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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뉴스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연합뉴스2017-03-14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24일 주총땐 원론적 언급에 그칠 듯…이르면 5월말께 잠정결론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던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가 다시 현안으로 부상했다.
이상훈 삼성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이 14일 지주회사 전환 검토에 대해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주주들에게 약속한 사안이기 때문에 차질 없이 검토하고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해외 주주들이 있기 때문에 (발표) 방식은 콘퍼런스콜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중립적인 입장에서 기업의 최적 구조를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확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하고 있으며, 검토에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최종 입장 정리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룹 총수가 수감 중인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 등과 맞물려 있는 예민한 이슈인 지배구조 개편 문제는 뒤로 밀리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상훈 사장의 발언은 이런 그룹 안팎의 사정과 무관하게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일정대로 답을 내리고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언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원론적인 언급일 뿐이란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적의 지배구조 결정 과정에서 전략·운영·재무·법률·세제·회계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당초 밝혔고, 밝힌 내용 그대로 검토해 그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1월 밝힌 내용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또 "검토 결과 꼭 인적분할 등을 추진하겠다는 게 아니라, 검토에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에서는 결국 삼성전자가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시나리오를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현실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이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인 데다, 그동안 물밑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의 사령탑 역할을 해온 그룹 미래전략실마저 최근 해체됐기 때문이다.
미전실 해체는 앞으로 미전실 같은 비공식적 조직이 아니라 합법의 틀 안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을 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또 미전실 해체로 그룹 컨트롤타워가 없어진 상황에서 지주회사 전환이 외려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주회사가 생기면 그동안 미전실이 떠맡아온 기획이나 M&A(인수·합병) 등 전략적 의사결정, 계열사 간 업무조정 같은 거시적 중재·조정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전실 해체와 무관하게 앞으로는 삼성전자 이사회라는 합법적인 틀과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수가 없다거나 미전실이 해체됐다고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늦춰진다면, 지배구조 개편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순수성이 외려 의심받게 될 것"이라며 "이사회와 주주총회라는 합법적 틀을 거쳐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면 총수가 없어도 지배구조를 개편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이 기업 분할 때 자사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점도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을 재촉할 수 있다.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의 최대 장점이 자사주의 의결권 부활을 통해 천문학적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인데 법안은 자사주의 의결권 부활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당장 이달 24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가 주목된다. 하지만 이때는 아직 검토 시한으로 밝힌 6개월을 채우지 못한 시점이라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적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검토 중이며 앞으로 공유할 내용이 있으면 공유하겠다'는 정도의 입장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5월 말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이를 콘퍼런스콜 등의 형태로 공표할 것으로 보인다.
sisyphe@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