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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애니메이터 직무인터뷰 | 가장 간단한 도구로 가장 큰 꿈을 그려내는 플래시 애니메이터 주기환 멘토의 이야기

당신의 멘토를 소개합니다.

Chpater 270

주기환님과의 인터뷰

자신에게 맞는 별을 찾아간다면 누구나 슈퍼맨이 될 수 있습니다.


STRORY 01 About 주기환

성명 : 주기환

직업 : 플래시 애니메이터

경력 : 13년



멘토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주기환입니다. 경력 13년차의 애니메이터구요. 주로 플래시를 이용해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멘토님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지금은 E-Learning 콘텐츠에 삽입되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주로 합니다. 기업이나 초등학교에서 사용되는 교육용 콘텐츠에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고요. KBS에서 방영한 ‘TV동화 행복한 세상’과 평화방송에서 방영한 성서 애니메이션 같은 TV용 애니메이션도 제작했습니다. 애니메이션 DVD도 4편 정도 제작했습니다. 애니메이션 감독도 했었고요.
멘토님께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적부터 만화를 좋아했지만 학창 시절까지만 해도 애니메이터가 되어야겠다라는 명확한 생각은 없었습니다. 군대에서 제대하고 난 후에야 진로를 정하기 위해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인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을 같이 할 수도 있었고, 이미 취득해놓은 자격증을 가지고 기술직으로 진로를 정할 수도 있었죠. 실제로 시도도 해봤고요.
그런데 저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만화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던 어릴 적 생각이 났고 애니메이션 제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고향인 부산에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죠. 서울에 올라와서 제가 제일 처음 구한 직장은 셀 애니메이션 동화를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처음엔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돈도 벌 수 있으니까 정말 신이 나서 일했죠.
셀 애니메이터를 계속 할 수 있었는데도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전환하신 된 이유가 있을까요?
셀 애니메이션은 한 장씩 정성을 들여서 애니메이션을 완성해나간다는 부분에서 큰 매력이 있었어요. 그러나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야만 완성이 되기 때문에 내 자신만의 창작물을 그리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때 플래시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는데, 플래시라는 프로그램이 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구조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작을 구현하고 소리를 넣는 것은 더 쉽다는 장점이 있고요. 플래시를 이용해서 가장 좋았던 것은 혼자서도 완성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플래시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까지 계속 플래시 애니메이터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밑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거칠게 그려놓은 밑그림 위에 선을 그리고 채색을 하는 순으로 진행합니다. 채색을 한 캐릭터에 동작을 부여하고 시나리오에 맞춰 표정이나 움직임을 부여한 다음 소리를 입히면 애니메이션 한 편이 완성되죠.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는 다른 분이 쓰시는 건가요?
콘텐츠를 제작하는 쪽에서 시나리오를 써서 주시죠. 시나리오와 함께 성우들이 녹음한 파일도 보내주세요.
녹음 파일도 보내주신다고요? 그림 작업이 완성된 후에 음성을 입히는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개인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많은 애니메이터들이 녹음파일을 듣고 그림을 그립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성우들이 녹음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에는 녹음을 들으면서 하면 더 수월하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녹음을 요청합니다. 녹음을 들으면 시나리오로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도 잡아낼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면 시나리오에 아줌마라고 써있으면 캐릭터로 그릴 수 있는 연령대가 다양해지죠. 젊게는 20대부터도 아줌마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연기하는 성우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젊은 사람인지, 나이가 많은 사람인지 알 수 있어요. 캐릭터의 나이, 성격, 심지어 체형까지 모두 목소리에 들어가있으니까 성우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림을 그릴 때 캐릭터를 더 잘 살릴 수 있죠.
목소리로 캐릭터의 체형도 알 수 있나요?
