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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초유의 총수구속…지배구조개편·M&A 차질

연합뉴스2017-02-17

삼성그룹 초유의 총수구속…지배구조개편·M&A 차질
시스템 경영으로 그룹 전반적인 업무공백 최소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삼성그룹이 사실상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충격에 빠졌다.
법원은 1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한 달여 만에 재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측에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그룹은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까지 불확실한 상황을 견뎌야 한다. 밖으로는 그룹에 대한 신뢰도나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 부회장이 주도한 그룹의 주요의제도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특검 이후로 미뤄뒀던 미래전략실 해체의 시기를 점치기 어려워졌다. 사장단 인사와 공개 채용 등 굵직한 현안의 의사결정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그룹의 일상적인 경영은 큰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경영시스템이 짜여진 만큼 이 부회장의 공백 자체가 당장 삼성의 경영차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이나 이 부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혁신, IT기업의 인수합병 등 전략적 행보는 치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각 사업부 측면에서 보면 문제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다 구조적이고 전략적인 변화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경영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위 말하는 시스템 경영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이 입원했을 때도 경영이 흔들리거나 위기가 오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그렇지만 길어지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마크 뉴먼은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를 통해 "장기적으로도 삼성의 고위 경영진이 이 부회장의 부재 상황에도 계속해서 회사를 정상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일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회장의 부재가 "삼성에 지나치게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대규모 투자나 M&A(인수합병)와 같은 투자결정과 같은 이 부회장의 승인이 요구되는 부분에서는 주요한 결정들이 일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작년 삼성그룹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시설투자는 25조5천억원이었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올해도 삼성전자 투자는 25조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작년 3월 컬처혁신 선포식을 통해 스타트업 기업의 실행력과 소통 문화를 조직 전반에 뿌리내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의 카리스마식 '톱다운' 방식이 아닌 이 부회장이 아래로부터의 혁신 요구와 열망을 수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삼성은 이런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후속 조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7이 소손(불에 탐) 문제로 단종에까지 이르면서 삼성의 상명하복식, 군대식 문화가 여전함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삼성 관련 책을 발표할 예정인 제프리 케인은 NYT를 통해 "구속 자체를 떠나 이번 사태는 삼성이 쌓아왔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면서 "삼성이 봉건 왕조처럼 운영된다는 혐의가 나온 상황에서 삼성이 '힙한' 실리콘밸리식 회사라고 확신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기업지배구조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끔 변화시킬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작년 10월 헤지펀드 엘리엇의 제안으로 11월말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6개월의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적어도 상반기에는 개편 방안의 밑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당장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고, 이번달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면서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진척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smjeong@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