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우·굴비·과일 굴욕…"설선물로 안팔려서 20∼70% 할인"(종합)

연합뉴스2017-01-24

[단독] 한우·굴비·과일 굴욕…"설선물로 안팔려서 20∼70% 할인"(종합)
5만원 이하·온라인몰 매출은 급증

(서울=연합뉴스) 유통팀 = 경기 침체와 청탁금지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설 선물 판매 실적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올해 설 선물 시장에서는 한우, 굴비, 과일 등 고가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반면에 양말 등 5만원 미만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에만 수요가 몰리고 있다. 유통 채널 측면에서는 온라인 쇼핑시장에서의 설 선물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다.

◇ 한우·굴비 10~20%↓…양말·통조림 등 '인기'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전통적 인기 명절 선물인 소고기나 수산물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가공식품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이나 1인 가구 등을 겨냥한 소포장 상품이 채우면서, 전반적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에서는 설 선물세트 가운데 가격대가 높은 축산(-9.5%), 청과(-8.8%), 굴비(-23.3%) 등 신선식품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5만원 이하가 대부분인 가공식품·생필품 선물세트 매출은 37% 급증했다.
그 결과 작년 설 당시와 비교해 5만원 이하 제품 매출만 53.4% 늘었을 뿐, 전체 매출은 1.2% 뒷걸음질했다.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보다 9% 감소한 현대백화점 역시 고가 상품군인 정육(-12.8%), 수산(-12.3%), 청과(-11.5%) 등 전통적 인기 신선식품 매출 부진이 '명절 특수 실종'의 원인이 됐다. .
신세계백화점 설 선물세트 판매는 작년보다 2.2% 증가했지만, 고급 제품보다 5만원 이하 실속형 상품만 인기를 얻는 현상은 마찬가지였다.
세부 품목을 보면, 굴비의 경우 작년까지 10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없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5만원짜리가 출시됐다. 5만원짜리 굴비세트는 준비된 물량이 이미 매진돼 추가 주문을 하는 상황이라고 신세계백화점은 전했다.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저가 상품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마트에서 5만원 이하 상품 매출은 6% 늘었지만 5만원이 넘는 상품 매출은 27.6%나 감소했다. 그 여파로 전체 설 선물세트 매출도 3.2% 줄었다.
역시 과일(-15.4%), 축산(-18.9%), 수산(-16%) 등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군 매출이 부진했고, 조미료(1.2%), 통조림(6.3%), 건강식품(5.0%), 양말세트(3.9%) 등 저가 상품군은 잘 팔렸다.
롯데마트에서도 한우 매출(-15.6%)은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싼 수입육은 4.7% 증가했다. 수산(-13.1%), 주류(-4.6%) 등도 부진했다. 반대로 양말(105.7%), 가공대용식(8.4%) 등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
한우, 굴비 등 전통적인 인기 명절 선물은 매출 부진으로 재고 정리 행사 대상이 되는 '수모'까지 겪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6일까지 '설 마지막 5일 블랙위크'를 열어 한우, 청과, 굴비 등 설 선물세트 100여 품목, 총 5만여 세트를 20~7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도 27일까지 '설 선물세트 특별 할인전'을 통해 한우, 굴비 등 국산 선물세트를 최대 30% 할인해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 남기대 상무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이번 설의 경우 명절 특수가 사라지면서 축산, 굴비 등 전통적으로 인기 있던 선물세트의 수요가 감소하고 가공식품 등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의 매출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온라인 선물 쇼핑이 '대세'…5만원 이하 제품 비중 3배로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은 설을 앞두고 표정이 밝은 편이다.
고가 신선식품 등의 경우 백화점 등에서 직접 상품을 보고 고르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공식품이나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온라인몰이 판매하는 선물세트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 선물의 비중이 큰 것도 '5만원 이하 선물 인기' 트렌드와 잘 맞는다.
실제로 각 유통업체는 5만원 이하 설 선물을 소개하는 별도 코너를 만드는 등 실속형 상품의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 계열 온라인몰인 쓱닷컴(SSG.com) 내 신세계몰에서 설 선물세트 매출(1월 2~22일)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했다.
5만원 이하 제품은 95%, 5만원 초과 제품은 15% 각각 매출이 성장했다.
저가형 제품을 찾은 이들이 크게 늘면서 5만원 이하 선물 매출 비중도 크게 늘었다.
신세계몰에서 5만원 이하 선물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의 약 3배로 뛰었다.
그 결과 5만원이 넘는 선물들과 매출이 엇비슷해졌다. 올해 5만원 이하 선물의 매출 비중은 49%로, 5만원 초과 제품(51%)과 2%포인트(P)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5만원 미만 선물 중에서도 송월타월 호텔 샤워가운(3만1천200원), 오설록 제주 티세트(2만4천300원), 설탕 없이 과일만으로 만든 슈퍼잼 세트(1만6천800원), CJ 피부유산균(4만5천원) 등이 큰 인기를 얻었다.
올해 전체 설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보다 감소한 유통업체들이라도, 온라인 판매 실적만 따지면 매출이 늘었다.
롯데백화점에서 온라인 선물 매출은 24.8% 증가했고, 그 중에서도 홍삼 등 건강식품의 경우 35%나 성장했다.
현대백화점 온라인 설 선물 매출도 23.6% 늘었고, 모바일 매출은 88.1%나 급증했다.
이마트 역시 전체 선물세트 판매는 작년보다 줄었지만 온라인 매출은 13.6% 증가했다.
김예철 신세계 온라인몰 쓱닷컴(SSG.com) 상무는 "기존 온라인 설 선물의 강자였던 건강식품과 함께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5만원 미만의 생활용품과 수입가공식품들이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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