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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요리사 직무인터뷰 | TV속 요리사에 반해 시작한 한식 요리사의 꿈 한국을 넘어 해외로! 하춘호 멘토의 이야기!

당신의 멘토를 소개합니다.

Chpater 289

하춘호님과의 인터뷰

한번 찾은 손님은 나갈 때까지 웃고 나가야 해요!


STRORY 01 About 하춘호

성명 : 하춘호

직업 : 한식조리

경력 : 20년



멘토님, 안녕하세요! 그 동안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간략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식조리사 하춘호입니다. 지금까지 생고기 전문점 중에서도 소고기 위주의 고깃집에서 일해왔습니다. 군대 경력을 포함하면 93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20년 정도 됐습니다.
참고로, 한식은 크게 나누면 한정식/고깃집/분식집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그 중 한정식은 전통 한정식과 토속 한정식, 고깃집은 일반 식당과 생고기 전문점으로 세분화됩니다.
진짜 오랫동안 해오셨네요. 군대에서부터 요리를 시작하신 건가요?
네, 물론 그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우연치 않게 TV에서 호텔 주방장들이 요리 비결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관심이 생겼는데요. 하얀 옷을 입고 요리하는 모습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한식 중에서도 생고기 전문점에서 일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제 장사(사업)를 하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한정식의 경우 오픈 시 들어가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사업을 시작하기 힘든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생고기 전문점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20년 정도의 경력이시라면 해오신 일도 많으셨을 텐데요. 주방에서는 어떤 일부터 시작하나요?
주방에 처음 들어오면 세척부에서 설거지부터 시작해요. 그리고 차츰 경력이 쌓이면 냉면부, 탕부, 육부. 실장 순으로 일을 하게 되는데요. 육부가 고기를 만지는 부서인데, 워낙 단가가 세기 때문에 경력이 어느 정도 쌓여야 할 수 있어요. 손질 한번 잘못하면 100만 원어치를 팔아야 될 것을 6-70만 원어치뿐이 못 팔게 되거든요.
저는 이런 과정을 거쳐 실장으로 일해왔고요. 일식집에는 손님 앞에서 바로 회를 떠서 내드리는 것 같은 건데, 고기를 직접 떠서 손님 상에 올려드리는 ‘앞서빙’이라는 일을 주로 해왔습니다.
세척부에서 설거지를 하실 때부터 실장까지 그 사이에 굉장한 노력을 하셨을 것 같은데요.
한 업장에 들어가면 그 곳의 일을 전부 배워야 하는데요. 본인이 하는 만큼 위에서 더 많은 일을 주기 때문에 주어지는 일은 뭐든 열심히 하려고 했죠.
따로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도 업장에서 일을 하면서 느는 부분이 컸어요. 학원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 다니는 곳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업무는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과는 전혀 다르거든요.
학원에서 배우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다르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일을 시작하시기 전에 생각하셨던 것과 일을 하고 나서 느낀 것에 큰 차이가 있으실 것 같아요.
네, 많이 달랐죠. (웃음) 요리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던 그 TV 프로그램에는 하얀 조리복과 하얀 앞치마 그리고 모자를 쓰고 있는 주방장이 준비된 재료를 사용해서 음식을 만드는 것만 봤는데요. 그 방송을 볼 때는 엄청 쉬워 보이고, 누구나 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실제 이 일을 해보니 방송에서 보여준 건 다가 아니란 걸 알았죠.
음식 종류에 맞게 재료를 하나하나 손질하는 것부터 많은 차이가 있더라고요. 양파 한 두 개 까는 건 쉽잖아요. 그런데 그걸 세 망, 네 망을 까면 500개, 600개를 까는 거에요. 그렇게 하면서 주방 밑에서부터 올라와야 하는 거였으니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던 거죠.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멘토님의 직업, 정의하자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요리사라는 직업은 본인하고 맞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리하는 사람은 전생에 죄를 많이 지은 거라는 말이 있어요. 왜냐면 요리는 서비스업이잖아요. 그래서 손님을 만족시켜야 하고, 만족하지 못한 손님한테는 본인의 자존심 같은 건 잠시 잊어야 할 때도 있어요. 어떤 손님이든 저희 가게에 오시면 저를 먹여 살리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죠. 저는 한 손님이 오면, 그 손님이 나갈 때까지 웃고 나가게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한 손님이 ‘아, 저 집 너무 이래서 안 좋아’ 이렇게 소문이 나면 장사 못하는 거거든요.
음식점은 이미지가 중요하고, 입소문 영향도 크니까요.
