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페이지

기업뉴스

접점 못 찾는 신항 다목적부두 하역료 갈등, 소송까지 가나

연합뉴스2019-05-07

접점 못 찾는 신항 다목적부두 하역료 갈등, 소송까지 가나
근해선사 전용선석 1년간 46억원 손실…항만공사 '선사 부담해야"
선사 "컨테이너만 따져야, 벌크손실까지 떠안는 건 부당, 상사중재 검토"

부산신항 다목적부두[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 신항 다목적부두 하역료를 둘러싼 국적 근해선사와 부산항만공사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해 소송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애초 하역료를 명확하게 정하지 않고 1년 단위로 사후 정산하기로 어정쩡한 상태로 운영을 시작한 탓에 예상보다 엄청나게 불어난 손실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7일 항만공사와 한국근해선사협회에 따르면 항만공사는 지난해 5월 길이 700m 다목적부두 가운데 선석 부분 400m를 근해선사 전용 컨테이너부두로 전환했다.
민간에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다른 부두들과 달리 이 부두는 항만공사가 직영한다. 하역작업은 민간업체인 BNMT에 맡겼다.
항만공사는 대형 선박에 밀려 장시간 대기하는 근해선사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잡화부두에서 컨테이너부두로 전환했다.

장금상선, 고려해운, 흥아해운, 천경해운 등 아시아 역내를 운항하는 7개 선사의 선박이 주당 20~21회 이 부두를 이용한다.
지난 4월 말까지 1년 동안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8만개가량을 처리했다.
선사들과 항만공사가 맺은 협약에 따라 지난 1년간 손익을 따져 하역료를 정산해야 한다.
항만공사는 하역료 수입이 비용에 못 미쳐 발생한 손실이 46억원 정도라고 추정했다. 애초 예상보다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선사들 요구로 애초 하역료를 낮게 책정한 데다 조선 경기 침체로 인한 벌크화물 하역수입 감소, 근해선사들이 요구한 하역 장비 추가 투입에 따른 장비 임차료와 인건비 증가 등이 손실 증가 원인이라고 항만공사는 설명했다.
항만공사는 협약에 따라 근해선사들이 손실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선사들은 다목적부두에서 처리하는 벌크화물 감소로 인한 손실까지 부담하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항만공사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벌크화물을 함께 처리해 컨테이너 처리 비용을 낮춰 근해선사들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로 선사들도 협약 때 이를 수용했다"며 "예상보다 벌크화물 수입이 많이 줄었지만, 협약한 대로 이를 포함한 전체 손익을 따지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연말에 이미 불거져 양측이 협의를 시작했지만, 입장차가 워낙 커 지금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손실이 23억원을 넘자 항만공사는 하역료 20피트 개당 1만원 인상과 중간정산을 요구했지만, 선사들이 강하게 반발해 협의가 진전을 보지 못했다.
협약에 따라 양측은 조만간 다목적부두 운영수지에 대한 회계실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하역료를 최종 산정해야 한다.
항만공사는 회계 실사를 거쳐 7월까지 손실 규모를 확정해 선사들에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선사들은 벌크화물까지 포함한 회계 실사는 인정할 수 없다며 컨테이너 부분만 별도 실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20피트 컨테이너 개당 3천원 정도 하역료를 더 부담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무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계 실사 후에 이어질 협의에서도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손실 규모와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를 놓고 법적 분쟁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근해선사협회 관계자는 "원만한 해결을 바라지만, 항만공사가 끝까지 선사들에게 모든 책임을 넘긴다면 상사중재원에 제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사중재는 소송의 일종으로, 기업 간 계약이나 거래로 인한 분쟁이 생겼을 때 법원 재판보다 신속하게 해결하는 절차이다.
중재 결과를 양측이 수용하면 법원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항만공사도 "손실 전액을 선사들이 부담한다고 협약에 정해진 만큼 선사 측에서 상사중재를 신청하면 적극 대응해 제 3자의 객관적인 판단을 받아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lyh950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