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내정자 틸러슨, 엑손모빌과 결별…퇴직금 2천억원 '두둑'

연합뉴스2017-01-04
美국무 내정자 틸러슨, 엑손모빌과 결별…퇴직금 2천억원 '두둑'
청문회 앞두고 이해상충 관계 단절…논란 완전 해소는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엑손모빌이 자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해 상충 관계를 끊기 위해 총 1억8천만 달러(약 2천170억 원) 규모의 퇴직보상금을 지급키로 결정했다고 4일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이는 틸러슨이 공직에 취임하지 않고 원래 계획대로 더 재직하다 퇴직할 경우 받을 보상액에 비해 약 700만 달러(약 87억 원) 적은 것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일단 틸러슨은 이미 보유한 엑손 주식을 모두 처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그가 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취득한 주식(vested share)은 약 60만 주, 560만 달러어치다.
또 향후 3년 동안 410만 달러를 현금 보너스로 받게 된다.
지난 2일 자로 엑손 CEO에서 사임한 틸러슨이 원래 예상되던 퇴직 시점에 추가로 스톡옵션 형태로 받게 될 200만 달러 상당 주식의 경우 국무장관 취임이 확정되면 오는 3월부터 독립적인 신탁에 맡겨진다.
틸러슨에게 지급될 스톡옵션 등은 향후 10년 동안 매입권 행사 등이 유보된 형태의 주식(unvested)으로 묶여 있게 되며, 퇴직보상금 등이 맡겨진 신탁의 엑손모빌에 대한 투자는 금지된다.
틸러슨 자신도 국무장관에 일단 취임하면 향후 10년간 석유 및 가스산업에서 일하는 것이 금지된다.
만약 에너지 산업에 다시 복귀할 경우 신탁에 맡겨진 재산은 몰수돼 개발도상국 빈곤 및 질병 퇴치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고 엑손 측은 설명했다.
엑손 측은 이번 조치로 틸러슨이 국무장관직을 수행하면 엑손 측이 어떤 식으로든 이익을 볼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덜어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틸러슨에게 거액의 보상금을 주는 이 조치가 어찌 됐든 엑손의 향후 사업 성공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등의 비판에서 완전히 벗어나긴 힘들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어떻게 조치를 취하든 대기업 임원이나 소유주 등 부자들의 공직 취임에 따른 이해 상충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는 것이다.
델라웨어대학의 지배구조 전문가 찰스 엘슨 교수는 "엑손으로선 어려운 상황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려 하고 있고, 틸런슨에게서 모두 빼앗는 일은 부당할 것이지만 그에게 스톡옵션 주식 행사권 등이 주어지는 것은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엘슨 교수는 엑손의 이번 조치는 틸러슨의 그간 공로에 대해 보상을 하는 것이면서도 동시에 회사를 보호하려는 조치라면서 "쉬운 해결책은 없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각료 등 중요 직책 책임자로 지명한 사람 중엔 전·현직 대기업 임직원 등 부자가 많은데 퇴직보상금 처리 문제가 발표된 것은 틸러슨이 처음이다.
지난 2000년 엑손의 자회사 핼리버튼 CEO 딕 체니가 조지 부시 행정부에 국방장관으로 합류할 당시 핼리버튼 이사회는 체니에게 2천만 달러 상당의 퇴직금을 지급했으며, 엑손 주식은 5% 올랐다.

   렉스 틸러슨 차기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 도널드 트럼프 내각의 국무장관에 지명되자 지난 2일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CEO) 직을 사임한 렉스 틸러슨이 2015년 3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하는 장면. [AP=연합뉴스 자료사진]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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