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상임감사 2명 중 1명 정치권 '낙하산'

연합뉴스2018-04-23

공공기관 상임감사 2명 중 1명 정치권 '낙하산'
공공기관 상임감사 '낙하산' 인사(PG)
80명 중 41명 청와대·정당·대선캠프 출신
박근혜정부 선임 61명 중 29명·현 정부 선임 19명 중 12명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공공기관 상임감사 2명 중 1명꼴로 정치권 출신의 소위 '낙하산'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현 정부의 청와대, 정당, 대선캠프 출신 등을 위한 '보은인사'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문성 부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최고경영자(CEO)를 견제하고 사내 부패·비리 감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자조도 적지 않다.
2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 330곳 중 99곳이 상임감사를 두고 있으며 공석 19곳을 제외한 80명 중 '절반 이상'이 정치권 출신으로 분류된다.
상임감사 80명 중 박근혜 정부에서 선임된 인사가 61명이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선임된 인사는 19명이다.
이 중 정치권 출신은 박근혜 정부 선임 인사가 29명, 문재인 정부 선임 인사가 12명이다. 간접적으로 정치권과 연결된 경우 등을 고려하면 더 늘어날 수 있다.
상임감사를 보면 주로 청와대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낙하산으로 내려가거나 각 정당에서 보좌관, 당직자로 일하다가 공공기관 감사 자리를 꿰차는 경우도 있다. 대선이나 총선에서 일정 역할을 한 이후 마치 전리품 나누듯 상임감사 자리를 배분하는 사례도 있다.
청와대 출신 인사로는 박근혜 정부에서 춘추관장을 지낸 최상화 한국남동발전 감사와 노무현 정부 때 행정관이던 임찬규 그랜드코리아레저 감사가 있다.
청와대 인연을 보면 경호처 출신 감사들이 눈에 띈다.
경호실 차장과 새누리당 세종시당 위원장을 맡았던 박종준 한국철도공사 감사부터 박용석 인천국제공항공사 감사(경호실 안전본부장), 조용순 수출입은행 감사(경호처 경호본부장), 전병주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감사(경호실 지원본부장) 등이 있다.
정당 출신도 곳곳에 포진해 있다.
자유한국당에선 경북도당 사무처장을 지낸 이동주 건설근로자공제회 감사, 제주도당 상임고문 출신 김영준 제주대병원 감사, 경남도당 대변인을 맡았던 김오영 한국동서발전 감사, 충남도당 사무처장으로 일했던 박대성 한국서부발전 감사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부산서구·동구지역위원장을 맡았던 이재강 주택도시보증공사 감사, 경남도당 단디정책연구소장으로 일했던 박재혁 주택관리공단 감사, 대전시당 20대 총산 기획단장 출신의 김명경 한전원자력연료 감사 등이 있다.
자유한국당 출신들은 전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이고 더불어민주당 출신들은 현 정부에서 선임된 경우다.
대선 과정에서 관여한 인물들도 상임감사로 재직 중이다.
새누리당 18대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능총괄본부 상임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기석 신용보증기금 감사, 박근혜 대통령 후보 조직총괄본부 충청권 단장이던 김동만 한국가스안전공사 감사,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인 김현장 한국광물자원공사 감사 등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부산시선거대책위 대외협력단장을 지낸 이도윤 한국주택금융공사 감사도 있다.
공공기관에 이처럼 정치권 '입김'이 작용하는 듯한 인사가 적지 않다 보니 전문성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CEO를 견제하고 사내 부패·비리를 예방하는 '워치독' 역할보다는 오히려 대외업무 기능을 맡는 인물로 보는 평가도 있다.
상임감사는 사무실이 있고 자리에 따라 연봉이 수억원에 달하기도 해 유독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주로 변호사나 회계사, 세무사, 교수 등이 맡는 비상임감사에 비해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의 '파워 게임'이 벌어지는 이유다.
공공기관 CEO 자리는 국회의원이나 장·차관 출신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차지하는 데다 막대한 권한만큼 책임도 져야 하기 때문에 이보다는 '2인자'로 통하는 상임감사 자리가 인기가 있기도 하다.
현재 상임감사 자리 중 19석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한국투자공사, 한국조폐공사, 국방과학연구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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