저도 재미있다고 느끼는 부분이에요. 성우들이 시나리오를 분석해보고 캐릭터가 욕심이 많으면 뚱뚱한 사람 목소리를 내요. 그래서 목소리를 들으면 체형이나 성격도 알 수 있죠. 표정도 목소리에 따라 다르게 그리게 됩니다.
시나리오만 보는 것보다 녹음 파일을 듣는 것이 연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네, 도움이 됩니다. 목소리를 들어야지 캐릭터도 자연스럽게 나오거든요. 또 스토리에서 끊어줄 부분과 강조해야 할 부분 나눌 때도 도움되죠. 녹음을 들으면 전체 내용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진다고 보면 됩니다. 시나리오만 보면 내용을 읽는 동안에 떠오른 연출이나 신 구성이 떠올랐다가도 막상 그릴 때는 잘 기억이 안 났는데, 녹음을 들으면서 하니까 자연스럽게 그려야 할 장면이 머리 속에 떠오르더라고요.
시나리오와 음성을 따라서 그림을 그리고 나면 애니메이션 하나가 완성되는 건가요?
음성 파일을 그림에 맞춰서 잘라 넣는 것까지 해야 하나가 완성됩니다. 화면이 넘어가는 장면에서는 소리를 끊어줘야 자연스럽게 소리와 영상이 맞게 되거든요. 소리까지 입히고 나면 하나의 애니메이션이 완성이 됩니다. 그 후에 기획자의 의도에 맞게 수정하는 과정이 몇 차례 진행되기도 하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이 거대한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보이네요!
그렇죠. 며칠이나 몇 주 만에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대부분 몇 개월 길게는 1년도 걸립니다. 동화책의 경우에는 20권을 애니메이션화 하는데 1년의 기간이 걸려요. 한 달에 2~3편씩 꾸준히 만들게 되는 거죠. 초등용 교육 콘텐츠의 경우 새 학기 시작 전이 가장 바쁩니다. 학기가 시작하면 줄어들었다가 방학이 되면 또 확 늘어나죠. 제작하는 콘텐츠에 따라 기간이 많이 달라지는 프로젝트입니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나, 3D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매력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세요?
혼자서도 기획부터, 시나리오 작성, 제작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제가 처음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빠진 것도 그 부분이죠. 약간의 손재주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 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UCC로도 많이 제작됩니다.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유행했던 ‘1루수가 누구야’도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다른 사람과 차별화 된 포인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누구나 다룰 수 있을 만큼 가장 기본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것으로 차별화를 두기는 어려워요.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참신한 연출이 빛을 보죠. 기본적인 툴에 만드는 사람의 능력이 발휘되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에요.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방송용 애니메이션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와! 플래시로 방송용 애니메이션도 제작할 수 있다니 정말 놀랍네요!
플래시는 생각보다 다양한 범위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방송용 애니메이션은 플래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에요. 캐릭터는 플래시로 가지만 배경은 포토샵을 이용하죠. 플래시로만 제작하면 정교함이 떨어지거든요. 포토샵은 그래픽을 전문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인 반면에, 플래시는 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동작을 중시한 프로그램이고요. 그래서 아무리 플래시를 잘 사용해도 포토샵과 같은 효과를 주기는 힘듭니다. 각각의 장점을 살려 두 프로그램을 모두 사용하면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더 정교한 표현을 할 수 있죠. 플래시와 포토샵은 같은 회사 제품이기 때문에 호환도 잘 돼서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새로운 애니메이션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멘토님께서는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다른 사람의 작품을 많이 보려고 합니다. 잘 그린 작품이 있으면 따라서 그려보기도 하고, 좋은 연출이나 효과가 있으면 기억해뒀다가 제 작품에 사용해보기도 하고요. 포토샵을 사용해서 배경을 만드는 것도 플래시만 사용하던 것에서 벗어나서 좀 더 다양한 연출을 보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특별히 좋아하시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있으신가요?
‘에어리어 88’!!!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사랑과 우정, 배신의 내용이 기업의 인수 합병 과정에 잘 녹아있습니다. 복합적인 이야기를 다루려다 보면 자칫 스토리가 산만해질 수 있는데 ‘에어리어 88’은 재미있게 잘 풀었습니다. 그림도 그에 맞게 훌륭하고요. 전반적으로 보고 배울 점이 많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요즘 나온 애니메이션 중에는 어떤 것을 재미있게 보셨나요?
최근에는 ‘진격의 거인’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진격의 거인’은 설정이 참신해서 좋아합니다. 거인이 나타나서 전 인류를 멸종시키고 그에 대응해서 벽을 쌓는 것 같은 설정이 참신하더라고요.


