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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in 생활백서

나도 모르게 나를 지배하는 패턴, 그리고 사회생활

 

나도 모르게 나를 지배하는 패턴, 그리고 사회생활

성격과 사회생활의 관계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서 착각하는 것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나 스스로를 잘 통제하고 있으며, 마음먹기에 따라 나 자신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람 쉽게 바뀌는 것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내가 그렇지 뭐'라고 자포자기하기도 하죠. 

 

이번 글에서는 나의 성격과 사회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는 왜 이렇게 표정관리를 못하는 걸까? 단체생활이 안 맞는 것 아닐까?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힘들어..등등과 같이 성격에 대한 고민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머릿속을 단순하게 나눠보면 딱 두 가지가 나옵니다. 하나는 의식적인 사고의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무의식적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영역입니다. 

 

먼저, 자동 영역은 우리가 외부의 자극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 사용됩니다. 

 

가령 반가운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가 일부러 얼굴 표정을 짓지도 않았는데 반가움이 얼굴에 나타나고, 반대로 짜증 나는 상황이 생겼을 때 마음은 어떻게든 냉정해지려고 하지만 얼굴로는 이미 세상 무너진 표정을 짓는 것 같은 것이죠. 간단한 얼굴 표정조차도 우리 생각과는 다르게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연예인들이 자기를 찍은 관찰카메라 영상을 보면서 깜짝 놀라는 것처럼 말하는 건 상당 부분 사실일 겁니다. 자기 기억에 그런 표정을 지은 적이 없을 것이거든요. 자동으로 처리되는 대부분의 일은 우리의 기억 중추에 오지 않습니다.) 

 

이 영역의 통제가 미치는 것은 단순히 순간적인 반응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정이나 습관에 기반한 마음 상태, 말, 그리고 행동 등입니다. 우리가 깨어있는 동안 하는 대부분의 ‘action’들이 사실은 이 영역의 소관이죠. 또한 우리가 학습하는 많은 일들이 처음에는 이성의 영역에 있다가 익숙해지면 자동의 영역으로 넘어옵니다. 가령 컴퓨터의 자판을 치는 일이 그렇고, 자전거가 그렇고, 우리의 말과 행동이 그렇습니다. 많은 경우, 우리의 생각과 감정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이성의 통제가 미치는 의식적 사고의 영역이 있습니다. 

 

뭔가 깊게 생각해야 하거나, 의사결정을 하는 상황에서 활성화되는데요 이 영역에서 오래 머물 수 있다면 우리 모두는 굉장히 이성적이고 정확한 사람이 될 겁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우리 주변에 이렇게 논리적인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생각해보면, 우리가 생각보다 이 영역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의식적 사고의 영역이 활성화되어도 이성적 판단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감각들은 모두 자동 영역의 통제를 받는데, 여기서 정보를 잘못 받아들이면 아무리 논리적으로 따져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애초에 틀린 정보를 가지고 따져보는 것이니까요. 

 

심지어는 잘못된 정보나 자동 영역에서 사실과 다르게 받아들인 것을 멋대로 합리화하기까지 합니다. 내가 잘못한걸 나도 알고 있지만 누군가 대놓고 지적하면 화부터 나는 게 이런 경우입니다. 즉, 우리는 이성적이기보다는 자동 영역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감정적인 습관의 동물이라는 뜻입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다니엘 카네만 교수의 저서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자동 영역의 영향 아래에 있는 우리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가지게 되는 감정과 인식, 동기 요소, 그리고 아주 반복적이고 패턴화 된 -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러할 -  행동들을 성격(personality)’이라고 부릅니다.

