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추진 배경은…"재벌 견제·감시 제도 미흡"

연합뉴스2017-02-13

상법 개정 추진 배경은…"재벌 견제·감시 제도 미흡"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회에 계류중인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애초 개정안이 발의된 배경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은 상법 개정안의 2월 국회 처리를 추진하면서 "재벌의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개선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논의되는 제도들은 하나같이 이사회 독립성 확보와 소액주주의 권한 강화를 통해 대주주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게 목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총 122명이 서명한 상법 개정안은 "경제민주화를 통한 '포용적 성장'이 시대적 과제로 부각됐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제도적 개선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법 개정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 등 20명이 공동 발의한 상법 개정안 역시 "재벌의 지배구조 문제는 더 이상 해당 기업만의 문제로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경제민주화라는 사회적 요구를 뒷받침할만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고가 매입, 삼성물산[028260] 합병의 불공정 시비,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 및 비리 의혹, 총수 일가의 일탈 등 일련의 사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일단 2월 국회에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전자투표제 의무화'를 처리하는 데 사실상 합의했다.
둘다 소액 주주의 권한 강화가 목적으로, 재벌 오너의 경영권과는 직접적인 상관성이 덜한 편이어서 여야 간에 이견이 그나마 적었던 것들이다.
정치권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자회사 이사의 위법행위로 자회사에 손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모회사도 손해를 입어도, 자회사나 그 주주, 모회사가 책임을 따지지 않으면 현행법상 모회사의 주주가 직접 권리를 구제받는 게 어렵다"고 주장한다.
주주가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서 주총에 나가지 않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 의무화에 대해서는 "주총을 활성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재계가 특히 반발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은 여야 이견으로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으나, 야당에서 강하게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야당은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현행법은 소수주주가 이사를 선출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회사가 정관으로 이를 배제하고 있어 도입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에 대해서는 "이미 뽑힌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을 선임할 경우, 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된 채 선임되는 감사에 비해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은 재계에서 외국 투기자본의 이사회 장악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상법 개정의 득(得)보다 실(失)이 크다"고 강력 반발하는 데 대해서는 대주주 오너에 불리한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으려고 극단적인 사례를 들어 '반대 여론전'을 펴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외국 자본이 기업 경영권이 아니라 배당 확대 등 이익 극대화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현실을 과장해 문제점만 지나치게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법 개정안을 논의 중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관계자는 "지배구조 문제가 투명하지 않아서 기업들이 이사회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는 '최순실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나"라며 "'제2의 최순실 사태'를 막기 위해 재벌개혁을 해야 할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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