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호'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 동력 잃었나>

연합뉴스2017-01-03
<'정찬우호'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 동력 잃었나>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상장 등을 포함한 구조개편 추진이 사실상 장기 과제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정 농단 사태에 조기 대선 이슈까지 부상하며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더욱 난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찬우 이사장의 개장식사에서 밝힌 올해 중점 추진 사항에 '구조개편'과 '지주회사 전환' 등의 내용은 빠져있다.
지주사 전환은 최근까지 거래소의 최우선 과제였다.
지난 2015년 6월 금융위원회가 거래소의 지주사 개편 방침을 발표한 이후 최경수 전 이사장은 퇴임 순간까지 구조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작년 개장식사에서 구조개편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하고, 증시 60주년 기념식(작년 3월)과 파생상품시장 20주년 기념식(작년 6월) 등 대외 행사가 열릴 때마다 지주회사 전환을 강조했다.
지난해 9월30일 이임사를 통해서도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은 시대적 요구"라며 "새 이사장을 중심으로 체제 개편을 마무리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정찬우 현 이사장이 취임하면서도 거래소의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정 이사장은 작년 10월5일 취임사를 통해 "대내외적 필요성을 고려하면 지주회사 체계 전환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과제"라며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과 상장 등을 최대한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0월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며 국회 내 모든 관심이 한 곳으로 쏠리게 됐고, 사실상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 추진은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당초 거래소 지주사 전환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거래소의 부산 본점 명기 논란 등에 오랜 기간 국회 정무위원회 내에서 표류했다. 20대 국회에서도 거래소 본점의 법률적 명문화를 두고 논란이 일던 상황이었다.
여기에 대통령 탄핵 등의 대형 정치적 이슈가 터지지 국회 내 거래소 지주사 논의는 더 물밑으로 가라앉은 셈이다.
거래소는 지난달 지주사 전환 추진 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전략기획부 내의 상시 조직으로 개편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 구조개편 담당 조직을 확대 개편해 지주회사 조직설계와 분할회계 및 기업공개(IPO) 추진 등 구조개편 관련 실무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전일 개장식 치사에서 "국회에 거래소 구조개편 필요성을 지속해서 설명하는 등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명목상 구조개편을 계속 추진한다는 게 금융 당국과 거래소 측의 설명이지만, 사실상 현실성이 떨어지며 당장의 현안 순위에서 밀리게 됐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표면적으로 지주사 전환 포기를 발표하기 어렵겠지만, 사실상 내외부 동력이 모두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며 "정치적 혼란이 있기 전에도 국회 내 거래소 지주사 전환 문제는 뒷선으로 물러나 있어 통과 여부가 불확실했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구조 개편에 보여온 거래소의 강력한 의지를 고려할 때 올해 중점 추진 내용에서도 빠진 것은 당장의 현실성이 떨어진 과제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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