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美·中 리스크' 과소평가…"정부가 불확실성 키워"

연합뉴스2017-01-26

[대외경제정책]'美·中 리스크' 과소평가…"정부가 불확실성 키워"
대미·대중 경제정책방향 구체성·현실성 떨어져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상반기 중 미 의회 보좌관 방한 초청사업을 통해 미 의회 내 한국에 대한 우호적 인식을 제고하겠다"
"다각적인 소통과 협의 등을 통해서 중국과 관련한 우리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내세운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거세지는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26일 올해 대외경제정책 기본방향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을 일컫는 'G2'(주요 2개국) 리스크에 대한 상황인식이 안이하거나 대책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이 많아 정부가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게 대미 경제정책방향이다.
트럼프 신행정부가 이미 출범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에 서명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드라이브 행보를 시작했지만 정부는 "(미국과의) 양자 협의채널을 가급적 이른 시기에 개최하겠다", "필요시 범부처 대표단 방미를 추진하겠다" 등 구체적인 대응책이나 일정을 내놓지 못했다.
기껏 대책으로 내세운 것이 미 의회 의원도 아닌 보좌관 방한 초청사업을 통해 한국에 대한 우호적 인식을 제고하겠다는 정도였다.
트럼프 당선 이후 2개월이 지났음에도 대표적 공약인 1조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활용방안으로 정보수집 강화, 수출금융 및 정책자금 지원 등 일반론적인 내용만 펼쳐놨다.
대중 경제정책방향 역시 마찬가지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 조치라는 것이 명확하지 않아 공식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수출 차질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정부는 "수교 25주년을 맞아 상호호혜적 동반자 관계로서의 경제협력을 심화하겠다", "기업진출 수요가 높은 중국 10개 성과 우호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등 '뜬구름 잡는' 대응책을 제시했다.
심지어 수십 쪽에 달하는 대외경제정책방향 발표문에 '사드'라는 단어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아 일부러 현실을 외면한 대책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부처 간 정책조율이 제대로 안돼 설익은 정책이 포함된 경우도 있었다.
트럼프 정부의 공격 대상에 들지 않기 위해서는 대미 경상수지 흑자를 줄여야 하는 만큼 셰일가스 등 원자재 외에 기술집약적 장비 도입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이 해당할지는 기재부와 산업부 간 대답이 엇갈리기도 했다.
매출 1조원 소비재 브랜드 5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에 가능성 있는 브랜드 후보를 질의하자 역시 "구체적인 후보는 없다"는 황당한 답변이 나왔다.
'맹탕 대외경제정책방향'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등 상대국이 있어서 대외경제정책 방향에 다 담을 수 없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구체화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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