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장관 "日 수출규제에 깊은 유감…WTO제소 등 대응"(종합)

연합뉴스2019-07-01

성윤모 산업장관 "日 수출규제에 깊은 유감…WTO제소 등 대응"(종합)
"민주주의 원칙에 비춰 상식에 반하는 조치…G20 선언문 합의정신에 위배"

수출상황점검회의서 발언하는 성윤모 장관(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종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최윤정 기자 = 정부는 1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를 비롯해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상황점검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성 장관은 "오전 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상황 및 대응방향을 면밀히 점검하였으며, 향후 WTO 제소를 비롯해 국제법과 국내법에 의거해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일찍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성윤모 산업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과 이태호 외교부 2차관,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참석한 가운데 '녹실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 관련 동향과 대응방향 등을 논의했다.
성 장관은 당초 6월 수출이 7개월 연속 하락한 데 따라 이날 하반기 수출총력지원체제에 관해 발표하려고 했으나, 일본의 전격적 수출규제 발표로 모두 발언에 별도로 일본 관련 부분을 먼저 발표했다.
성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를 경제보복 조치로 규정하고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그간 경제분야에서 일본과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으나, 오늘 일본 정부가 발표한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는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한 경제보복 조치"라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은 8개월 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첫 배상판결을 말한다.
성 장관은 이어 "이는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원칙에 비춰 상식에 반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성 장관은 또 "수출제한 조치는 WTO 협정상 원칙적으로 금지될 뿐만 아니라, 지난주 일본이 의장국으로서 개최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선언문의 합의정신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G20정상회의 선언문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과 투자 환경을 구축하고 시장개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라고 성 장관은 소개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그간 업계와 함께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비해 수입선 다변화, 국내 생산설비 확충, 국산화 개발 등을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한국이 나름대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비해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는 "앞으로도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우리 부품 소재 장비 등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이날 곧바로 정승일 차관 주재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 등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수급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우리 수출의 대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반도체 관련 소재 등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가한데 대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올해 수출 6천억달러 2년 연속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일본 수출까지 겹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기 때문이다.

박태성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6월 수출이 13.5% 감소한 것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상반기보다 하반기 수출실적이 개선되겠지만 개선 강도는 올초 예상보다 약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7월 첫날인 오늘 아침에 열린 청와대와 정부간 녹실회의에서 하반기 경제운용 정책을 논의하려고 했는데 일본 수출규제 때문에 사실상 일정이 무산돼 버린 셈"이라며 "산업장관 주재 수출점검회의도 마찬가지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참에 일본서 수입하는 반도체 핵심 장비나 소재를 아예 국산으로 대체하는 연구개발(R&D)에 힘을 쏟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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