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4분기 순익 뚝…희망퇴직·외화손실 컸다

연합뉴스2017-01-16

은행 4분기 순익 뚝…희망퇴직·외화손실 컸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시중은행의 작년 4분기 당기순이익이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는 상승했지만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일회성비용이 증가한데다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외환관련 손실이 늘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4일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KB금융지주(2월9일), 신한금융지주(2월 초 예정), IBK기업은행(2월14일), NH농협금융지주(2월 중순 예정)가 차례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중은행들은 작년 3분기까지 비교적 좋은 실적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갔다. 저금리와 기업구조조정 등 악재 속에서도 가계대출 급증과 비용절감을 강도 높게 추진한 덕분이다.
하지만 4분기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금리가 상승(채권가치 하락)함에 따라 각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채권매각 이익이 감소했다. 또 달러-원 환율이 1,200대를 돌파하면서 환율 환산 때 손실이 발생하는 등 비이자 부문에서의 수익도 줄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은행들이 지난 연말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퇴직금 등 일회성비용이 크게 발생한 것도 실적을 깎아먹는 요인이 됐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환율 상승으로 매도가능채권 매각이익이 감소하고 단기매매채권 평가손과 외환환산손실 발생 등으로 비이자이익 부진이 예상된다"며 "대부분의 은행들이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일회성 판관비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별로는 KB금융지주의 실적이 가장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8031 화면)에서 최근 3개월 간 11개 증권사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KB금융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6천39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말 희망퇴직으로 2천800명을 내보내면서 8천6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명예퇴직비용 부담에도 현대증권과 KB손해보험 지분 인수 관련 8천억원 가량의 부의영업권 환입으로 이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나금융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1천753억원으로 전분기(4천501억원)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은 환율 상승에 따른 대규모 외환환산손실과 2천200억원에 달하는 명예퇴직 비용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은행은 중국법인 등 해외법인 설립 과정에서의 외화 표시 통화 출자로 매분기 달러-원 환율에 따라 관련 손실 또는 이익이 발생한다"며 "4분기 실적에서는 환손실이 약 1천억원 이상 발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920억원 가량의 명예퇴직비용과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지난 4분기 약 2천억원의 순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전년동기대비 약 10%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신한금융과 기업은행의 4분기 당기순이익도 각각 4천380억원과 2천260억원으로 추정돼 전분기 수준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올해 은행권 실적에 대한 시장의 전망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시중금리 상승세를 감안하면 순이자마진(NIM)이 점차 개선되고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외 시장 불안과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성장성이 크게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박은수 KDB산업은행 선임연구원은 "은행업 경영실적은 국내경제 회복 지연, 은행 대출태도 강화 등으로 성장성이 둔화될 수 있다"며 "취약업종 중심의 기업 부실위험 증가 등으로 리스크관리가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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