△ '에어리어 88(왼쪽), 진격의 거인(오른쪽)'

플래시 애니메이션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을 말씀해주세요.
가장 좋은 방법은 플래시 애니메이션 구직 공고를 꾸준히 살펴보는 것이에요. 구직자들이 정규직만 고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계약직으로 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계약직이라고 해도 그 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해주면 기간이 끝나도 계속 같이 일하자고 제안하시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도 그렇게 해서 고정적으로 몇 군데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플래시 애니메이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나 자격 같은 것이 있을까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을 회사에서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질적으로 회사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빠른 제작 능력입니다. 기한 내에 만들어 주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죠. 많은 시간을 들여서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기한 안에 만들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제작 속도가 느린 사람은 기한을 맞추기 위해 야근과 철야를 해야 하는데 그게 반복되다 보면 오히려 자신이 지치게 되거든요.
제작 속도가 빠른 사람이 유리하겠네요?
그렇죠. 그렇지만 자신의 제작 속도를 줄여서 말할 필요는 없어요. 회사에서 면접 볼 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포트폴리오에 제출한 작품 만드는데 걸린 시간에 대한 겁니다. 회사에서 제작을 빨리 하시는 분을 선호하는 것을 아시고 실제로 만든 시간보다 줄여서 말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 일주일 걸려서 한 작품을 만든 사람은 자신이 제작기간 동안 여러 사정이 있어 일주일이 걸린 것이지 작품에만 몰입했으면 3일 만에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면접에서 그 사람은 포트폴리오 제작 기간을 3일이라고 답합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작품에만 몰입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원래 제작하는 기간보다 하루 이틀 더 걸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채용하는 입장에서도 일주일 걸렸다고 해도 전혀 늦었다고 생각 안 해요. 그렇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오히려 3일 걸렸다고 이야기하면 회사에서 기대하는 시간이 더 짧아지기 때문에 제작 기간도 더 짧게 주거든요.
애니메이션 전공자가 아니면 이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어려울까요?
아니요. 애니메이션 전공자 보다는 애니메이션을 잘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더 필요합니다. 저도 미술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으로 일을 시작했거든요. 꾸준히 그리다 보니까 그림실력이 늘었고 그래서 애니메이터가 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전공이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오기보다는 아티스트적 마인드를 가지고 자기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분들이 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플래시 애니메이터로써 가장 힘든 점은 어떤 부분이세요?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에 맞게 충분히 파악하고 제작해도 보는 사람의 취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수정을 요청하는 부분이 다양하거든요. 어떤 때는 스무 차례씩 요청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멘토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세요.
제 아들이 둘 다 초등학생인데 학교에서 제가 만든 콘텐츠를 사용해서 수업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수업 시간마다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대요. “우리 아빠가 그린 그림이다. 뒤에 나오는 내용도 다 안다.”하면서요. 어느 날은 퇴근해서 집에 올라가는데 아들이 놀이터에서 친구들하고 놀다가 저를 발견하고는 불러서 자랑을 하더라고요. 수업할 때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우리 아빠가 그렸다고 하면서요. 아들 친구들 앞에서 저도 스타, 아들도 스타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친구들 앞에서 자랑이 되는 아빠가 되니까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보람도 있더라고요.
아들이 친구들 앞에서 아빠 자랑을 할 때 플래시 애니메이터로써 가장 보람 있으셨을 것 같아요.
아버지로써는 아들 앞에 당당해질 때 가장 보람 있지만 애니메이터로써는 제가 만든 작품이 잘 나왔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보통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후에 완성본을 회사에 보여주면 수정할 부분을 말씀해주시는데, 제가 만든 애니메이션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수정할 부분이 없다고 하실 때 뿌듯함을 느끼죠. 지금도 일을 하다가 막히고 힘이 들 때 제가 만든 것 중 가장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보곤 합니다. 그럼 기분도 좋아지고 막혔던 일도 술술 풀리더라고요.
멘토님이 만든 것 중에 어떤 애니메이션이 가장 마음에 드세요?
DVD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인데 ‘사부님 사부님’시리즈가 있어요. 다시 볼 때마다 어떻게 연출을 했었는지 어떤 부분을 재미있게 풀어냈는지 보면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제작을 마치고 DVD를 받았을 때 정말 좋아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 모노노케 히메 DVD 옆에 놔뒀을 정도니까요.
플래시 애니메이터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점일까요?
영상도 언어잖아요. 플래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제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 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여러 사람이 같이 만드는 애니메이션에 비해서 저만의 스타일을 많이 살릴 수 있으니까요.
멘토님의 생각을 고스란히 영상으로 전달 할 수 있는 부분이 매력이라는 말씀이시죠?
그렇죠. 저는 메시지를 주는 것도 좋지만 영상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을 보시고 정말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시고 속편 제작해보라고 말씀 하시면 정말 힘이 나죠.
