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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으로 산다는 건2] #4 승진 앞에 당신이 답해야 하는 질문 하나

[팀장으로 산다는 건2] #4 승진 앞에 당신이 답해야 하는 질문 하나

이미지 출처 - 게티 이미지 뱅크 

 

이제 다음 달이면 팀장으로 승진합니다. 팀원으로 일할 때 좋은 평가를 받았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주위에선 축하의 메시지가 당도합니다. 기분은 좋은 데 갑자기 두려움이 다가오네요. 당장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누가 알려주면 좋으련만, 인사팀에 물어보니 리더십 교육은 서너 달 후에 잡혀 있다고 합니다.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아마도 이 경우엔 사람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할 공산이 큽니다. 나를 임명해준 임원을 만나 저간의 사정을 들어보고, 팀원들과 현재 이슈에 대해 대화하며 상황 파악을 하고 싶겠죠. 중요한 사항이지만 우선순위를 따져보면 이것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이 따로 있습니다.

 

차분히 앉아 물음 하나에 답해봅니다. ‘나는 왜 팀으로 일해야 하는가’입니다. 지금까지 팀원으로 일해왔고, 이제 곧 팀장이 되는데 새삼스레 이런 자문을 해야 하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팀장으로 성공하는 데 이 질문 하나가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기 때문이니 각별히 집중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왜 팀으로 일하는가

근대적 기업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던 150여 년 전의 미국에선 지금 같은 ‘사업부, ‘부서,’ ‘팀’ 같은 기업의 하위 조직이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사장이 재무 책임자, 영업 책임자, 생산 책임자 등의 역할을 동시에 맡았습니다(특히 제조기업에서). 지금처럼 사업이 복잡하지 않았으며 직원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생산성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소수의 경영진이 전체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도 작용했습니다. 그러다가 프레더릭 테일터의 ‘과학적 관리법’이 출현합니다.

 


그의 관리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공장에서 생산성 향상은 투입자원, 즉 노동자의 수를 늘리거나 노동자의 업무 강도를 높이는 강압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던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당시 경영자는 노동자의 ‘일’ 자체에 관심이 크지 않았습니다. 장시간 노동, 아동 노동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반대로 노동자들이 태업해도 근거를 가지고 설득할 수 없는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테일터의 과학적 관리법은 우선 작업을 과업 단위로 분류하여 과업 수행에 필요한 노동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합니다. 과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시간연구와 동작연구를 진행하는데 여기에서 수단이 되는 것이 매뉴얼입니다. 노동자가 아닌 일 자체를 표준화하여 시간당 산출량을 예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사실 지금의 9to6 근무제가 여기서 기인했죠). 

 

관리법 도입의 결과는 생산성 급증으로 나타났습니다.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나고 관리 포인트가 많아졌습니다. 규모를 키워 자본을 축적한 기업들은 점차 다각화를 생각합니다. 사업의 복잡화에 따라 드디어 현대적은 ‘사업부제’가 1920년대에 등장합니다. 1929년 촉발된 대공황의 여파로 잠시 위축되나 싶었지만 결국 현대 기업의 보편적인 조직 형태가 됩니다.

 

조금 돌아왔습니다만, 회사에서 영업부, 마케팅부, 기획조정부, 재무부, 생산부, 기술연구부 등으로 구분을 두고, 묶음으로 일하게 역사적 배경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조직으로 일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팀에서 일했던 것이고요, 이제 그 수장이 되려고 합니다. 만약 이런 근본 이유에 배치되는 행태를 보인다면 당신은 근본 없는 팀장이 될지도 모릅니다. 

 

 

최악의 팀장은 누구인가

여러분이 경험한 상사(팀장) 중 최악이라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나요? 대략 이런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 자기 기분대로 소리치는 상사 

- 책임을 지지 않고 팀원의 공을 가로채는 상사

- 두려움을 모티베이션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상사

- 팀원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자기 고집을 부리는 상사

- 늘 마이크로 매니징하는 상사

- 비현실적 기대 수준을 가지고 강요하는 상사

 

‘인성이 나쁜 사람’, ‘떠올리기 싫은 사람’, ‘나에게 모욕감을 준 사람’ 등으로 회상되는 이 상사의 특징을 꿰뚫는 공통점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팀이 팀(Team)으로 일(Work)하지 못하게 만드는 상사’라는 것입니다. 팀으로 일하는 그 이유 – 팀워크 – 를 불능 상태로 만드는 사람입니다. 수긍이 가다가도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예전 상사들은 대부분 이런 유형의 상사였는데 성과 내고 임원까지 됐었는데요?”

 

리더십은 시대와 함께 간다

예전 한국 기업의 전략은 ‘fast follower (빠른 추격자)’였습니다. 우리에겐 따라잡아야 할 선진국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기계를 개발할 때 아무 기술이 없었잖아. 요즘처럼 인터넷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막막하더라고. 그래서 일본 기술자를 스카우트하려고 했는데 누가 후진국에 오겠어.  그냥 일본 기계 다섯 대를 수입해왔지. 몇 달을 기계에 매달려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고를 반복했어. 분해한 부품하고 비슷하게 깎고 조여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지. 그렇게 하다 보니 작동이 되는 놈이 나오더라고. 그렇게 시작했어.”

 

기계업종에서 근무했던 지인이 들려준 옛날 기술 개발의 에피소드다. 그때 우리의 목표는 분명했다. 거기까지 남들보다 빠르게, 돈을 덜 쓰면서 올라가면 됐다. 다시 말해 ‘효율’이 한국 기업의 최고 선이었다. 그러다 보니 리더가 방향을 정해 깃발 들고 나서면 일사불란하게 따르는 것이 요구됐다. 카리스마 리더십이 필요했던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이제 우리 기업 중 상당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 됐다. 목표했던 고지에 올라섰다. 우리의 과거 경쟁사는 옆에 있거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없다. 성취의 기쁨도 잠시, 눈 앞에 쫓아갈 다음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과거의 효율은 점차 빛을 바래가고 있다. 리더십도 시대와 함께 변해가고 있다. 

 

 

이미지 출처 - 게티 이미지 뱅크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팀장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왜 내가 팀으로 일하는가’, ‘팀으로 일하는 데 나는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기여를 통해 무엇을 성취할 것인가’ 이 세 가지 질문을 항상 생각하면서 시작하면 큰 패착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구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같은 질문을 던져보고 마음 속의 기준으로 삼을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팀장이 됐다는 것은 당신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야 하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달라진 우리나라의 기업과 같이 말이다. 지금껏 바쁘게 살아온 당신은 자신을 돌아보고 다짐할 갈림길에 있다. 그래야 제대로 된 길로 접어들 수 있다. 쓰러져도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다. 기술적이고 세밀한 how-to로 바로 덤벼드는 것은 설탕 범벅 과자를 집어 드는 어린애와 다름없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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