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EO 리스크 충격에 증시 '출렁'(종합)

연합뉴스2017-01-16

삼성전자 CEO 리스크 충격에 증시 '출렁'(종합)
코스피 장중 한때 2,050선대로 추락, SK·롯데그룹주도 동반하락
단기적 충격요인 진단 불구 장기화 우려도 없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권수현 유현민 조민정 기자 =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최근 삼성전자[005930]가 180만원 초반대까지 밀렸다. 코스피는 장중 2,050선 후반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200만원대 진입을 노리고, 코스피가 2,100선 도전하는 기세가 한순간에 꺾인 셈이다.
증시전문가들은 특검의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결정이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와 코스피 전체 투자심리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사안이 기업과 시장의 기초여건을 훼손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다소 유보적인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14% 내린 183만3천원에 마쳤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소식에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하면서 181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가 서서히 낙폭을 만회했다. 코스피 역시 2,050선대 후반에서 낙폭을 좁혀 2,064.17로 마감했다.

◇ 삼성전자 오너 리스크 부각…주가 '털썩'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가 현실화하자 삼성전자의 오너 공백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 지연과 경영 공백에 따른 성장 정체 등에 우려가 확산했다.
최근 194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인수 예정인 전장업체 '하만' 주주들의 합병 반대 소식도 동반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오너 공백이 장기화하면 하만 인수 등에도 당장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외 투자기관 중에서 투자 기업을 선별하는 기준으로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이 법적 구속을 당하는 기업 투자를 제한한 내부 지침을 두는 곳이 적지 않다. 이 역시 수급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인이다. 이번 사태가 200만원에 바짝 다가섰던 삼성전자의 상승 행진에 당분간 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주가 측면에서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일부 외국계 주주는 내부 지침상 삼성전자 투자를 회수할 가능성도 있어 수급은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청구 소식이 나오자 삼성전자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됐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청구 등 최근 악재는 삼성전자의 흐름을 좌우할 근본적인 요인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거시 경기, 정보기술(IT)·반도체·전기전자 업황, 국내외 경쟁력 등에 영향을 받는다"며 "최고경영자가 구속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해도 실적과 업황과는 무관하며 삼성전자의 전체 흐름을 좌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난주에도 최고경영자 리스크에 조정을 받지 않았다"며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과거처럼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합병 관련 소송은 미국 상장사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삼성전자는 우호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올해 1분기에 하만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CEO 리스크 대부분 단기에 그쳐…트럼프 영향 더 클 것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코스피2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27%에 달해 시장 변동성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삼성전자가 최고가 랠리를 펼친 덕에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삼성전자가 194만원으로 최고가 기록을 세운 12일 종가 기준 2,087.14로 작년 말 종가(2,026.46)보다 60.68포인트(3%) 올랐다. 그러나 이틀째 외국인이 매도물량을 늘리는 바람에 2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요인은 추세 변화를 야기하지는 않겠으나 단기적으로 심리적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속 사안도 시장에선 단기 이벤트로 반영했다"며 "투자심리는 단기적으로 위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은 다만, "이재용 부회장 구속 위험은 이미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됐다"며 "리더십 부재는 투자심리에 일시적인 위험 요인으로 근본적으로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보다 이달 20일 취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정부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는 미국의 보호 무역 정책 등 트럼프 정부 정책 방향과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 등 환율 변동성에 좌지우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삼성전자 최고경영자 문제는 코스피 심리 측면에서 껄끄러운 변수여서 시장이 단기적으로 정체될 소지는 있으나, 이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정부 정책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 수뇌부 수사에 이어 특검은 조만간 SK와 롯데 등 다른 대기업으로 뇌물 의혹 기업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다.
SK와 롯데그룹 관련주 대부분이 이날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 만큼 이번 사태의 충격이 단기에 그칠지 한국산업 전반을 비롯, 자본시장 전체에 충격파를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앞서 특검은 박 대통령의 뇌물 또는 제삼자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삼성 이외에 다른 대기업도 수사할 방침임을 내비친 바 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 이사는 "다른 그룹으로까지 파장 여부는 크게 우려되는 대목은 아니지만, 특검 수사 자체가 시장 투자심리를 당분간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시장도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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