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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한국기업연합회' 개명…허창수 "깊이 사과"(종합2보)

연합뉴스2017-03-24

전경련→'한국기업연합회' 개명…허창수 "깊이 사과"(종합2보)
조직·예산 40% 이상 감축…정책연구 기능, 한국경제연구원으로 이관
"정경유착 근절·투명성·싱크탱크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와해 위기에 몰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름을 바꾸고 대대적인 혁신에 돌입한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4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한 뒤 혁신안을 발표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 불미스런 일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전경련은 앞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혁신안의 핵심은 ▲ 정경유착 근절 ▲ 투명성 강화 ▲ 싱크탱크 강화다.
우선 1968년 이후 지금까지 유지된 '전경련'이라는 이름을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바꾸기로 했다. 전경련은 1961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등 기업인 13명이 주도해 한국경제협의회로 출발한 뒤 그해 한국경제인협회로 개명했다.
전경련은 이날 개명은 경제인(회장) 중심의 협의체에서 '기업'이 중심이 되는 경제단체로 거듭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961년부터 주요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해 온 회장단 회의는 이날 회의를 끝으로 폐지된다. 앞으로 전경련의 중요 의사결정은 신설되는 경영이사회에서 이뤄진다.
경영이사회는 기존 오너 중심의 회의체 성격을 탈피해 주요 회원사 전문경영인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멤버는 2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단체로서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식 창구로 이사회 산하에 경제정책위원회 등 분과별 위원회·협의회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보수단체 어버이연합 지원 등으로 논란이 된 사회협력회계와 관련 조직은 폐지한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허창수 회장은 "앞으로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거나 관여되는 일이 일절 없도록 하겠다"며 "사회협력 회계와 사회본부를 폐지해 정치와 연계될 수 있는 고리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부당한 요청에 따른 협찬과 모금 활동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또 전경련은 활동 내역과 재무 현황 등을 홈페이지에 연 2회 공개해 공익법인에 준하는 수준으로 투명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조직과 예산은 40% 이상 감축한다. 임원 전원이 낸 사표부터 선별해서 수리할 예정이다.
기존 7본부 체제를 커뮤니케이션본부, 사업지원실, 국제협력실 등 1본부 2실 체제로 바꾼다.
이를 통해 한기련은 위원회·협의회 등을 통한 소통 기능과 한미 재계회의 등 민간경제외교 역할에만 집중하게 된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경제발전, 국민 생활 향상, 기업환경 개선 과제 등 회원사의 입장을 모아 관계 기관에 전달하는 경제단체의 기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경제·산업본부의 정책연구기능은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으로 이관한다.
한경연은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한다. 기업 정책연구뿐만 아니라 저출산, 4차 산업혁명 등 국가 어젠다에 대한 연구 등으로 외연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혁신안은 이날 발표 직전 전경련 혁신위원회와 전경련 회장단 연석회의를 통해 확정됐다. 국민 의견 수렴 온라인 창구를 통해 접수된 내용도 혁신안에 반영됐다.
전경련 혁신위원회는 허창수 회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회장단 3명과 외부인사 3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외부 혁신위원으로는 고위 경제관료 출신인 윤증현 전 장관과 박재완 전 장관, 김기영 전 광운대 총장이 영입됐다. 회장단 출신 내부 혁신위원 3인은 박영주 이건산업[008250]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000070] 회장, 이웅열 코오롱[002020] 회장이다.
혁신위원회는 혁신 세부내용을 마련할 때까지 앞으로도 수시로 개최될 예정이다.
윤증현 전 장관은 "전경련은 그간 한국 경제의 도약에 기여하고 정부와 산업계 간의 소통 창구 및 민간 경제 외교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전경련은 우리나라 경제성장기에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맏형' 노릇을 하다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정경유착'의 고리가 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체 여론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이날 혁신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과연 악화한 여론이 돌아설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실제로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혁신이 아니라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전경련이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으로 쇄신에 나서느냐에 따라 혁신안의 성공 여부가 달린 셈이다.
대국민사과하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cool@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