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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에서 사라지는 '성골 핏줄' 한투 출신>

연합뉴스2017-03-08
<하나금융에서 사라지는 '성골 핏줄' 한투 출신>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과거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출신들이 하나금융지주 내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의 전무급 이상 임원 19명 가운데 한국투자금융 출신은 김병호 부회장과 장경훈 부행장 2명 뿐이다.
김 부회장마저도 지난 2015년 초대 통합은행장 경쟁에서 밀린 후 전관예우 차원에서 만든 직을 맡아 그룹의 글로벌전략을 총괄하고 있고, 장 부행장은 마지막 한투세대로 색깔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투자금융 출신인 황인산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지난해 7월 말 딜라이브의 사내이사 겸 상임감사로 선임돼 자리를 옮겼고, 하나은행 PB 스타인 이형일 전무도 작년 말 임원인사에서 옷을 벗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나마 능력을 인정받았던 한국투자금융 출신 임원들도 작년을 끝으로 대부분 자리에서 물러났다"며 "사실상 확실한 출신 교체가 이뤄진 셈"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회사인 한국투자금융을 모태로 출발했다. 이후 한투금융이 1991년 하나은행으로 전환했고 1998년 충청은행, 1999년 보람은행, 2002년 서울은행과 잇따라 합병하면서 오늘의 금융지주사로 발전했다.
하나금융은 학력, 경력, 지역 등 어느 하나 편중된 부분 없이 다양한 인사들로 구성돼 있는 듯 하지만 세밀하기 들여다보면 한국투자금융이라는 엘리트집단이 있고 나름의 폐쇄성을 갖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한국투자금융 출신들이 요직을 독차지하고 경영승계도 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김승유 전 회장을 비롯해 김종열 전 사장, 최흥식 전 사장, 김종준 전 행장, 김병호 부회장 등 전직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한국투자금융 출신이다. 외환은행 인수 건도 당시 이현주 부사장과 김병호 부행장이 주도하는 등 그룹의 주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한국투자금융 출신들이 나섰다.
금융권에선 하나은행의 한국투자금융 출신을 성골, 하나은행 창립멤버를 진골이라 부를 정도였으며, 하나금융 내에서 한국투자금융이 아닌 합병은행 출신들은 소외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
하지만 2012년 김정태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서울은행에 입행한 뒤 신한은행을 거쳐 지난 하나은행 창립과 함께 하나금융과 인연을 맺은 인물로 이른바 '성골'이 아니었다.
이후 주요 보직에 서울은행 등 다양한 출신 인물들이 기용됐다. 함영주(서울은행 출신) 행장이 발탁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하나은행 부행장 4명은 외환은행, 보람은행, 하나은행, 한국금융투자 등 출신이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한국투자금융 출신들이 승진 인사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 체제에서는 한국투자금융 출신들이 예전만큼의 권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외환은행 인수로 조직의 화학적 결합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양한 출신의 기용은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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