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관리 직무인터뷰 | 재정비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열정과 노력으로 정비사업 관리를 맡아온 전문가 유정열의 이야기.

17년 동안 재정비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열정과 노력으로 정비사업 관리를 맡아오신 유정열님. 그의 숨은 노력과 열정의 이야기 속으로 함께 빠져보자.

지금까지 해오신 업무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릴게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재개발 정비사업이에요. 낡은 집이나 도시를 새로 정비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런 일들을 조합원들이 직접 하려면 여러 가지 인,허가 과정의 문제도 있고, 서류를 작성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처음 해보시기 때문에 어렵잖아요? 그런 행정 업무를 대행해 드리고, 다른 구역에서 있었던 전례들을 안내를 해주고, 업무를 원할 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과정을 간단히 설명 드리면, 우선 정비구역이라는 사업 범위를 정해야 하고, 범위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로 대표자를 만들어 드려야 해요. 이후에는 사업시행 계획을 수립을 해야 하고, 조합원들의 재산을 평가를 해서 적정한 관리 계획을 세우죠. 이 과정이 끝나고 나면 이주, 철거 또 다시 입주시켜드리는 일 까지 전부하고 있어요.

처음 이 일을 선택하시게 된 동기가 어떻게 되세요?: 제가 1995년도 처음 이 일을 시작했어요. 그 때 당시에는 재개발, 재건축 현장이 많은 것에 비해 컨설팅 하는 회사는 많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아시는 분께서 이런 업무를 저에게 소개를 해 주셨고, 제가 들어보니까 한번 해볼만한 일인 것 같아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죠.

취업 준비를 하실 때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 있으세요?: 정비 사업을 잘 몰랐기 때문에 이 일을 위해서 준비한 것은 아니고요. 95년도 당시에는 서류를 작성을 대부분 한자로 했어요. 또 한자를 약어로 쓰시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약어를 해석해주는 분들을 많이 찾아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이 일을 하시기 위해서 평소에 꾸준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으세요?: 평상시 하는 일 중에 하나가 이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관련된 법규들이 다른 법령에 비해서 자주 바뀌어요. 어떤 때에는 일년에 두 번씩도 바뀌고 이러다 보니, 법을 자주 볼 수 밖에 없죠. 법을 모르면 실수를 하게 되니까 항상 보고 있고요. 또 노력하는 부분이라고 한다면, 저도 상담을 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이왕이면 그분 들이 물어보시는 것을 정확하게 상담해 줄 수 있도록 마음에 유연한 자세를 가지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도움을 드리려고 하고 있어요.

이 일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으세요?: 예전에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성북구에 있는 조합에서 있던 일이에요. 이 곳이 비례율이 상당히 나쁠 거라고 예상을 했었어요. IMF가 끝나는 단계에서 경기가 갑자기 좋아지면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비례율이 올라갔었죠. 수익이 많아 진 것을 조합원들에게 배분 시켜 줄 때 오히려 돈이 너무 많이 남아서 고민을 했던 것들이 기억에 남아요. 또 2007-8년도에는 하루에도 4-5건 씩 현장을 돌아다녔어요. 울산에서 오전에 회의를 하고, 의정부에서 저녁에 회의를 하면서 바쁘게 지냈던 것도 기억에 남네요. 이동거리가 많아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녔어요.(웃음)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일은 하면서 제일 힘든 점은 법이 항상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부분이에요. 사업이나 관리 업무를 진행할 때 법이 갑자기 바뀌는 경우가 있어요. 법이 공표되기 전에 그 일을 마무리 시켜야 하니까 밤잠도 못 자고 일을 마무리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해야 조합원들에게 많은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죠. 처음에 제가 이 일을 시작할 때부터 계속 그래왔던 것 같아요.

업무를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모든 부분이 다 중요하겠지만, 일단은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일을 진행할 때 너무 급하게 생각하고, 내가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하겠다. 이런 마음으로 일을 하면 상당히 어려워요. 이 일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사업이다 보니까 사람들의 개개인 성격이 다 다르고, 개개인이 원하는 바가 다 달라요. 그러다 보니 그 사람들에게 내 주장을 피는 것 보다는 그분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정리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급하기 생각하기보다 조율해가고 조화롭게 일을 진행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죠.

그렇다면 이 일을 하실 때 멘토님만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남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내가 잘났다고 아무리 떠들어 봤자 상대방이 인정하지 않으면 그건 아무 소용이 없거든요. 그래서 전 상대방이 먼저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야기 하게끔 유도를 하고, 그 부분이 실현 가능한지 혹은 불가능한지의 여부를 살피죠. 또 실현 시킨다면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등의 부분을 얘기하고 공유해요. 그래서 제가 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스타일이에요. (웃음) 그 분들과도 또 친해져야 하니까. 그런데 이런 면모가 장, 단점을 떠나서 일을 하기 위해 맞다 라고 생각을 해요.

이 일을 오랫동안 하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이 일을 10년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일단 저는 업무를 맡으면 ‘남들보다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성과물을 만들어 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했어요. 또 조합원들과 몸 부대끼고 같이 다니면서 일을 하고, 그런 날들이 하루하루 쌓이다 보니까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처음 일을 시작했던 당시로 돌아가신다면, 다시 이 일을 하실 건가요?: 네, 그렇게 될 것 같아요.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이 일은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고, 해봤던 일이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 동료들하고 함께 준비하고 있는 일들이 있어요. 정비사업에 전혀 무관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정비사업도 아니지만 조합이 좀 더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하고, 조언을 할 수 있는 일을 준비 중에 있어요. 이 일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노력도 하고 있고요.(웃음)

이 업무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건축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까 대학에서 부동산 학과나 건축, 토목 등의 건설 관련 학과를 전공 한다면 도움이 될 거라고 봐요. 그런데 그 부분만 있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고요, 이 일은 현장이나 시기에 따라서 같은 상황이라도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는 일이에요. 그런 기초적인 지식을 가지고 현장에서의 경험을 꾸준히 쌓는 다면 훌륭한 정비사업 관리 전문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비사업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 합니다.: 몇 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이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때는 우리나라의 경기가 좋았고, 아파트 분양이 참 잘되었을 때죠. 그러다 보니까 이 일을 하는 회사 자체가 자급력이 충분 했었죠. 그런데 요즘에는 미분양 사태가 터지고, 경기가 안 좋아 지다 보니까 상황이 조금 어려워졌어요. 부동산의 패턴과 같이 맞물려서 돌아가는 사이클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이 돈을 단시간에 벌어보겠다라는 생각으로 접근을 한다면, 상당히 위험 하다고 봐요. 그게 아니라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통해 여러 사람과 함께 공유하면서 좋은 곳에 써보겠다 라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장기적인 목표의 차원으로 길게 보고 일을 시작해야 해요. 그런 여유를 갖고 시작한다면 반드시 본인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나에게 정비사업이란 000이다. 무엇입니까?: 정비사업은 공기에요. 낡은 건물이 새 건물로 바뀌고, 또 세월이 흐르면 새 건물이 다시 낡은 건물로 순환을 하잖아요. 공기가 순환을 하는 것처럼, 또 공기가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듯이 저도 이 일이 없이 살 수 없죠. 삶의 터전이다 보니까 제 입장에서는 공기가 아닌가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