플래시 애니메이터가 되신지 13년입니다.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플래시 애니메이터로 4~5년쯤 일하게 되니까 내가 쓴 시나리오가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꿈 하나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플래시로 작업한 것이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스케일이 큰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멘토님께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계속 시나리오를 써보고 있어요. 그래서 정말 멋진 시나리오를 쓴 적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재미있다고 할 정도로 좋은 시나리오였는데, 작년에 비슷한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전우치랑 구가의 서 마지막 회요! 제가 생각한 시나리오가 단군의 둘째 아들 이야기였는데요. 반인 반수의 운명을 타고나서 전우치처럼 3,000년 정도 후의 세상에서 히어로 역할을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까지 다 설정해놨는데 드라마로 방송되는 것을 보고 허무함을 느꼈죠. 사람 생각이 비슷하다 보니까 먼저 생각하신 분이 있으셨던 것 같더라고요.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아쉬웠습니다.
고전에서 많은 영감을 받으시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에게 교훈을 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기획하다 보니까 고전을 많이 찾아보게 됐습니다. 고전에는 우리가 잘 모르지만 위대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비하인드 히어로’에요. 우리가 위인이라고 생각하면 이순신, 세종대왕, 을지문덕 같은 분들만 생각하기 마련이죠. 우리가 아는 분들 외에도 훌륭한 업적을 남기신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요.
멘토님께서는 애니메이션 소재가 될 만한 자료를 계속 조사를 하고 계시는 거군요!
네, 자료 조사를 하다 보니까 숭고한 이야기가 많아요. 간송 전형필 선생 같은 경우에는 일제시대 중에도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써가면서 문화재를 사들이신 분이에요. 노름꾼으로 위장해서 다른 사람의 손가락질 받았지만 실제로는 독립자금을 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신 분이죠.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많은데 모르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수집하고 있습니다.
멘토님께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계신 것 같아요.
요즘도 계속 여러 시나리오를 구상 중 입니다. ‘비하인드 히어로’외에 생각하고 있는 것은 행성 충돌 한달 전의 지구 모습에 대한 것이에요. 곧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폭동을 일으키는 사람들 속에서 끝까지 자신의 인간성을 지키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어요.
멘토님이 보시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어떤가요?
미래에는 여러 가지가 자동화가 되겠지만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도 3D보다는 2D의 감성을 찾으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고요.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2D애니메이션으로써 감성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반적인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시장의 발전속도가 더딘 것이 아쉽습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만 비교해도 디즈니나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간혹 극장판으로 올려지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은 마당을 나온 암탉 이후에 찾아보기 어렵거든요. 실제로 좋은 애니메이션은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대중화가 안 되는 부분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현재 상황을 새벽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침은 반드시 오지 않겠습니까?
애니메이션 시장의 아침이 오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겠네요?
그렇죠. 그런데 요즘 애니메이션 전공한 학생들이 게임 쪽으로 많이 진출한다고 합니다. 덕분에 게임 애니메이션은 많이 발전하고 있죠. 시각적인 부분이 좋아지면 그에 따른 다른 사양도 발전하게 됩니다. 게임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에도 발전의 계기가 도래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사회 초년생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멘토님은 다시 플래시 애니메이터를 선택하실 건가요?
네, 선택할 거예요. 사회 초년생으로 돌아간다면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더 최선을 다해볼 것 같아요. 힘들고 피곤할 때 설렁설렁 넘어갔던 일들을 더 잘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약간이라도 준비를 하고 이 분야로 진출했을 것 같아요
어떤 준비가 필요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미술에 대한 공부 를 조금이라도 했을 것 같아요. 제가 미술 공부를 체계적으로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색을 조합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거든요. 밝은 색을 자칫 잘못 사용하면 너무 촌스럽거나 눈이 아플 정도로 형광 색을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한 어두운 톤으로 조합해서 사용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까 한계가 생기더라고요.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는 밝은 색상도 필요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죠.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콘텐츠가 있을까요?
연출을 배우고 싶다면 안노 히데아키 감독 작품 중에 ‘그와 그녀의 사정’을 추천합니다. 안노 히데아키 감독은 연출로 스토리를 풀어가는 능력이 탁월한 감독입니다. 배경 색깔이나 날씨주인공의 기분이나 전체 분위기를 그려내거든요.
색을 잘 사용한 애니메이션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입니다. 디즈니에서 나온 애니메이션은 종합적으로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을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모노노케 히메’를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모노노케 히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는 많이 다른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에요. 이전 작품들이 아이들도 볼 수 있는 편한 그림들이었던 것에 비해 모노노케 히메에는 잔인한 장면도 나오죠. 다른 작품에서는 빠지지 않고 나오는 공중신도 없고요.


