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스타트업] 당뇨환자 겨냥 달지 않은 요구르트 개발 '에코비오스'

연합뉴스2019-07-27

[U∼스타트업] 당뇨환자 겨냥 달지 않은 요구르트 개발 '에코비오스'
설탕 거의 없이 버섯추출물 첨가해 당뇨환자 혈당 낮추는 효과
경험 많은 69세 사원 채용해 세대 융합…"신약 분야까지 도전"

파이팅 외치는 에코비오스 [촬영 최병길]
(진주=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현대인은 단맛에 너무 길들어 있어요. 그 단맛이 우리 몸을 병들게 하는 걸 알면 아무것이나 함부로 먹을 순 없죠"
경남 진주시 경상대 창업보육센터에서 만난 에코비오스 조항희(37) 대표는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컵에다 요구르트 한잔을 내놨다.
한모금 마셔보니 단맛이 거의 없는 요구르트 본연의 맛이다.
이 제품은 일체의 화학성분(보존제)이나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한 버섯추출물을 첨가해 기능성을 높인 요구르트 '이비-퍼스트'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당(설탕)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제품의 당류 함량은 2.3g으로 시판 중인 14개 농후발효유 제품 당류 함량 평균인 13.38g보다 6배가량 낮다.
딸 셋을 둔 조 대표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이 요구르트를 먹고 있는데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비오스는 건강한 요구르트와 친환경 사료 첨가제 등을 만드는 회사다.
조 대표는 대화를 이어가던 중 또 다른 요구르트를 내놨다.
마셔보니 전혀 달지 않고 쓴맛마저 느껴졌다.
이 제품은 당뇨 환자를 위해 만든 요구르트(상수보담)다.
영지버섯 등 기능성 물질을 추출한 유산균 발효로 만들어 당뇨 환자가 마시면 혈당을 떨어트려 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단맛이 없는 요구르트가 팔리느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더 쉬운 소비를 위해 단맛 첨가에 대한 유혹을 느낀 적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그때마다 '정직한 제품을 만들자'고 마음을 다졌다고 한다.
조 대표는 "달지 않는 요구르트 본연의 맛과 버섯이 갖는 약리작용까지 더한 건강한 요구르트가 경쟁력"이라고 확신했다.

에코비오스는 유제품을 생산하는 메이저 회사처럼 대량 생산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마케팅으론 경쟁할 수 없었다.
실제 이 회사 제품은 시판 중인 일반 프리미엄 요구르트보다 3배가량 비싸다.
조 대표는 우선 이 요구르트를 서울 강남 헬스클럽을 중심으로 공략했다.
웰빙 시대. 나를 위해 먹는 것만큼은 아낌없이 투자하자는 '고급화 전략'이 승부수였다.
건강과 다이어트 효과까지 챙기는 요구르트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기 시작했다.
특히 당분 섭취를 꺼리는 이들의 문의가 잇따랐다.
조 대표는 "우리 주변에 당뇨 환자들이 정말 많아요. 이들에게 달지 않은 요구르트는 관심 분야가 아니라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 요구르트를 한번 먹은 당뇨 환자들의 재구매율이 90% 이상이었다.
최근엔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도 '러브콜'이 왔다.
'에코비오스(Ecobios)'는 생태환경을 뜻하는 그리스어 Ecology에서 어원이 된 Eco와 생명을 뜻하는 Bio의 어원인 그리스어가 합쳐진 것이다.
친환경 바이오기술을 통해 인류 건강과 환경까지 생각하는 기업 의지를 담았다.
조 대표는 학부 때부터 천연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전남대 생물학 석사, 경상대 수의학 박사를 거쳐 바이오 분야 관련 업체 생산기술팀장으로 일했다.
그의 창업 결심은 8년간 다니던 회사가 폐업 위기를 맞으면서 시작됐다.

그는 "회사에서 암과 당뇨병 연구를 꾸준히 했는데 언젠가 이 회사를 그만두면 스스로 독립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창업 준비를 5년간 계속했다"고 소개했다.
조 대표는 2017년 5월 창업과 함께 전남 화순군의 친환경 사료 첨가제 공급 사업을 따냈다.
그는 "요구르트처럼 소화 흡수도 잘되면서 면역력을 증강하는 사료 첨가제는 지자체와 농가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친환경 사료 첨가제는 전북 고창 등 민물 장어를 키우는 어류 양식장으로도 확대했다.
준비된 창업이었기에 곧바로 제품을 출시했다.
창업한 그해 9월 ISO 9001 인증, 11월에는 ISO 22000 인증을 각각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벤처기업 인증 획득, 기업연구 전담 부서 인증, 세대융합 창업캠퍼스 최우수 등급도 받았다.
조 대표 회사엔 다소 특별한 인물이 있다. 그에겐 거의 아버지뻘이다.
올해 69세인 조범상 전무이사로 해운과 물류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경영관리, 해외 영업, 물류 관리를 맡고 있다.
젊은이들로 구성된 스타트업이 아닌 세대를 융합한 전략이다.
에코비오스 식구는 조 대표와 조 전무, 사무관리·마케팅·고객관리, 연구관리·분석개발, 품질관리·생산관리를 맡는 직원 등 모두 5명이다.
이 회사엔 현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경상대 수의학과 교수, 두산그룹 상무 출신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자문위원단으로 활동하는 3명이 자문단으로 활동한다.
에코비오스는 올해 연말 본사 사무실과 생산공장을 외부 산업단지로 확장, 이전한다.
경상대 창업보육센터 사무실은 연구개발(R&D) 업무를 수행한다.
정직한 요구르트를 알게 된 해외 반응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해 수출길도 열리고 있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호평을 받았고 베트남으로는 수출이 진행돼 제품 샘플을 보냈다.
베트남에는 연말에 현지 지사를 만들 계획이다.
일본에서도 건강 요구르트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출 협의가 오가고 있는 상태다.
조 대표의 꿈은 크다.
천연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구를 통해 앞으로 5년 내 신약 개발을 이루는 것이다.
조 대표는 "창업은 최소 3년간 아이템을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기술창업을 권하고 싶다"며 "틈새시장을 찾고 차별화한 전략, 시장에서 신뢰까지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테이블에 놓인 요구르트를 마시니 입에 착 달라붙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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