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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명장 열전] ⑦ 수심 50m 고난도 산업잠수 넘버원 차주홍 명장

연합뉴스2020-08-23

[K명장 열전] ⑦ 수심 50m 고난도 산업잠수 넘버원 차주홍 명장
수중촬영·용접·절단·발파 작업…전문지식 겸비한 전문가
해군특수부대서 잠수 인연…해난구조·플랜트 공사 등 활약
잠수 전문 서적 출간…"기술력 성실 겸비 인재 양성 주력"

차주홍 잠수 명장[본인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물리, 역학, 공학, 수학 등의 전문지식을 갖추지 않은 잠수사는 전문잠수사로 볼 수 없습니다."
40년 넘게 산업 잠수사로 활동한 차주홍 한국산업잠수기술인협회 회장은 잠수사가 갖추어야 할 소양을 강조했다.
그는 산업 잠수사로서 기술과 지식을 인정받아 2012년 대한민국 잠수 명장으로 선정된 이 분야 베테랑이다.
몇 차례 인터뷰를 고사한 차 명장은 산업 잠수사 후배들을 위해 애로 사항과 비전을 설명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마음을 바꿔 산업 잠수사의 세계를 자세히 소개했다.
산업 잠수사들은 육상에서 공기를 공급하는 '표면 공급식'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물속으로 들어가 장시간 수중작업하고 대가를 지급받는 사람들이다.
침몰한 선체를 인양하는 해난구조를 비롯해 수중 교각 설치, 선박 접안 시설·부두 방파제 설치, 화력·원자력 발전소 냉각시설 건립, 항만 준설 등 바다와 관련된 일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산업 잠수사는 수중 촬영, 수중 용접·절단, 수중 발파, 수중 토목, 유압사용 기술 등 전문지식을 갖추어야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

잠수사는 고압 환경에서 고립된 채 추위를 이겨 내야 하는 인내심과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과 장시간 수중 작업에 따른 잠수병 유발 등을 고려해 정해진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잠수사는 잠수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흡연을 하지 않고 과음도 자제한다.
수중 작업에 앞서 충분한 수면과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물속에 들어간다는 그 자체가 어렵고 힘든 상황입니다. 수중세계는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어려운 주변 여건에도 불구하고 고난도 작업을 인명사고 없이 해냈을 때 성취감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산업 잠수사의 세계를 상세히 소개한 차 명장에게 잠수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물었다.
"사실은 배를 타기 위해서 해군을 택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뱃사람들이 부유했어요. 저도 돈을 많이 벌고 싶었고 경력을 쌓으려고 1978년 해군에 입대했고 해난구조대(SSU)에서 고된 훈련을 받았죠. 해군 부사관 심해 잠수사로 복무하면서 잠수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1984년 군에서 제대한 차 명장은 중동 페르시아만 해역 유전지대에서 석유 시추탑 설치 공사에 잠수사로 일하면서 산업 잠수사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는 스쿠버다이빙 대신 대형 바지에서 공기를 공급해 수심 55m 아래까지 잠수하는 표면 공급식 잠수 체계(SSDS)를 직접 운영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잠수 실력을 인정받은 그가 한국으로 돌아가 산업 잠수사를 양성, 세계 잠수 시장에 진출시키겠다는 야심을 가진 것도 이때다.

차 명장은 "산업 잠수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우리나라가 산업 잠수사 분야를 집중적으로 투자해 경쟁력을 갖추면 외화 유출방지 효과와 해외 인력 송출 시장 확대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 잠수사는 수중전문건설업체 이외에도 해양경찰, 119구조대, 잠수 군무원 등으로 진출한다"고 잠수 관련 직업군도 제시했다.
차 명장은 부산 기장군에 한국산업잠수기술인협회 전신인 한국기능잠수학교를 설립해 후학을 양성하는 데 주력했다.

1999년 부경대에서 산업 잠수 강사로 강단에 선 차 명장은 한국해양대 부설 사회교육원 강사, 건설교통부 시설 사고 조사위원회 위원, 대한전문건설협회 잠수인정기능사 출제·심사위원장 등 잠수 관련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했다.
잠수기술개론(1991년), 최신수중용접절단(1992년), 스킨스쿠버 세계(1998년), 잠수기술개론(스킨&스쿠버잠수, 표면 공급식 잠수기술편 상·하, 해난구조&수중발파편), 잠수기술 고등학교 국정교과서(교육과학기술부 산업잠수 집필 2010년) 등 다수의 잠수 전문 서적을 펴내기도 했다.

차 명장은 후배들에게 성실하고 겸손한 만물 박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잠수사는 잠수도 잘해야겠지만 여러 학문을 습득하고 응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중토목을 잘하기 위해서는 토목 지식이 있어야 하고 선박 인양 작업에 성공하려면 배 설계도를 이해하고 복원력, 인양력, 마찰력 등을 산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차 명장은 "업체에서 잠수사를 구해달라고 하면서 한결같이 '일은 못 해도 성실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며 "기술력과 성실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직업을 택할 젊은이들을 위해 코로나 이후 변화될 잠수의 미래를 위해 '2030 미래 일자리 보고서'를 탐독하고 있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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