울려요.
리포터 : 유지영 멘토님께서는 작가를 꿈꾸는 분들을 기다리고 있고, 멘토링을 해 주시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열정적으로, 그리고 진지하게 작가가 되어 보고자 하는 분들은 간단한 시놉시스를 저희 사람인HR당멘소 팀이나 멘토님께 보내주세요.
[당멘소 : dangmenso@saramin.co.kr / 유지영멘토님 : yjyoung15@naver.com ]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임두리
시나리오작가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임두리, 강용연
- INTERVIEW
- 임두리
- dangmenso4@saramin.co.kr
- EDITOR
- 임두리
- dangmenso4@saramin.co.kr
위 내용은 사람인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을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Copyright @ (주)사람인HR. all right reserved.
프리뷰어에는 이런 공고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