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는 금융권 유리천장…은행 女지점장 비율 10% 육박

연합뉴스2017-01-20
깨지는 금융권 유리천장…은행 女지점장 비율 10% 육박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은행권에 '우먼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고객을 잡는 강점으로 작용하면서 보수적인 은행에서 지점장으로 발탁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에서 여성 지점장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총 1,128명의 지점장 중 105명이 여성이다. 점포 통폐합으로 올해 인사에서 지점장 자리가 59개 줄어들었는데, 여성 지점장은 오히려 작년보다 11명 늘었다.
현재 국민은행의 여성 지점장의 비율은 9.3%. 특히 이번 인사에서 여성들이 요직에 오르면서 국민은행 여성직원들은 새해부터 한층 고무돼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안에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지점장 비율이 1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성 인재 육성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여러차례 공식 자리에서 여성 인력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언급해 왔다.
특히 그동안 남성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기업금융(RM) 분야에서의 여성 심사인력 비중을 올해 20~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접 발로 뛰며 신규 기업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업무라 여성들은 힘들 거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현장에서 여성 RM들의 실적이 상당히 좋았다"며 "특유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상대적인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성과주의 문화 확대에 '여성'을 앞세웠다. 19일 인사에서 58명이 신임 지점장이 탄생했는데, 이 가운데 15%인 9명이 여성이다.
KEB하나은행은 남성 5천976명, 여성 8천620명으로 우먼파워가 강한 조직이다. 최근 몇 년 간 함 행장의 발탁 인사가 계속되면서 능력있는 여성 직원들이 최고 수혜자가 됐다는 평가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올해 강남권에 여성본부장 2명을 배치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강남 지역에서 영업통으로 소문난 여성 임원을 전진배치해 WM 격전지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지다.
IBK기업은행은 국내 첫 여성 행장을 배출한 만큼 그 어느 은행보다 여성직원들의 자부심이 강하다. 보수적인 은행권에 여성임원 배출 가능성을 높인 것도 권 전 행장이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김도진 행장도 지난 17일 취임 후 첫 인사에서 최현숙 강서·제주지역본부장을 역대 3번째 여성 부행장으로 승진 시켰다.
현재 991명의 기업은행 부점장 가운데 여성은 55명(5.8%)이다. 특히 주요 영업점과 본점 부서에 여성 팀장·부장들이 입지를 다지고 있어 향후 2~3년 안에 여성 임원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트칼라로 대표되는 은행들은 월급, 승진, 인사 등에서 남녀 차별이 심한 것으로 유명하다. 같이 입사해도 남자 동기들은 10년 만에 단 과장 직급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20년이 걸리기도 한다. 여성으로서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게 녹록지 않은 환경 때문에 육아 등을 이유로 중도 하차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사회 분위기도 달라졌다. 철저히 실적으로 승부하는 문화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여성들도 남성들과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졌고 조직도 이를 외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지난해부터 은행권에 성과주의 문화 확산 바람이 불면서 능력만 있으면 나도 CEO가 될 수 있다는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여성 직원들의 승진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성과 중심의 문화가 정착되면서 조직에서 인정받는 여성 직원들도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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