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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릿고개 오나…남해안 조선벨트 일자리 지키기 비상

연합뉴스2020-07-26

또 보릿고개 오나…남해안 조선벨트 일자리 지키기 비상
대우조선·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물량 감소, STX조선은 수주 부진

해양 플랜트 제작[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창원·거제=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세계 1위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 기간산업이자 경남 주력산업인 조선업에 또다시 고용 먹구름이 몰려오는 분위기다.
인력 집약적인 조선업은 다른 산업보다 고용효과가 크다.
그러나 최근 창원, 거제 등 경남 남해안 '조선벨트'를 중심으로 2008년 금융위기 후 닥친 일자리 위기가 올 하반기 이후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거제시는 세계 2·3위 조선소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있는 조선 도시다.
조선산업이 전체 고용인원(고용보험 기준)의 60% 이상, 수출액의 90% 이상, 지역내총생산(GRDP)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조선업이 휘청거리면 지역 경제 전체가 동반 침체한다.
그런데 최근 조선업 일감부족으로 거제에서만 최대 8천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상선·해양플랜트·특수선 분야 중에서 1기당 2천명 안팎을 투입하는 해양플랜트 분야가 고용 사정이 어렵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1기,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3기를 제작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올해 말, 내년 초에 걸쳐 해양플랜트를 발주사에 순차적으로 인도한다.
삼성중공업은 3기를 모두 인도하면 후속 해양플랜트 물량이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초 수주한 1건이 있지만, 실제 제작에 들어가는 것은 1년 6개월 이상 걸린다.



해양 플랜트 제작은 아파트 건설과 성격이 비슷하다.
상선보다 인력 수요가 크고 공정별로 필요한 인원수 차이가 커 조선소 직영 인력보다 협력사 직원을 대거 투입한다.
두 조선소 해양플랜트 물량이 차례로 소진되는 올해 말, 내년 초부터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고용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친다.
외부에서는 최근 우리나라 조선 3사가 최대 100척 이상 발주가 예상되는 카타르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프로젝트를 따내 조선업이 살아나지 않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관련 계약은 카타르 LNG선을 정식으로 발주하기 전 선박 건조에 필요한 도크(공간)를 확보하는 예비 계약이다.
정식 건조계약을 반드시 체결해야 하고, 건조 계약을 하더라도 실제 건조에 들어가는 것은 2∼3년 뒤다.
카타르 LNG선 건조가 본격화할 때까지 버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거제시는 해양플랜트 발 고용 위기에 대비해 거제형 조선업 고용모델 개발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신규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기존 조선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목표다.
거제시는 조선업 노사 상생협력을 기반으로 고용을 유지하면서 조선업을 혁신하는 방향으로 고용유지 모델 얼개를 짜고 있다.



생산직과 사무직 합쳐 1천명이 근무하는 STX조선해양은 일단 고용위기 급한 불은 껐다.
이 회사 생산직은 일감 부족으로 2018년 6월부터 250여명씩 번갈아 6개월 일하고 6개월은 월급을 받지 않고 대기하는 무급순환 휴직을 반복했다.
생산직 직원들은 무급 순환 휴직이 3년째 접어들자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3일 경남도·창원시·STX조선 노사는 노사정 협약을 했다.
협약에 근거해 경남도, 창원시는 현재 채권단 관리를 받는 STX조선을 인수할 기업을 물색하기로 했다.
무급휴직 대상인 생산직 직원들은 4개월가량 공공근로에 투입하는 방법으로 고용유지를 돕는다.
그러나 앞으로 수주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고용 위기가 또 닥칠 가능성이 상존한다.
STX조선은 코로나19 발생으로 선주들과 대면이 어려워지면서 올해 수주를 1척도 하지 못했다.
STX조선 수주잔량은 현재 7척에 불과하다.
올 하반기 추가수주가 없으면 내년 3월에 일감이 바닥나 또 구조조정에 직면할 수 있다.
sea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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