 

'패턴화 된'이라는 표현에서 짐작하시겠지만, 성격은 자동 영역의 소관입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닌 것들에 신경 쓰고 불안해하는가 하면, 나도 모르게 말을 많이 하고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친절할 때도 있고 괜히 짜증을 낼 때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성격이고 자동 영역에 속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바꾸고자 노력해도 쉽사리 바뀌지 않는 것들이기도 하고요.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서 성격 중 몇 가지 요소는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그것을 근거로 앞으로의 행동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리고 그 요소들 중 몇 가지는 진지하게 노력하고 또 시간이 많이 지나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을 조합하면 특정인의 성격 또한 파악할 수 있게 되었죠. 목표를 우선하는지, 관계를 우선하는지. 주변 상황에 쉽게 영향을 받는지 아닌지,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지 등을 파악하고 학업과 사회생활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인지도 판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통계이고 추론에 불과합니다. 누군가를 100%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인간이 주제인 연구에서 '절대'는 절대로 있을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상당히 높은 확률'로 추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성과를 만드는 특질(성격)은 자동 영역에 속한 것이고, 자동 영역은 무의식적으로 패턴화 되어 있으니까요. 운전대만 잡으면 dog로 변하는 사람, 술만 마시면 시비를 걸어대는 사람이 가까운 시일 내에 사고를 치지 않을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어떤 성격 검사가 이런 것을 알려주느냐 같은 소리를 하려고 이 긴 글을 쓰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다만 우리는 생각보다 굉장히 패턴화 된 사고/감정/행동을 취하고, 그에 기반해서 우리가 사회에서 어떤 식의 위상을 가지게 되고, 일을 어떻게 처리하고, 그래서 그 결과 우리가 얻게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는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확률을 벗어나고 싶거나 내 미래에 나 스스로 정해버린 path를 벗어나고 싶다 혹은 내 성격에서 스스로 생각해도 문제가 있는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하면 단기간의 노력이나 큰 충격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사람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의외로 이런 문제가 간단히 해결되기도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자동 영역이 통제하던 것을 이성의 영역으로 끌어와서 합리적으로 판단해보고 교정한 후에 다시 자동의 영역으로 던져놓으면 되니까요. 물론 말만 쉽죠.

 


 

 

교정의 과정에는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첫 번째는 내가 어떤 사고/감정/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입니다. 

 

과거에 자동적으로 짜증을 자주 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짜증을 내고 있다면, 왜, 언제, 어떤 조건하에서, 어떤 방식으로 내가 짜증을 내는가를 인식하는 게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지금 이 순간 내가 짜증을 내고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겁니다. 인식이 되면 짜증은 자동의 영역이 아니라 이성의 영역 통제권으로 들어옵니다.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리고 나의 문제적 사고/감정/행동을 교정하는 대안이 필요합니다. 

 

이 대안의 거의 대부분은 작은 것을 반복하면서 줄여나가는 겁니다. 가령 짜증이 습관적이라면 짜증을 내는 나를 인식하고, 짜증이 날 때마다 순간적으로라도 말을 멈추고 마음속으로 1, 2, 3 하고 숫자를 세고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는 거죠. 일을 하다가 자꾸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문제라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 눈을 감고 손바닥으로 눈을 지그시 눌러준다던지, 매번 발표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 망치는 게 문제라면 여러 명이 아닌 한두 명의 청중만 초대해서 발표를 하는 연습을 반복하면서 마음을 조절해보는 식으로 말이죠.

 

 

 

우리는 흔히 성취가 더디거나, 자주 사고를 치는 사람을 보면 '저 녀석은 생각 자체가 글러먹었어'라는 표현을 할 때가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표현이죠. 그런 사람은 그냥 자기의 자동 영역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것뿐이고, 습관이나 본성에 대해 이성의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뿐입니다. '저 녀석은 이성적 판단이 안돼'가 정확한 표현일 수 있겠네요.

 

성격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너무 심하면 결국 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심하지만 않다면 우리가 사회에서 보이는 모습의 대부분이 사실은 자동화된 습관이고, 교정하려면 이런 패턴을 인식, 인정하고 작은 행동의 반복을 통해 바꾸려고 하는 노력이 쌓여야 한다는 점 정도만 알고 실천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근본적인 성격이 바뀌는 경우는 별로 없겠습니다만,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불편하다 혹은 주변과 매번 같은 식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확률은 확실히 조금씩 낮아집니다. 스스로에게나 주변에게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성격은 그냥 그 사람의 개성일 뿐 문제는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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