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민간회사 인사 개입…국정공백 틈타 낙하산 시도

연합뉴스2017-01-31
금감원, 민간회사 인사 개입…국정공백 틈타 낙하산 시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금융감독원이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 개입해 낙하산 인사를 앉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잡음이 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조기 대통령 선거 전망에 따른 국정공백기를 틈타 경제부처와 금융당국의 낙하산 인사가 노골화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금융안전 이병록 사장 후임에 금감원 출신 인사를 앉히려 하고 있다.
한국금융안전은 이 사장의 후임으로 전직 은행 고위인사를 사실상 내정했으나, 금감원이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후임 사장에 금감원 출신을 내정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현재 한국금융안전의 사장 선임 작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안전은 현금수송 전문업체로 시중은행의 금융자동화기기(CD/ATM) 일괄관리 용역사업을 맡고 있다. 1990년 시중은행들의 출자로 설립돼 주요 시중은행들이 15% 가량의 지분을 보유, 특정 대주주가 없는 다수 과점주주 체제로 유지돼 왔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금융감독당국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줄곧 관료 출신 인사가 선임돼 왔다.
이병록 사장은 행시 24회로 행정안전부 자치경찰제실무추진단장, 소방방재청 예방안전국장, 광주시 행정부시장 등을 지냈다. 이 사장 이전 유연수 전 사장과 이상수 전 사장도 각각 예금보험공사 이사와 행정안전부 고위공무원 출신이다.
은행의 공동 출자로 당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한국금융안전은 지난 2014년부터 민간회사의 성격이 짙어졌다. 순수 민간 회사인 청호이지캐쉬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37.05%)에 올랐기 때문이다. 약 15%씩 지분을 보유한 신한·KB국민·우리·IBK기업은행 중 한 곳만 끌어들이면 대표이사를 선임할수도 있게 됐다.
실제 청호이지캐쉬는 대주주로서의 인사권 행사 차원에서 전직 은행 고위 인사를 차기 사장으로 선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감원이 인사에 개입하면서 선임작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금감원이 내정 인사 대신 금감원 퇴임 임원을 선임하라는 의중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금감원 퇴직 임원들의 민간 금융사로의 이동이 감소한 측면이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 자리를 찾아 둥지를 틀기 위한 움직임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금감원 출신의 과도한 취업 제한도 문제가 되지만 민간금융회사의 인사권에 개입하는 건 과도한 '자리 만들기'라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hjlee@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