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에 웃고 딜라이브에 우는 은행들>

연합뉴스2017-01-18
<금호타이어에 웃고 딜라이브에 우는 은행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였던 금호타이어와 딜라이브(옛 씨앤앰)의 채권단인 시중은행 간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금호타이어 매각으로 대규모 이익을 얻게 되었지만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딜라이브의 여신 건전성을 하향 조정하며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호타이어 지분 42.01%를 사들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중국의 글로벌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가 제시한 인수가격은 약 1조 원 안팎이다. 한 달 안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채권단은 오는 3월 안에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인수가를 바탕으로 금융권이 추산하는 금호타이어 주당 매각 단가는 약 1만5천 원 정도다.
금호타이어 매각으로 가장 크게 웃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채권단 중 산업은행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우리은행(약 2천236만 주)은 1천860억 원을 웃도는 매각이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이어 국민은행(약 658만주)과 KEB하나은행(약 243만주)은 각각 580억 원과 230억 원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이익이 은행권에 단순한 일회성 손익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채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분 매각익이 표면적으로 비경상 일회성 요인이지만, 기업 회생을 위한 채권단 지원을 통해 기업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은행이 본연의 영업 수행을 충실히 한 것"이라며 "올해 1분기에 매각이익이 실적에 반영된다면 수익성 개선에 분명 긍정적인 뉴스"라고 설명했다.
반면 가까스로 디폴트 위기를 모면했던 딜라이브의 채권단은 여신 건전성 하향 조정 탓에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출자전환 후 2천310억 원의 여신을 남겨뒀던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딜라이브의 여신 건전성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하향 조정했다.
그간 신한은행은 딜라이브가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출자전환을 통해 재무건전성이 개선됐고, 향후 사업성이 밝다는 판단 아래 줄곧 여신 건전성을 '정상'으로 분류해왔다.
신한은행과 함께 딜라이브 여신 건전성을 정상으로 분류해온 KEB하나은행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채권단 중 2천610억 원의 가장 많은 여신을 남겨둔 KEB하나은행은 출자전환 성공 이후 요주의였던 여신 건전성을 정상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요주의 등급의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이 7~19%임을 고려하면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최소 162억원과 183억원을 쌓아야 한다. 적립률 최대치를 적용한 양행의 충당금은 각각 439억원과 496억원이다.
금호타이어 매각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는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딜라이브에 대해 일찌감치 손을 털었다.
우리은행은 2012년 7월 딜라이브 투자금 2천억 원을 회수했고, 국민은행은 지난해 딜라이브의 잔존여신 1천200억 원의 건전성 등급을 '회수의문'으로 분류해 선제 리스크관리에 나섰다. 사실상 받을 수 없는 돈으로 평가한 셈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경기가 위축되며 은행의 기업금융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이미 출자전환과 만기연장 조치가 진행된 딜라이브의 미래를 현시점에서 단언할 수 없지만, 채권은행은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분기 이익 타격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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