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해 해외기업 사냥 무산액 85조원으로 폭증

연합뉴스2017-02-06

중국 지난해 해외기업 사냥 무산액 85조원으로 폭증
"中 자본유출 걱정과 美 안보 우려가 함께 작용한 결과"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지난해 중국의 해외 기업 사냥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증했지만 중도 포기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취소된 중국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건수는 30건, 금액으로는 750억 달러(약 85조원)에 육박했다. 2015년에 100억 달러 상당의 M&A가 취소된 것과 비교하면 무려 7배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중도 포기한 사례는 미국 기업 인수가 10건에 585억 달러, 유럽 기업 인수가 20건에 163억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처럼 적지 않은 M&A가 불발로 끝난 것은 자본 유출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 당국이 해외 M&A 승인 심사와 외환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국내 경제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자본의 해외 유출을 급증시킨 배경이다. 정부 당국은 위안화 환율의 방어를 위해 지난해 외환보유고에서 3천200억 달러를 썼을 정도다.
중국 정부 당국은 무분별한 해외 M&A 억제를 다짐하면서 그 일환으로 핵심사업과 무관한 10억 달러 이상의 해외 기업 인수에 대한 승인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고 특히 부동산과 호텔, 영화,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M&A는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해 깨진 몇몇 대형 M&A는 핵심 사업과 무관한 것이었다. 안방보험이 미국의 세계적인 호텔 체인인 스타우드 호텔 앤드 리조트를 140억 달러에 인수할 것을 제의했다가 협상을 포기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중국과의 거래를 점차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측 매수자들이 노련해지고 있지만 매도자들은 자본 통제를 이유로 중국이 아닌 매수자들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미국 당국이 견제에 나선 것도 또다른 걸림돌이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네덜란드 필립스 조명사업부의 미국 현지 계열사로 자동차 조명과 LED부품을 취급하는 루미레즈를 노렸던 중국 컨소시엄이 좌절한 것은 미국 정부 기관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승인을 불허한 때문이었다.
미국의 페어차일드 세미컨덕터는 중국 국유기업들로부터 26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의를 받았으나 당국의 승인을 얻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하고 말았다.
독일 반도체회사 아익스트론을 인수하려던 중국의 푸젠 그랜드 투자펀드가 뜻을 이루지 못한 것 역시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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