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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신규 부두 2곳 개장 부산항 진흙탕 싸움 재연 우려

연합뉴스2019-12-15

2022년 신규 부두 2곳 개장 부산항 진흙탕 싸움 재연 우려
신항 운영사 5개→7개로 늘어…물동량 유치 제살깎기 경쟁 예상
기존 운영사들 "항만공사 건설 2-5단계 부두 개장시기 조절 필요"

부산신항 2-5단계 부두 건설 현장[부산항만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2022년으로 예정된 부산 신항 신규 부두들 개장을 앞두고 물동량 유치를 위한 '진흙탕 싸움'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5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2022년에 신항 서측 2-5단계 부두(3개 선석)와 남측의 2-4단계 민자 부두(3개 선석)가 문을 열면 해양수산부가 산정한 표준하역능력(선석당 65만개) 기준으로 연간 20피트짜리 390만개의 시설이 새로 공급된다.

신항의 기존 부두들이 실제 처리하는 컨테이너가 선석당 연간 85만~90만개인 점을 고려하면 신규 부두 2곳의 실제 하역능력은 500만개를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신항 5개 부두의 물동량 1천451만개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부산항만공사가 건설하는 2-5단계 부두는 2022년 7월에 개장할 예정이다. 내년 1월 초 운영사를 정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고, 크레인 등 하역 장비도 발주했다.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투자한 2-4단계 부두는 이보다 약간 이른 시기에 문을 열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부두는 애초 2021년 2월 이전에 문을 열기로 했지만, 남해안 바닷모래 공급이 끊기면서 공사가 지연됐다.
신규 부두 개장으로 부산항의 부두 간 물량 빼앗기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항만업계는 본다.
올해 부산항의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한 데다 내년 이후 전망도 밝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시설이 추가로 공급되면 부두 운영사들은 생존을 건 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해 11월까지 부산항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1.5%(29만여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늘어난 물량도 수출부진 영향으로 인한 빈 컨테이너여서 실질적인 성장률은 0%대라고 운영사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세계경기 회복지연,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의 대규모 항만확장과 카보타지(외국 선사의 자국 연안 운송 금지) 해제 움직임 등으로 내년 이후에도 부산항 물동량 증가율은 2%에 못 미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한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는 "정부가 2개 신규부두 건설계획을 세울 때 부산항 물동량이 연평균 3.5% 이상 성장하는 것을 전제로 했지만, 크게 어긋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부두 개장으로 신항 터미널 운영사는 현재 5개에서 7개로 늘어난다. 3개인 글로벌 해운동맹을 놓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2M동맹은 신항 1부두와 3부두, 디얼라이언스 동맹은 2부두, 오션 동맹은 5부두와 계약을 맺고 있다.
4부두를 이용하는 현대상선은 내년 4월부터 디얼라이언스 동맹 정식회원으로 참여한다.
신규 부두들이 선사 유치에 나서면 기존 운영사들은 물량을 뺏기지 않으려 방어해야 한다.
신규 부두에 선사를 빼앗긴 운영사는 기존 다른 부두의 물량을 가져오려고 사력을 다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선사들의 하역료 등 비용 인하 압력은 더욱 세질 것으로 예상한다.
2006년 신항 개장 이후 한동안 신항 부두와 북항 부두 간에 물량을 빼앗고 지키려고 서로 하역료를 내리며 이전투구를 벌였다.
이 때문에 8만~9만원대이던 부산항 하역료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7년 4월 글로벌 해운동맹이 4개에서 3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도 신항 운영사 간 경쟁으로 일부 부두의 하역료가 큰 폭으로 내려갔다.
항만업계는 2022년 신규부두 2곳 개장으로 인한 물량 전쟁과 그로 인한 하역료 하락 여파가 과거보다 훨씬 클 것으로 우려한다.
한 운영사 관계자는 "현재도 낮은 수준인 하역료가 더 떨어지면 운영사 투자 여력이 감소하고, 연관산업에도 연쇄적으로 피해가 미친다"고 말했다.
신항 부두 간 물동량 싸움은 연쇄적으로 북항으로까지 번져 부산항 전체가 소용돌이에 휩쓸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선사 유치전에서 밀린 신항 운영사들은 북항을 이용하는 중소 선사들 물량이라도 채우려고 손을 내밀 것이기 때문이다.
신항 기존 운영사들 사이에서는 항만공사가 건설하는 2-5단계 부두 개장 시기 조절론까지 나오고 있다.
운영사 대표 A씨는 "민자부두는 어쩔 수 없지만, 2-5단계 부두는 부산항 물동량 추이를 봐가며 개장 시기를 탄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5단계 3개 선석만으로는 해운동맹 하나의 물량을 모두 감당할 수 없어 지금보다 환적화물 부두 간 이동이 더 늘어 신항 전체 운영효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며 "2-6단계 2개 선석과 동시에 개장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2-5단계는 늦추고, 2026년으로 예정된 2-6단계는 앞당기는 안이다.
1978년 첫 컨테이너 전용 부두인 북항 자성대부두가 문을 연 이후 부산항에 많은 신규 부두가 공급됐지만, 이번처럼 몇개월 간격으로 문을 연 적은 없다. 모두 1~2년 이상 간격을 두고 개장했다.
운영사들은 2-4와 2-5단계 부두도 가능하면 1년 정도, 최소 6개월 정도 시차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미 항만공사가 안벽크레인 등 하역 장비 제작사와 운영사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인 데다 북항 재개발로 2021년 말 문을 닫을 자성대부두 노동자 일자리 문제도 걸려 있어 개장 시기 조절은 어려워 보인다.
운영사 대표들은 조만간 항만공사에 공식적으로 2-5단계 부두 개장 연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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