그렇죠. 장사는 입소문이에요. 그래서 자기 자신을 갈고 닦는 수련을 많이 해야 돼요. 아침에 간을 빼놓고 집에 와서 간을 집어 넣는다는 말이 있듯이 간, 쓸개 다 빼놓고 일해야 손님에 따라 맞춰가며 일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요리사는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은 사람, 이 일이 맞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주방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주방의 일과는 다람쥐 쳇바퀴에요. 일반 사원들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대에 맞춰서 하는 일이 정해져 있는데요. 아침, 점심, 저녁에 맞춰서 준비하다 보면 하루가 빨리 지나가요. 물론, 한정식이나 양식은 계절메뉴 같은 것은 로테이션 되는 것들이 있어요. 한정식 같은 경우는 기본 죽부터 후식 된장까지 총 12가지가 준비된다고 하면 분기별로 샐러드를 바꾼다던지 혹은 죽을 바꾼다던지 식으로 변경하기도 해요. 물론 일반 개인이 하는 식당은 메뉴 변화가 많지는 않죠.
새로운 메뉴를 직접 개발하시기도 하는 거죠?
네, 그렇죠. 다른 지역은 모르겠는데 강남지역에서는 한식에도 일식의 스끼다시같이 먼저 나가는 음식이 몇 개가 있어요. 서비스 품목으로 주방장 서비스, 실장 서비스 같은 건데요. 그런 건 수시로 바꿔야 해요.
일하시면서 메뉴개발도 하시고 주방을 총괄하는 업무를 하셨는데 하시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인터넷으로 찾거나, 주변 지인들과 정보공유를 꾸준히 해요. 그리고 메뉴를 개발할 때는 기존의 음식과 연계된 메뉴인지를 생각하며 진행하죠.
요즘은 인터넷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인터넷에 찾아오면 생각했던 것과 근접한 음식들을 찾을 수 있어요. 그러고도 잘 모르겠으면 주변 선배나 후배한테 물어보죠.
메인 메뉴냐, 서브 메뉴냐, 서비스 메뉴이냐에 따라서 간단하게 만드느냐 아니면 기존에 있던 음식을 활용해서 모양만 바꾸느냐 등 방법이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메뉴를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의 음식과 연계된 메뉴인가를 생각하며 진행하는 거에요. 고깃집에서 매운탕을 만들면 전혀 다른 메뉴기 때문에 재료부터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점을 주의해서 만들려고 노력해요.
그렇다면, 일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일손이 부족하면 3명이 해야 하는 일을 혼자 다 하거나, 밥 먹는 시간 빼고 하루 종일 일해야 하는 때가 있는데요. 이렇게 일 강도가 높은 게 이 직업의 힘든 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람이 없으니까 사람 때문에 힘든 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이 문제는 오너와의 의견 충돌로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오너 입장에서는 주방에 사람 수만 맞춰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기능적인 일은 숙련된 사람과 아닌 사람 간에 차이가 있잖아요. 다섯 명이 일을 하는데 3명이 기술자고 2명이 기술자가 아니면 2명은 그냥 한 사람만 있어도 되는 거에요. 그런데 오너입장에서는 처음부터 바로 이해가 되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갈등이 생기면 힘들어지는 거죠.
일손도 부족해서 힘든데, 오너가 그 점을 이해 못해주면 정말 힘드실 것 같아요. 그래도 일하시면서 보람을 느꼈던 때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손님들께서 저를 찾아주실 때 정말 보람을 느끼죠. 제가 제공해드린 음식과 서비스에 만족하셔서 칭찬해주고, 좋아해주시니 저로서도 정말 감사해요.
보통 손님들이 예약을 할 때는 대부분 가게로 전화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주방장일 때 손님들께서는 제 핸드폰으로 직접 전화를 주셨었어요. 손님이 오면 들어올 때부터 나갈 때까지 안내부터 모두 제가 했거든요. 그 일은 주방장이 아니라 지배인이 해야 되는 일이지만 운이 좋게도 손님들을 직접 대할 수 있었죠. 저한테 굉장히 보람된 일이었어요.
주방에 계신대도 고객님들과 직접적으로 네트워크를 쌓으신 거네요. 20년 정도 일하시면서 고객 분들하고 네트워크도 쌓으시다 보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강남에 위치한 고깃집에서 일하던 때 30분 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던 적이 있는데요. 강남지역은 주로 평일에 손님이 많고, 주말에는 가족 손님 위주로 오시기 때문에 주말에는 평일에 비해 적은 양의 재료를 준비해요.
그런데 어느 주말에 한 그룹의 사장님 친구분들이 총 4분 오셨어요. 갈비 4인분을 주문하시더라고요. 드시더니 맛있다고 갈비를 또 주문하셨어요. 그런데 그때 준비되어 있던 양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거에요.
헉!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회장님, 죄송합니다. 갈비가 떨어져서 비슷한 부위로 드리겠습니다.’하고 살치살을 내드렸죠. 갈비하고 살치살이 비슷한 부위거든요. 그런데 특히 소고기가 개인 취향이 강한 음식이라 그런지, 컴플레인을 거신 거에요.
그래서 죄송하다는 의미로 30분 동안 꿇어 앉아서 얘기하고 계속해서 서비스를 드렸죠. 한번 오신 손님은 만족하고 나가셔야 하니까요. 그랬더니 결국엔, ‘오늘 진짜 잘 먹었으니까 이제 좀 그만 줘, 우리끼리 얘기 좀 할게’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무릎을 꿇고 있는 것도 다 저한테 맞고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에요. 또 어떤 손님이든 손님으로부터 얻는 것도 많거든요.


