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임직원, 사업실적 조작 성과급 254억 '꿀꺽'

연합뉴스2017-01-11

공공기관 임직원, 사업실적 조작 성과급 254억 '꿀꺽'
정부 부패척결단, 국책사업비리 40명 수사의뢰·105명 징계 요구
"철도·도로·새만금 등 대형국책사업서 예산 2천억 낭비 막아"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성과급을 받으려고 1조원에 육박하는 사업비 집행 실적을 조작하거나, 뇌물을 받고 업체에 부당이익을 안겨준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대거 적발됐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은 11일 대규모 국책사업들을 점검한 결과 10건의 비리행위를 포착해 이 중 7건, 40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해당 공공기관 임직원 105명의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법무부, 감사원, 국토교통부, 국민권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자치부, 조달청 등에 소속된 전문인력 20명으로 '대형국책사업 관리팀'을 구성해 ▲ 철도·도로건설사업 10개 ▲ 새만금개발사업 ▲ 동해 신항만 건설사업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 등을 집중 검증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 농어촌공사, 안 끝난 공사를 완료로 처리…250억 성과급 지급 = 부패척결추진단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는 경영실적평가를 잘 받기 위해 2014∼2015년 총 9천637억원(2014년 4천57억원, 2015년 5천580억원) 상당의 공사에 대해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허위로 준공 처리했다.
그 결과 농어촌공사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중 사업비집행률 항목에서 2점 만점 중 1.939점(2015년)과 1.988점(2016년)을 획득, 모두 B등급을 받았다. 이를 통해 농어촌공사는 최근 2년간 254억원의 성과급을 임직원에게 지급할 수 있었다.
부패척결추진단 관계자는 "연말에 모든 공사가 다 완공된 것으로 서류 처리를 하면 사업비 집행률이 높아져 그에 따라 경영실적평가를 잘 받을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성과급이 많이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허위 준공처리와 관련해 농어촌공사 본사와 임원 4명에게 경고 조치를 하고, 관련 직원 81명을 징계했다. 이 중 본사 회계담당자 2명에 대해선 재무제표 거짓 작성·공시 혐의로 형사고발을 검토 중이다.
기초과학연구원과 한국도로공사 등 다른 기관을 포함하면 허위 준공 처리 등으로 징계를 받은 공공기관 임직원은 모두 96명이다.
◇ 엉터리 공사로 수백억 챙긴 건설사…뇌물받고 국고낭비한 공단 = 고속철도 건설사업에서도 시공사와 발주기관의 비리 행위가 다수 적발됐다.
수서∼평택 고속철도 2공구와 3-2공구에서는 A건설사와 B건설사가 실제 시공하지 않은 공사를 한 것처럼 꾸며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각각 180억원, 190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해당 건설사와 하청업체 소속 직원 10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한편, 공단 소속 공사감독관 3명을 징계하고 부당 집행한 공사대금 370억원을 환수했다.
또한, 철도시설공단 강원본부는 원주∼강릉 철도노반 건설공사에서 일부 구간이 연약지반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반조사를 잘못한 설계업체에 자비로 보완설계할 것을 요구해야 하는데도 작년 1월 다른 업체에 설계변경 용역을 주고 4억3천600만원을 지급해 국고를 낭비했다.
당시 강원본부 본부장 등 4명은 변경설계 업체로부터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고, 시공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공단 직원과 인척관계인 전기업체에 9억원 상당의 전기설비공사 하청을 준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됐다.
◇ "2천억원 예산낭비 막았다" = 부패방지척결단은 점검 과정에서 부당하게 집행된 예산을 환수하고 부실·과다 설계를 시정함으로써 모두 2천4억원의 예산낭비를 방지했다고 밝혔다.
원주∼강릉 고속철도의 경우 평창, 진부, 강릉 등 3개역에 경찰지휘본부와 대합실 용도의 역사 부속시설을 '영구 시설물'로 설치키로 했으나,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활용방안을 고려해 '임시 시설물'로 변경함으로써 예산 200억원을 줄였다.
또한, 정부는 ▲공사종류가 유사한 인접현장의 경우 감리용역 통합발주를 원칙으로 하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 ▲터널공사 때 일시사용하는 전기설비 임차규정 마련 등을 통해 매년 680억원의 예산절감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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