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이재용 만날 때 말씀자료에 "삼성 승계해결 희망"

연합뉴스2017-01-02
朴대통령, 이재용 만날 때 말씀자료에 "삼성 승계해결 희망"
2015년 7월 독대 전 작성…며칠 뒤 삼성 사장 獨 최순실 지원 논의
朴·삼성 뇌물죄 '대가성·부정 청탁' 규명 핵심고리…수사력 집중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전명훈 기자 = 2015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독대했을 때 쓰인 박 대통령의 발언 참고자료에 '이번 정부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를 토대로 박 대통령과 삼성 사이에서 '부정한 청탁'의 존재와 대가 관계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일 특검과 법조계, 재계의 말을 종합하면 특검은 2015년 7월 25일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을 위해 사전에 준비된 박 대통령 '말씀자료'를 확보해 검토하고 있다.
말씀자료란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함께 말할 내용을 비서진이 사전에 정리한 문건이다.
통상 그날 행사의 취지나 핵심적인 메시지 사항 등이 담기며, 청와대나 행정부처는 해당 메시지를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여겨 그대로 이행한다.
이 부회장과의 독대에서 준비된 말씀자료에는 박근혜 정부 경제 활성화 정책과 관련한 삼성의 협조와 성과, 발전방향 등에 관한 언급에 이어 '이번 정부에서 삼성의 후계 승계 문제 해결을 기대한다'는 문구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삼성도 문화재단 후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는 내용 등 삼성 측에 바라는 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재벌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이슈를 비공개 석상에서 시기까지 직접 거론하며 챙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해당 말씀자료는 안종범(58·구속기소) 당시 경제수석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대가 이뤄진 지 며칠 후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은 독일로 건너가 최순실(61·구속기소)씨 측과 구체적인 지원 계약 협상을 주도했다. 8월 말 체결된 220억원대 컨설팅 계약이 그 결과물이다.
특검은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따로 만나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올림픽에서 승마 선수들이 선전할 수 있게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듬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았다. 삼성은 최씨 딸 정유라씨를 지원할 때 승마협회를 지원채널로 활용하기도 했다.
특검은 다방면에 걸친 삼성의 지원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찬성 의결한 데 대한 보답 차원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 자리에서 나눈 얘기는 향후 특검의 뇌물 혐의 수사에서 핵심고리가 될 전망이다.
특검은 삼성의 이해관계와 관련한 얘기가 오갔다면 삼성의 최씨 지원이 뇌물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물증과 진술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신년인사회에서 특검의 '삼성 합병' 관련 뇌물 수사에 대해 "완전히 나를 엮은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말씀자료가 있었다는 것만 알 뿐 작성과정과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pan@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