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맞은 위스키업계, 설 대목 앞두고 편법마케팅 논란(종합)

연합뉴스2017-01-13

빙하기 맞은 위스키업계, 설 대목 앞두고 편법마케팅 논란(종합)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극심한 침체의 늪에 빠진 위스키 업계가 설 대목을 맞아 부진한 매출을 만회하기 위한 총력 마케팅을 펼치면서 당국의 고시 규정을 따르지 않아 편법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와 잭 다니엘 등 일부 위스키 업체들은 설 선물용으로 제작해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관련 규정상 반드시 붙이도록 돼 있는 RFID(전자태그)를 부착하지 않은 채 팔고 있다.
RFID가 부착되지 않은 위스키 선물세트 [서울=연합뉴스]
많은 위스키 업체는 보통 설 선물세트를 700㎖ 한 병과 50㎖ 미니어처(작은 병)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700㎖짜리에는 RFID 라벨을 붙이지만 미니어처에는 부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주류업계를 관장하는 국세청의 명령위임 고시에 따르면 각 업체는 유통되는 모든 위스키 제품에 RFID를 붙여야만 한다.
이는 룸살롱 등 음성적 공간에서 주로 소비되는 제품 특성상 위스키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탈세나 가짜 양주 유통 등의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규정이다.
위스키 업체가 이 규정을 어겼을 경우 국세청은 위반 업체의 매출 규모에 따라 100만~2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면세(군납, 수출 등) 주류나 RFID 태그 부착 등이 곤란하여 국세청장의 사전 승인을 받은 주류는 RFID 적용 주류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위스키 시장이 8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는 등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최대한 매출을 끌어올려야 하는 설 대목을 맞아 일부 업체가 관련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다소 무리하게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골든블루의 돌풍에 밀려 국내 시장 진출 후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업계 3위로 추락해 비상이 걸린 페르노리카코리아가 부진 만회를 위해 이런 마케팅에 앞장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은 업체들이 설 대목에 최대한 매출을 끌어올리려다 보니 다소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며 "RFID 미부착은 명백한 과태료 위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관련 고시에서 규정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당연히 RFID를 부착해야 한다"며 "고시 위반 사례가 적발될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미니어처에 RFID를 부착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관행이며 국세청으로부터도 고시 위반은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다만 최근 약간의 상황 변화가 있어 RFID 부착 여부에 대해 국세청과 협의 중인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RFID가 부착되지 않은 위스키 선물세트 [서울=연합뉴스]
passi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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