       △ 현장에서의 하춘호님 모습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셨는데도 손님을 만족시켜드리기 위한 멘토님의 자세! 존경합니다.
혹시 이 외에도 다른 에피소드가 있으면 해주세요!
제가 4년간 해오던 사업을 정리하고 컨설팅 업무를 시작한지 2년 정도 됐는데요. 국내외 다니면서 컨설팅 업무를 하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컨설팅은 장기가 아닌 단기로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만 담당하면 되는 건데요. 현재 외국에서 한식에 대한 컨설팅 요구가 많아서 지금까지 주로 필리핀, 러시아, 일본을 다녀왔었습니다. 컨설팅을 해주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서류준비부터 비행기 왕복 티켓까지 제공해줘서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아무런 불편 없이 지내다 올 수 있어요.
한식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고 오시는 거죠?
네, 요새 한식에 대한 열풍이 굉장히 세요. 러시아는 2년 전부터 한류 열풍이었는데요. 외국에서는 한식이 굉장히 비싸요. 우리나라에서 스파게티를 비교적 비싸게 먹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요. 러시아나 일본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사야 되는 차이도 있어요. 우리나라는 된장찌개 하나를 시키면 밥, 반찬, 물 등 다 제공해주잖아요. 그런데 외국은 아니에요. 된장찌개, 김치, 감자볶음, 물 등을 하나씩 주문해야 돼요.
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굉장한 문화충격이겠는데요?
네, 그래서인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음식 관광하는 걸 좋아해요. 이렇게 주는 나라 없다는 소리도 나오잖아요. 특히 일본도 라면 하나 시키면 라면 하나밖에 안 나와요. 우리나라처럼 단무지, 김치도 같이 안 주죠. 물도 수시로 사서 들고 다니면서 마셔야 하고요. 중국도 그렇게 변하고 있어요. 특히 중국은 식수가 안 좋다는 편견이 있어서 생수를 사서 마시더라고요. 우리나라 같이 정수기 갖다 놓고 한 상 싹 깔아주고 ‘6천원이요.’ 이러면 놀래죠. 하지만 이런 점들을 사업적으로 볼 때는 좋은 현상인 거에요.
외국에서 컨설팅 업무를 하시면서 느꼈던 에피소드도 궁금한데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한 기업의 3주년 기념 행사에 가서 음식을 준비했던 적이 있어요. 바비큐, 김밥, 육개장 등 총 5종류의 음식 300명분을 혼자 했었는데요. 그 음식 중에 가장 히트 쳤던 건 바로 김밥이에요. 우리나라 부페에서는 썰어서 쌓아놓잖아요. 그런데 김밥을 말아서 썰지도 않고 테이크아웃 하듯이 호일로 싸서 뒀었는데요. 시작하자 마자 동이 나더라고요. 새로운 맛이라고 했었어요.
멘토님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
세상에서 가장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직업이라는 거에요. 하루에 손님 100 ~ 200명으로는 식당 운영이 힘들어요. 그만큼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건데요. 평소 같으면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분들의 인생 이야기도 듣고 사업체를 경영하시는 분들한테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지 조언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죠. 건달부터 장관까지 만나봤는데요. 한번은 YTN사장까지 하셨던 분을 만나서 인생살이에 대한 교훈을 듣기도 했어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저를 인정해주시는 손님들이 바로 제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를 인정해주는 만큼 그 분들께 새로운 걸 만들어 드리려고 노력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난 거죠. ‘고깃집 올 때마다 어떻게 일식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나게 하냐’는 말까지 들었으니까요. 나를 찾는 손님들이 있고, 그 분들로 인해서 내가 존재한다는 기분이 드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이런 감정을 느끼는 조리사가 많지는 않을 거에요. ‘앞서빙’ 나가는 음식점이 거의 없거든요. 우연치 않게 그런 곳에서 일을 하면서 손님들과 직접 부딪히며 일하고, 그 분들이 저를 찾아 주신 게 가장 크죠.
한식조리를 하기 위해 특별히 요구되는 스펙이나 자격은 무엇인가요?
요구되는 스펙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자격증은 기본으로 있어야 하고요. 컴퓨터 활용 능력과 외국어 능력이 있으면 좋아요. 그리고 요즘은 학력을 요구하기도 하는데요.

