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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얘들아! 나도 취직됐어"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 성황

연합뉴스2017-03-31

"여보, 얘들아! 나도 취직됐어"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 성황
서울시민청 부스마다 구직자 장사진…컨설팅·이벤트 코너도 북적

31일 오후 서울시민청에서 열린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입사지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초록색이 본인에게 잘 어울리신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번엔 빨간색을 대볼게요. 분위기가 확 다르죠? 이젠 노란색과 한번 비교해보세요. 어떤 컬러가 맞는지 느낌이 오시나요? 사람마다 머리카락, 얼굴 피부, 눈동자 색깔 등에 따라 맞는 컬러가 다 다르답니다."
구직지원 이미지전문가인 권혁복 에이치알디앤 대표가 퍼스널컬러 진단검사를 해주며 자신에게 맞는 컬러를 골라주자 중국 출신의 고정(33) 씨가 거울을 보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검사가 끝나자 권 대표는 고정 씨에게 어울리는 빛깔의 안경테와 코사지를 선물했다.
바로 옆 부스에서는 진로 상담과 면접 컨설팅이 이뤄지고 있고 왼쪽에서는 머리 손질과 화장, 맞은편에서는 이력서 작성과 증명사진 촬영 등이 한창이다. 주행사장 양쪽에는 참여 업체의 부스마다 면접을 치르려는 취업 희망자들이 줄을 서 있고 한편에서는 취업정보를 검색하는 사람들의 손길이 바쁘다.
31일 오후 서울 시민청에서 열린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의 업체 부스마다 참가자들이 면접을 받으려고 몰려 있다.
서울시의 '2017년 제1회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가 열린 31일 시청사 지하 1층 시민청에는 구직 결혼이주여성 400여 명이 몰려들어 오후 내내 북적거렸다. 사전에 신청한 300여 명에다 현장에서 등록한 100여 명이 입사지원서를 내고 업체 담당자들 앞에서 면접을 치렀다.
영등포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관한 이날 박람회에서는 켄싱턴 호텔&리조트, 성우금속, 슈퍼투어코리아, 마인메디컬그룹, 이씨케이교육, 동황토산, 유에스여행사, 송추가마골 등 15개 업체가 부스를 차려놓고 직접 채용에 나섰고 45개사는 현장에 채용 정보를 제공해 온라인으로 입사지원서를 받았다. 일부 참여자는 즉석에서 채용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다문화가족 포털 사이트 한울타리의 홍보관도 마련돼 룰렛 이벤트, 설문조사 참여 코너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쳤다. 도장, 에코백, 타일시계를 만들어주는 코너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지 10년이 됐다는 리타(36) 씨는 "그동안 두 딸을 키우느라 취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다가 올해 둘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남편과 상의한 뒤 박람회장을 찾았다"면서 "집이 강남구 일원동이어서 가까운 곳에 사무실을 둔 킴스여행사 등에 지원했는데 좋은 소식이 왔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켄싱턴호텔&리조트 부스에서 막 면접을 마치고 나온 몽골 출신의 아자(33) 씨는 7살과 3살짜리 딸을 둔 10년차 결혼이주여성. 그는 "취업을 하고 싶어도 정보도 모르고 무턱대고 회사를 찾아갈 수도 없어 아쉬웠다"면서 "이처럼 한꺼번에 여러 회사가 면접을 치르고 취업 준비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세심하게 지원해줘 고맙다"고 밝혔다.
4년 전 파키스탄에서 온 하야(32) 씨는 "그동안 아르바이트로 영어 강사를 하다가 이번에 캐럿글로벌과 이씨케이교육 등에 원서를 내고 면접을 봤다"면서 "이제는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은데 사람이 너무 많이 와 내가 뽑힐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마인메디컬그룹의 이성진 부장은 "우리 회사에는 서울시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를 통해 채용된 6∼7명이 통번역과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우리처럼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업체의 처지에서는 두 나라 문화와 언어에 익숙한 결혼이민자들이 필요하고 그분들에게는 일자리가 절실한 만큼 윈윈 게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부터 해마다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를 개최해왔으며 지난해부터 상·하반기 연 2회로 늘렸다. 올 하반기에는 9월 20일 열릴 예정이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의 최순임 다문화가족팀장은 "결혼이민자들이 우리 사회에 정착하고 다문화 자녀들이 미래의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오늘 자리만으로 기업체의 구인 수요나 결혼이민자의 구직 욕구가 다 채워지지는 않겠지만 결혼이주민 일자리에 관한 관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나경 영등포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사업2팀장은 "올해 처음으로 사전 신청자들의 입사지원서를 온라인으로 미리 받아 첨삭 서비스를 한 것이 큰 호응을 받았다"면서 "이번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취업률도 높이기 위해 취업 희망자들이 구인 업체를 단체로 방문하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1일 오후 서울 시민청에서 열린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채용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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