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 강조한' 위성호…신한금융 회장 자진사퇴 배경은>

연합뉴스2017-01-20
<'순리 강조한' 위성호…신한금융 회장 자진사퇴 배경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승계 구도의 이변은 위성호(사진) 신한카드 사장의 자진사퇴였다.
위 사장은 모두가 예상치 못한 자진사퇴 카드로 단숨에 강력한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전일 조용병 신한은행장을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조 행장이 회추위원 모두의 표를 가져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위 사장의 사퇴가 있었다.
이날 위 사장은 개별 면접에서 향후 신한의 미래비전 등을 모두 제시하고 나서 회추위원들에게 사퇴 의사를 전했다.
신한의 미래를 위해 순리적인 안정 차원에서, 여러모로 선배인 조 행장이 회장이 되길 바란다는 입장과 함께 자신은 차기 회장을 도와 신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위 사장의 선택은 의외였다.
그는 이날 개별 면접에 참여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다른 후보에 비해 혁신과 젊음을 자신의 강점으로 평가하며 '나이로 일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뒷심을 발휘해야 할 막판에 사퇴 의사를 전한 까닭은 그가 강조한 '순리'라는 단어에서 찾을 수 있었다.
1958년생인 위 사장은 조 행장(1957년생)보다 한 살 어리다. 신한은행 입행도 1985년으로 조 행장보다 한 기수 늦은 그는 계열사 대표이사도 조 행장보다 늦게 됐다. 그가 말한 '여러모로 선배'라는 표현에는 개인적인 차원의 순리가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순리라는 설명에 대해 회추위는 조직적인 차원의 의미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상경 회추위원장은 자진사퇴를 선택한 위 사장의 차기 은행장 발탁 가능성에 "안정적인 신한의 발전을 위해 회장을 선임했고 이는 순서대로라는 뜻"이라며 "(은행장은) 자경위에서 결정하겠지만, 순리라는 표현은 회장 다음 은행장, 카드 사장, 생명 사장이 순서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회추위가 순리와 안정을 강조하면서 위 사장은 강력한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가 됐다.
그간 신한금융의 경영승계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됐던 것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차기 신한은행장이었다.
일각에선 앞서 신한은행장을 두고 맞붙었던 두 사람이 회장을 두고 리턴매치를 벌이는 만큼, 만약 위 사장이 또다시 밀린다면 회장의 경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용퇴'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개인적인 역량을 고려하더라도 위 사장의 용퇴를 받아들이는 것은 조직적인 차원에서 신한금융 전체의 손해란 게 중론이었다.
이에 신한금융 내부에선 위 사장이 회장 후보에서 자진하여 사퇴한 것을 두고 조직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원 펌' 문화를 강조하는 신한금융이 또 다른 신한사태를 겪지 않기 위한 선제 조치였다는 얘기다.
한동우 회장 역시 차기 승계 구도가 '물 흐르듯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신한금융 회장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한 것은 6년 만의 일이다. 신한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2011년 과거 '신한·조흥은행 통합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도 면접 과정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선택이었고 개인과 조직적인 측면에서 심각하고 충분한 고민이 이뤄진 결과로 보인다"며 "(위 사장의) 자신 사퇴가 어떤 결론으로 맺어질지는 신중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sjeong@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