첫째, 컴퓨터 활용 능력이 필요한 이유는 실장의 기분에 따라서 만들어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워드나 엑셀로 기준이 되는 레시피를 만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워드나 엑셀 그리고 파워포인트까지 할 수 있으면 더 좋아요.
둘째,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다고 느낀 건 최근에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인데요. 손짓발짓만으로도 외국인들과 의사소통이 되기는 하지만, 외국어를 할 수 있으면 보다 간단하고도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잖아요. 한식이 세계화 되는 시기인 만큼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식조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요리에 대한 책은 본인이 이 일을 하는 동안은 계속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러 책을 읽어보는 게 좋아요. 그 중에서도 음식문화 역사에 대한 책이 있는데요. 음식 자체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큰 흐름을 읽어주는 책이에요. 태조 시대에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부터 현재는 어떻다 등의 내용이 있는 책인데요. 요리를 하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요리책 외에도 읽으면 도움이 되는 책은 무엇인가요?
인성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대화법이나 화술에 대한 내용이나 하지 말아야 될 것, 해야 될 것 등의 내용을 담은 책이요. 아무리 주방장이 되더라도 손님을 대할 일이 생겨요. 일을 하다 보면 컴플레인이 들어와서 해결해야 하는 일도 생기기도 하고요. 이런 책들을 미리 읽어두면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손님을 대하는 일이 중요하기는 한 것 같아요.
음식점이란, 내가 만든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손님이 오지 않으면 소용 없는 거에요. 그리고 그 손님들이 계속 찾아줘야 단골이 되는 거죠. 그래서 손님들과 대화하는 법, 컴플레인이 들어왔을 때 해결하는 법을 알아야 해요.
답은 없어요. 순간적으로 대처하는 거에요. 여성, 남성에 따라 다르고 테이블 분위기에 따라서도 달라요. 이런 건 책을 보면서 느껴봐야 실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관련된 책을 읽어두는 게 좋아요.
인성적인 부분과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셨는데요. 후배들이 갖추어야 하는 자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서비스 마인드는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하고요. 이외에도 윗사람을 공경하는 자세를 갖췄으면 좋겠어요. 내가 선배를 잘 모셔야 후배들에게도 그런 대접을 받을 수 있어요. 요새 일손이 부족해서 ‘나 없으면 여기 일 안 돌아가’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데요. 실제로 없으면 안 돌아가긴 해요. 하지만, 윗사람을 공경하면서 친하게 지내면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게 돼요. 또 인맥이라는 게 있잖아요. 내가 일하면서 필요할 때 데리고 와서 도움 받아야 할 때가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유대관계를 좋게 유지하지 않으면 도움을 받아야 할 때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는 거죠.
지금까지 말씀해주신 것 외에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웃는 인상을 가지라는 것과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는 건데요.

