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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시장 노크하는 우체국…금융권 반대기류 확산>

연합뉴스2017-04-03

<대출 시장 노크하는 우체국…금융권 반대기류 확산>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대출 시장에 진출하려는 우체국에 대한 금융권 내 반대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은 최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에 우체국의 대출 업무 진출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우체국의 숙원 과제였던 대출 시장 진출에 대한 논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지난해 10월 우체국에 신용공여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우체국예금ㆍ보험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우체국이 대출 시장에 진입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을 공급, 서민 금융기관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권은 우체국이 대출 시장에 진출할 경우 농협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 지방에서 촘촘한 지점망을 가지고 있는 상호금융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기관으로 예금보험료도 내지 않는 우체국과 일반 상호금융은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상호금융권은 최근 미방위에 전달한 의견서에도 이러한 주장을 피력했다.
정부 기관인 우체국은 조달금리가 낮아 원가경쟁 면에서 일반 금융회사와 출발선이 다르다는 얘기다. 우체국에 대출 취급을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민간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현재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한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강조했다. 경쟁이 심화하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금융기관이 부실해 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또 다른 상호금융 관계자는 "시중은행 평균 예대율이 97% 정도라면 일부 지역의 상호금융은 30% 수준에 불과한 곳도 있다"며 "기존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이 서민금융을 충분히 공급해 줄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도 우체국에 신용공여 기능을 부여하는 데 대해선 부정적이다. 시중은행과의 직접적인 경쟁은 하지 않겠지만, 전체 금융 시스템에 예상치 못한 부실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예금 금액과 관계없이 전액 보호해주는 우체국에 수신업무만 허용한 것은 그만큼 정부 기관으로서의 안정성을 중시했기 때문"이라며 "리스크 관리 능력이 떨어진다면 그 손실을 정부에 떠넘기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반대기류가 확산하면서 미방위 법안 소위에 계류된 '우체국예금ㆍ보험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에 대한 논의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분위기를 전해 들은 금융당국 역시 해당 법안 통과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체국의 대출 시장 진출을 허용하기 위해선 기존 민간시장 위축 여부를 비롯해 우체국의 재정 상태, 검사 감독 권한, 한미 FTA 통상 문제 등 다양한 관점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회 법안 통과 과정에서 주무부처들과 이런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체국 측도 아직은 조심스럽다.
우체국 예금보험 관계자는 "법안 심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라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며 "하지만 대출 업무는 오랜 시간 숙원사업이었던만큼,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면 중금리 상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서민금융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서비스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jsjeong@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