△ ‘그와 그녀의 사정(왼쪽),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가운데), 모노노케 히메(오른쪽) ’

후배들이 갖춰야 하는 역량이나 자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어떤 작품을 만들더라도 집중력을 끝까지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작 막바지에 가면 빨리 마무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요. 그렇다고 해도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플래시 애니메이터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언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100명의 애니메이터가 있으면 각기 잘하는 부분이 전부 달라요. 연출을 잘하는 사람, 색을 잘 쓰는 사람, 효과음을 잘 넣는 사람이 각각 따로 있죠. 그런 자신의 장점을 잘 이용하는 것이 좋아요. 제가 신입들이 오면 항상 알려주는 것이 초인이 되는 방법이에요.
초인이요? 슈퍼맨 같은 능력자 말씀하시는 거죠?
그렇죠. 초인하면 슈퍼맨이 딱 떠올라요. 슈퍼맨은 날 수도 있고, 힘도 세죠. 일반사람들은 하지 못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슈퍼맨이 대단하다고 느끼죠. 그런데 슈퍼맨은 크립톤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에요. 슈퍼맨이 고향인 크립톤에 가면 과연 대단한 사람일 수 있을까요? 모두 다 날 수 있고 힘도 센 사람들 사이에서? 크립톤에서는 슈퍼맨도 평범한 사람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에요. 각자 잘하는 장기가 있어요. 그런데 잘하는 것을 살리지 못하는 곳에 있으면 평범한 사람이 됩니다. 연출을 잘하든 색을 잘 쓰든, 자신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곳에 가면 초인이 될 수 있어요. 지금 있는 곳에서 평범하다고 해서 자신의 능력을 저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멘토님에게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OOO이라고 정의해주세요.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제 꿈을 실현시켜주고, 생각을 표현하게 하는 가장 좋은 도구입니다.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조선일

VM

담당부서:인터뷰

취재:조선일

INTERVIEW
조선일
dangmenso4@mailinfo.saramin.co.kr
EDITOR
조선일
dangmenso4@mailinfo.sara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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