타고나는 인상도 있지만, 인상은 바꿀 수 있어요. 저는 웃는 연습을 3년간 했어요. 주방 안에서 쳇바퀴 돌듯이 일하거나, 일손이 부족해서 혼자서 세 명이 해야 되는 일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인상이 쓰여질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모시고 있던 실장님께서 양치질할 때마다 거울 보면서 웃는 연습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해봤어요. 정말 웃는 얼굴로 근육이 바뀌더라고요.
다음으로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는 건, 내 일만 하지 말고 서로 도와가며 일했으면 좋겠어요. 요즘 친구들이 그런 부분이 조금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물론 본인 일부터 하는 건 맞지만, 내가 맡은 일이 끝났다고 다음날 것을 준비하기 보다는 주변 동료들의 일을 거들어주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중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해주셨는데요. 현재 한식조리업계에 일손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힘드니까 안 하려는 거 아닐까요? 바쁠 때는 설거지도 해야 하고, 양파나 대파도 까봐야 하는데 자기가 생각한 건 이런 게 아니라는 거죠. 또 이런 노동에 대한 보상이 즉, 봉급이 일의 강도에 비해서는 높은 편은 아니에요. 뭐든지 기능적인 면은 그렇잖아요. 기능이 올라갈수록 몸값이 올라가는 건데 자기 실력을 올릴 생각은 안하고 몸값부터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죠.
‘나에게 한식조리는 ㅇㅇ이다.’ 라고 표현한다면 어떤 단어가 좋을까요?
나에게 한식조리는 ‘인생’이다. 반평생을 해왔고, 하춘호라는 사람이 지금까지 여러 사람들한테 알려질 수 있었던 건 한식조리가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제 나이에서 새로운 걸 도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무엇을 하든지 한식조리가 모태가 되어 파생되는 부분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식조리는 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한식조리의 전망은 어떠한가요?
한식이라는 분야에 대한 전망은 좋아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한식 분야가 상대적으로 힘들 수도 있어요.
실질적으로 지금 외국에서는 한식 컨설팅 요청이 많이 들어와요. 동남아권은 이미 몇 년 전부터 K-POP 열풍이 불면서 시작했고, 지금은 러시아, 유럽까지 퍼지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해외에서의 한식을 생각하면 한식의 비전은 좋아요. 반면 국내에서 한식을 하기엔 조금 힘들어요.
우리나라 음식인데, 국내에서는 조금 힘들다니 좀 속상한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에 한식당이 있는 호텔이 얼마나 될 것 같아요? 거의 없어요. 음식을 하는 사람들은 어디 호텔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최고로 쳐요. 그래서 양식이나 일식, 중식은 호텔을 기준으로 체계를 잡는데요. 한식당은 호텔에 거의 없어서 그런 족보나 라인이라고 할만한 것들이 없어요.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한식을 하려고 하면 어디에서 뭐부터 배워야 하는지 알기도 힘들어요.
그리고 요새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프랜차이즈에서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음식에 대해서 깊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요. 예를 들어, 예전에는 냉면 육수 만드는 법을 배웠겠지만 요즘은 가공품으로 들어와버려서 조합하는 법만 알면 되는 시대가 왔어요. 그래서 외국에 비하면 우리나라에서 한식을 배워나가고 일을 해나가기가 쉽지는 않죠.
현재 해외에서는 한식에 대한 니즈가 많은 편인가요?
네, 많아요. 필리핀이나 러시아에는 한식조리과가 있을 정도에요. 학교 쪽에서도 한식과의 전망이 좋기 때문에 필리핀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서 한식과를 전문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외국에서는 줄을 서서 배우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게 없죠.
그럼 만약에 다시 사회초년생이 된다면 이 직업을 다시 선택하실 건가요?
저는 안 해요. (웃음) 다시 사회초년생이 된다면 여행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여행사를 한다는 게 아니라 여행 다니면서 할 수 있는 일인데요. 지금도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TV보면 연예인들이 세계 여러 나라 다니면서 맛 기행하는 프로그램을 연예인이 아닌 전문 조리사가 하면 어떨까 하는 거에요.
현재 외국으로 컨설팅 업무도 하고 계셔서 해외에서 내 장사를 해보고 싶다는 것도 느끼실 것 같은데요. 멘토님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당연히 그런 생각도 들죠. 하지만, 자본이 만만치가 않아요. ‘한식의 세계화’가 대두된 것도 몇 년이 지났지만 이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나라가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요. 일본은 해외에서 창업을 하면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요. 개인 혹은 회사가 하는 일인 거죠. 그래서 지금 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제 사업이에요. 개인 장사하고 싶어요. 그리고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코이카 같은 국제봉사단체에서 재능기부식의 봉사활동을 하며 살고 싶어요.


Side Story 리포터 후기

콘텐츠 기획팀 리포터 김정은

VM

담당부서:인터뷰

취재:김정은, 정동우

INTERVIEW
김정은, 정동우
dangmenso3@mailinfo.saramin.co.kr
EDITOR
김정은
dangmenso3@mailinfo.sara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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